막내태자 본생

막내태자 본생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본생설화

• 주제 : 본생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본생경

옛날 범여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보살은 그 5백 명의 왕자 가운데서 제일 끝의 왕자로 태어나 차츰 자라 지각이 생기게 되었다.
그 때에 어떤 벽지불이 왕궁 안에서 공양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보살은 그 시봉을 들고 있었다.
어느 날 그는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내게는 많은 형제가 있다. 나는 이성 안에서 우리왕가에 속해 있는 어떤 영토를 얻을 수 있을까.」
그리고 그는 그것을
「그 벽지불에게 물어 보리라.」
생각 하였다.
이튿날 벽지불이 와서, 깨끗한 물병을 가져와 물을 걸러 발을 씻고 기름을 바르고는 식사를 마치고 앉아 있을 때에 보살은 그에게 예배하고 한 쪽에 앉아 그 일을 물었다. 벽지불은
「왕자님, 당신은 이 성 안에서는 영토를 얻을 수 없습니다. 여기서 백 20유순 밖에 건타라국의 득차시라라는 곳이 있습니다. 거기까지 갈 수만 있다면 지금부터 이레 뒤에 영토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도중에는 큰 숲의 방해가 있습니다.
그 숲을 올라가면 길이 백 유순이요, 그것을 바로 질러가면 길이는 50유순입니다.
그것은「귀신의 길」이라 합니다. 거기는 계집 야차들이 길 복판에 마을을 만들고 집을 지어 위에는 금성(金星) 모양을 붙인 일산을 걷고 큰 금을 건 침대를 두고, 갖가지 빛깔의 포장을 둘러치고 천녀 모양으로 화장하고는 집에 있다가, 남자가 가면 꿀 같은 말로 그들을 사로 잡습니다.
「매우 피곤하시겠습니다. 여기 들어와 쉬시면서 물이나 자시고 가십시오.」
그리하여 자리를 내어 주고는 아름다운 얼굴의 마력으로 그들을 미혹시켜 애욕의 포로로 잡아, 그들과 함께 죄를 짓게 한 뒤에 그 자리에서 피투성이가 된 그들을 모두 잡아 먹었습니다.
빛깔을 좋아하는 이는 미색(美色)으로 사로잡고 소리를 좋아하는 이는 꿈같은 노래와 음악 소리로,
냄새를 좋아하는 이는 천상의 향으로, 맛을 좋아하는 이는 빨간 빛깔의 베개를 나란히 놓은 천상의 침대로 붙잡습니다. 만일 당신이 모든 감관을 잘 제어하여 그런 것을 보지 않고 생각을 잊지 않고 지나갈 수 있다면 이레 뒤에는 거기서 영토를 얻을 것입니다.」
보살은
「스승님, 좋습니다. 스승님의 가르침을 받았는데, 내 어찌 감히 그런 계집 야차를 바라보겠습니까.」
하고, 그 벽지불에게 보호해 주기를 부탁하고 몸을 보호하는 모래와 실을 가졌다.
그리고 벽지불과 양친에게 예배한 뒤에 집에 돌아와 그 하인들에게 말하였다.
「나는 왕위를 얻으러 득차시라로 간다. 너희들은 여기 있어라.」
그 때에 다섯 명의 하인들은 동행하기를 청하였다. 보살은
「너희들은 동행할 수 없다. 듣건대 도중에 계집 야차들이 있어 미색 등으로 사람들을 미혹시켜 잡아먹는다고 한다. 그것은 큰 방해다. 그러나 나는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러므로 떠난다.」
「왕자님, 왕자님과 동행하는 저희들로서 어찌 그것들에 매혹 되겠습니까. 우리도 동행하겠습니다.」
「그러면 조심해라.」
하고 보살은 그 다섯 사람을 데리고 길을 떠났다.
계집 야차들은 마을을 만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 중에서 미색을 좋아하는 사내는 그 계집들의 미색을 보고 거기에 홀리어 조금 뒤졌다.
왕자는 그에게 물었다.
「너는 왜 늦었느냐.」
「왕자님, 나는 다리가 아파 집에서 조금 쉬어 왔습니다.」
「그 계집들에게 욕심을 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왕자님, 나는 동정할 수 없습니다.」
왕자는
「그러면 뒷날 알 때가 있을 것이다.」
하고 네 사람만 데리고 떠났다. 그 색에 홀린 사내는 계집 야차들에게로 갔다.
그녀들은 그와 함께 죄를 범하고 그 자리에서 그를 잡아먹었다.
그리고 이들보다 앞질러 갔던 또 하나의 집을 짓고 갖가지 악기로 노래를 부르며 앉아 있었다.
여기서는 노래를 좋아 하던 사내가 뒤졌다.
야차들은 그를 잡아먹고 또 앞질러 가서, 갖가지 향 상자에 향을 넣어 가게를 차리고 기다리고 있었다. 여기서는 냄새를 좋아하는 사내가 뒤졌다.
그녀들은 그를 잡아먹고 또 앞질러 가서, 갖가지 만난 상의 음식을 그릇에 담아 음식점을 벌리고 있었다. 여기서는 맛을 좋아하는 사내가 뒤졌다.
그녀들은 그를 잡아먹고 또 앞질러 가서 천상의 침대를 차려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여기서는 촉감을 좋아하는 사내가 뒤져 그녀들에게 잡아먹혔다.
보살은 혼자되었다. 그 때에 한 계집 야차는
「이 사람은 참으로 의지가 견고하다. 그러나 나는 이 들을 잡아먹지 않고는 돌아가지 않으리라.」
하면서 보살의 뒤를 자꾸 따라 갔다.
그 때에 숲 속 저 편에서 나무하던 사람이 야차를 보고 물었다.
「당신 앞에 가는 저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저 사람은 내가 사모하는 남편 입니다.」
나무꾼들은 보살에게 말하였다.
「여보시오. 저처럼 우아하고 꽃처럼 아름다운 황금빛 젊은 여자가, 자기 집까지 버리고 당신을 사모해 나왔는데 당신은 왜 저를 시달리며 데려가지 않습니까.」
「여러분 저 여자는 야차로서 내 동행 다섯 명을 다 잡아먹었습니다.」
야차는 그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 사내란 화를 내면 제 아내를 야차라 하기도 하고 아귀라고 하는 것입니다.」
야차는 자꾸 따라가는 동안에 아기 밴 여자로 변했다가, 다음에는 아기를 낳는 여자로 변해 아기를 안고 보살의 뒤를 따라갔다.
보는 사람마다 앞에서처럼 물었고 보살도 앞에서처럼 대답하면서 계속 걸어 득차시라에 도착하자 아기를 숨기고 혼자서 따라왔다.
보살은 성문으로 들어가 어느 집안에 앉아 있었다.
그러나 야차는 보살의 위광으로 말미암아 그 집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천녀의 모양으로 변해 그 집 앞에서 있었다.
마침 득차시라의 국왕은 동산으로 나가는 도중에 그녀를 보고 마음이 흔들려, 저 여자의 남편이 있나 없나를 조사해 보내었다.
그는 야차에게 가까이 가서 물었다.
「당신은 남편이 있습니까.」
「예, 저 안에 앉아 있는 이가 내 남편입니다.」
「저것은 내 아내가 아닙니다. 그것은 계집 야차로서 내 일행 다섯 사람은 모두 그에게 잡아 먹혔습니다.」
야차는 그에게 말하였다.
「남자란 화가 난 때에는 무엇이나 마음대로 말하는 것입니다.」
그는 이들 쌍방의 말을 왕에게 아뢰었다.
왕은
「주인 없는 것은 왕의 소유에 속한다.」
하고, 그 야차를 불러 한 코끼리에 태워 성안을 오른쪽으로 돌고는 왕궁으로 돌아와 그녀를 첫째 왕비 (王妃)로 삼았다.
왕은 목욕하고 몸에 기름을 바르고는 저녁을 먹고 침대에 올랐다.
그녀는 또 제가 즐기는 음식을 먹고 화장한 뒤에 왕과 함께 침대에 누웠다.
왕이 욕심을 채우고 누워 있을 때 그녀는 돌아누워 울고 있었다.
왕은 그녀에게 물었다.
「너는 왜 우느냐.」
「대왕님, 대왕님은 길 가에서 나를 발견하고 데려왔습니다.
이 왕궁 안에는 많은 여자가 있습니다. 나는 마치 적 가운데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럿이 모였을 때 그들이
「당신의 부모·성·본성을 아무도 모릅니다. 당신은 길 가에서 발견 되어 데려온 사람이라지요.」
할 때는 마치 목덜미를 붙잡혀 눌리는 것처럼 부끄럽습니다. 만일 당신이 내게 나라 전체의 주권을 내게 주신다면 내게 거슬리는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왕비여, 이 나라에 사는 백성들은 내게 아무 관계도 없다.
나는 그들의 주인이 아니냐. 다만 내게 거스리는 자가 있으면 나는 그들의 주인일 뿐이다.
그러므로 나는 너에게 나라 천체의 주권을 양도할 수 없다.」
「하다못해 이 궁중에 있는 사람들에게 내 권위가 행해지도록 명령권을 주십시오.」
왕은 천녀와 같은 그녀의 촉감의 흘리어 그 말을 물리치지 못하고
「왕비여, 그러면 좋다. 이 궁중에 있는 자에 대한 명령권을 나는 너에게 준다.
너는 그들에 대해 너의 권위를 행사하라.」
하였다.
그녀는 왕이 잠든 틈을 타서 가만히 야차의 도시로 돌아가, 야차들을 불러 모아 데리고 돌아와 제 손으로 왕을 죽여 뼈만 남기고, 힘줄·가죽·피·살 등을 모두 먹었다.
다른 야차들은 대문에서 궁전 안에 있는 것을 닭과 개를 비롯해 모두 잡아먹고 뼈만 남기었다.
그 이튿날 사람들은 궁문이 닫힌 채로 있는 것을 보고 이상히 여겨 도끼로 문을 부수고 들어가 보았다. 궁중에 모두 뼈만 흩어져 있는 것을 보고
「과연 그 사내가 이 여자는 내 아내가 아니요, 계집 야차다라고 한 말이 진실이었구나.
그런데 왕은 그런 줄도 모르고 그것을 궁중에 데려와 왕비로 삼은 것이다.
그녀는 다른 야차들을 데리고 와서 사람들을 모두 잡아먹고 가버린 것이다.」
고 하였다.
보살은 그 날 그 집에 있으면서 몸을 보호하는 모래를 머리에 흩고 그 실을 몸에 감고는 칼을 들고 해 뜨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궁전의 구석구석을 깨끗이 소제하고 푸른 나뭇잎을 깔고 그 위에 향을 바른 뒤에 꽃을 뿌리고, 화환을 풀어 향에 쪼이고 다시 화만을 엮으면서 이야기 하였다.
「누군지는 모르나 천녀로 변해 뒤를 따르는 계집 야차 때문에, 감관을 어지럽히지도 않고 그것을 않는다면, 그는 용기와 지혜를 갖춘 위대한 인물이다.
만일 그런 사람이 국정을 맡는다면 나라는 평화롭게 다스려질 것이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왕으로 모시자.」
그리하여 대신과 백성들은 모두 한 마음이 되어 보살에게 나아가
「대왕님, 이 나라의 정치를 맡아 주십시오.」
하고 그를 맞이해, 보옥으로 만든 수레에 태워 돌아와 관정식(灌頂式)을 향하고 득차시라의 왕으로 삼았다. 그리하여 왕은 왕으로서 행하지 않을 네 가지 일은 행하지 않고 열 가지 왕법을 깨뜨리지 않으며 정의로 나라를 다스리면서 보시 등 선을 행하였다.
그리고 죽어서는 그 업보를 따라 날 곳에 났다.

부처님은 이렇게 설법하시고,
『그 때의 그 왕의 신하들은 지금의 내 제자요, 그 왕위에 오른 왕자는 바로 나였다.』고 말씀하셨다.
<본생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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