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계대왕 본생

대구계대왕 본생

[ 大具戒大王- ]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본생설화

• 주제 : 본생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본생경

이 전생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셨을 때 노력을 중단한 어떤 비구에 대해말씀하신 것이다.
『옛날 부라후마닷타왕이 바라나시에서 그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그 왕비는 보살을 낳아 이름 짓는 날에 그 이름을 실하바·쿠마라(구계태자)라 하였다.
그 뒤에 부왕이 세상을 떠나자 그는 왕위를 이어받아 마하-실라바·리아자(대구계왕)라 하여 경건하고 의로운 왕이 되었다.
왕은 바라나시의 네 문에 각 한 개씩과 중앙에 한 개궁 성문에 한개, 모두 여섯 개의 큰 시당(施場)을 만들어 가난한 나그네들에게 재물을 보시하였다.
그리고 스스로는 계율을 지켜 설계(說戒)의식을 행하고 인욕·자비·애민의 덕을 가져, 마치 품에 안은 아들을 사랑하듯, 모든 중생을 사랑하면서 바른 방법으로 나라를 다스렸다.
그 때에 그 왕의 어떤 대신은 궁중에서 음모를 꾸몄었는데 그 뒤에 탄로 나게 되었다. 다른 대신들은 그 사실을 왕에게 알렸다. 왕은 스스로 조사하여 틀림이 없다고 생각하였으므로 그를 불러
「몹쓸 놈, 너는 나쁜 일을 저질렀다. 그러므로 이 나라에 둘 수 없다.
네 재산을 가지고 처자와 함께 다른 나라로 가라.」
하고 그 나라에서 쫓아내었다. 그리하여 그 대신은 가시국을 떠나 구살라국으로 가서 그 국왕을 섬겨 차츰 신임을 얻게 되었다.
어느 날 그는 구살라왕에게 말하였다.
「바라나시국은 아직 파리가 모여들지 않은 벌집과 같고 그 왕도 매우 약한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조그만 군사를 보내면 그 나라를 칠 수 있습니다.」
「바라나시 국은 대국이다. 혹 자네는 돈에 매수된 간첩이 아닌가.」
「아닙니다. 대왕님, 나는 결코 돈에 매수된 것이 아닙니다.
내말은 거짓이 아닙니다. 내 말을 믿으실 수 없다면 시험 삼아 사람들을 그 국경의 마을에 보내어 그 백성들을 마구 죽이게 해 보십시오. 그러시면 만일 글들이 결박당해 그 왕에게 끝려가면 그 왕은 반드시 재물을 주어 돌려보낼 것입니다.」
「그러면 한 번 시험해 보리라.」
생각하고 몇 사람의 신하를 보내어 그 국경마을 사람들을 죽이게 하였다.
바라나시 사람들은 붙들어 왕에게 끌고 갔다. 왕이 물었다.
「너희들은 왜 마을 사람들을 죽였는가.」
「생활이 곤란해 그런 짓을 했습니다.」
「그러면 왜 진작 내게 와서 그렇게 말하지 않았는가. 이 뒤로는 결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하고 그들에게 재물을 주어 돌려보내었다. 그들은 돌아와 구살라왕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왕은 이것만으로는 안심하고 군사를 내어 칠 수 없었으므로, 이 번에는 다시 신하를 그 나라 깊숙히 보내어 사람들을 죽이게 하였다.
그들은 곧 결박당해 끌려갔으나 이전처럼 그 왕으로부터 재물을 얻어 돌아왔다.
그래도 왕은 군사를 내어 칠 생각이 나지 않았으므로 다시 신하를 보내어, 이번에는 그 시가 한 복판에서 약탈하게 하였다.
그때에도 바라나시 국왕은 그들에게 재물을 주어 돌려보내었다. 그리 하여 구살라왕은
「바라나시왕은 매우 선량한 왕이다. 그렇다면 한번 쳐보리라.」
결심하고 군대와 코끼리 등을 끌고 나갔다. 그 때에 바라나시 왕에게는 천 명의 큰 용사가 있었다.
그들은 돌진해 오는 코끼리도 무서워하지 않고 대항하며, 제석친의 벼락이 머리 위에 떨어져도 움쩍도 않는 기상을 갖추었으므로, 구계왕이 원하기만 하면 온 염부제라도 정복할 수 있는 뛰어난 큰 용사였었다. 그들은 구살라왕이 치러 온다는 말을 듣고 그 왕에게
「대왕님, 구살라왕이 우리나라를 온다 합니다.
우리는 지금 나아가 저 우리나라에 한걸음도 발을 들여 놓기 저들을 쳐서 사로잡겠습니다.」
그러나 왕은
「너희들은 나라 위해 남을 괴롭혀서는 안된다. 우리나라를 탐내는 이가 있으면 가지게 하라.
너희들은 마주 나가서는 안된다.」
하고 물리쳤다. 구살라왕은 국경을 넘어 군사를 몰고 왔다.
대신들은 다시 왕에게 나가기를 청했으나 왕은 여전히 허락하지 않았다.
구살라왕은 바라나시의 교외에 와서 군사를 멈추고 대구계왕에게 사자를 보내어 물었다.
「나라를 양도하겠는가. 그렇찮으면 싸우겠는가.」
「나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내 나라를 가져라.」
하고 사자를 돌려보내었다. 대신들은 다시
「대왕님, 우리는 저 왕을 이 수도안에 들이지 않고 교외에서 사로잡겠습니다.」
하였다.
그러나 왕은 여전히 그 청을 거절하고 수도의 네 문을 열어 놓게 한 뒤에, 자신은 천명의 대신을 거느리고 큰 옥좌 복판에 앉아 있었다.
구살라왕은 많은 군사를 몰고 바라나시로 들어갔으나 길에서는 한명의 적도 보지 못하고, 많은 대신들에 둘러싸여 궁성 문에 이르렀다.
그는 네 개의 문이 열린 궁성 안의 장엄한 큰 왕좌에, 티끌 하나 없는 청청한 구계왕이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구살라왕은 곧 영을 내려 구계왕과 천명이 대신들을 잡아 묶게 한 뒤에 말하였다.
「자, 이 왕과 대신들을 뒷짐 지어 꼭 묶고, 이들을 저한림(寒林-시체 버리는 곳)으로 끌고 가서 깊은 구덩이를 파라, 그리고 모두 꼼짝 못하게 목에 까지 흙을 뒤집어 씌워 묻어 버려라.
밤이 되면 이리떼가 와서 이들을 적당히 처치해 줄 것이다.」
신하들은 이 도적왕의 명령을 받고 구계왕과 그 대신들을 끌고 갔다.
구계왕은 이런 때에도 그 도적 왕에 대하여 원한을 품지 않았고 대신들도 그 국왕의 말을 거역하지 않았다 그들은 이처럼 잘 훈련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동적 왕의 신하들은 구계왕과 대신들을 한림으로 끌고 가서 목까지 올라오는 길은 구덩이를 파고는, 복판에는 구계왕을 세우고 양쪽에는 대신들을 세워 한 사람도 남기지 않고 흙을 덮어 버리고 떠났다. 그러나 구계왕은 그 도적왕에 대해 원한을 품지 않고 그 대신들에게
「너희들은 자비심을 잊어서는 안된다.」
하고 도리어 훈계하였다. 밤중이 되어 이리 떼들은 사람 살을 먹으려고 모여 왔다.
이리들이 오는 것을 보고 왕과 대신들은 일제히 큰 소리를 질렀다.
이리들은 놀라 달아나다가 멈춰 서서 돌아보았으나, 아무도 따라오는 사람이 없으므로 다시 돌아왔다.
이렇게 세 번이나 달아나다가 다시와 이제는 아무리 큰 소리를 질러도 그들은 달아나려 하지 않았다.
우두머리 이리가 왕에게 다가왔다.
다른 이리들은 대신들에게로 다가갔다.
방편이 좋은 국왕은 이리가 자기에게로 다가옴을 알고 갑자기 이빨로 이리의 목을 물고 온몸의 힘을 다해 잡아당겼다.
이리는 굳게 목을 물려 잡아 끌렸기 때문에 물러날 수도 없어, 크게 슬피 울었다.
다른 이리들은 이 괴로워하는 부르짖음을 듣고 모두 달아났다.
우두머리 이리는 국왕의 이빨에 물려 벗어날 수가 없었으므로, 고통을 못 이겨 앞뒤로 뒤틀었기 때문에 흙이 차츰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리는 제가 죽을까 겁이 나서 국왕에 덮인 흙을 네 발로 파헤쳤다.
국왕은 흙이 허물어지기 시작했으므로 이리를 놓아 주고 코끼리 같은 큰 힘을 내어 이리 저리 몸을 흔들어, 겨우 두 손을 끌어내었다.
그리하여 구덩이 양쪽 손을 얹고 왕은 대신들을 격려하면서 흙을 파헤치고 그들을 다 구덩이에서 끌어 올렸다.
이리하여 국왕은 대신들과 함께 자유로운 몸이 되어 그 한림을 떠났다.

마침 그 때에 시체 하나가 그 한림에 버려져 있었는데 그 시체가 버려져 있는 장소는 두 야차영토의 경계선이었다.
그들은 그 시체를 공평하게 나눌 수 없어 싸우고 있었다.
왕은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 단칼에 시체를 두 동강 내어 나누어 주었다.
그때 야차들은 보은의 불사를 희망하였다.
대왕은 모든 신하들은 집으로 돌아가게 하고 자신은 도적왕의 침실에 옮겨 달라고 했다.
순간 왕은 야차들의 힘으로 도적왕의 침실에 들어갔다.
국왕은 앞뒤를 모르고 깊이 잠든 도적 왕의 배를 칼집으로 두드렸다.
등적왕은 놀라 눈을 뜨고 물었다.
「대왕이여, 이 밤중에 웬일입니까? 더구나 경호원을 세워두고 문을 모두 잠근 이 궁성, 아무도 들어 올 수 없는 이런 곳에 어떻게 오셨습니까.」
국왕은 자기가 거기까지 오게 된 경위를 자세하게 이야기하였다. 그 이야기를 들은 도적왕은 감동하여
「대왕이여, 나는 사람이면서도 당신의 그 덕을 몰랐습니다.
그런데 사람의 피를 마시고 사람의 살을 먹는, 그 잔인하고 사나운 야차는 당신의 덕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런 계덕(戒德)을 갖춘 당신에 대해 이 뒤로는 결코 음모를 꾸미지 않겠습니다.」
하고 칼을 들어 맹세하고는 국왕의 용서를 빌었다.
그리고 대옹을 큰 침대에 눕게 하고 자기는 조그만 침대에 누웠다.
이윽고 밤이 새고 해가 뜨자 동적왕은 북을 쳐 군사들과 대신·바라문·장자 등을 모두 모으고, 그 앞에서 보름달과 같은 구계왕의 덕을 찬양하고 또 국왕에게 용서를 빌고 국왕에게 나라를 돌린 뒤 떠났다.
국장은 감격하여 다음 게송을 읊었다.

사람들은 언제나 희망에 살라
현자는 그 마음 흔들리지 않나니
내 일찍 세운 원이 바로 그대로
실현 된 것 지금에 눈앞에 보네.

부처님은 이 이야기를 마치고 네 가지 진리를 설명하신 뒤
『그 때의 아첨한 대신은 지금의 제바달다요, 천명의 신하는 이 여래의 제자들이며 그 구계왕은 바로 나였다.」고 하셨다.』

<본생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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