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광명왕 본생

등광명왕 본생

[ 登光明王- ]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본생설화

• 주제 : 본생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비화경

옛날 염부제에 등광명왕(燈光明王)이라는 왕이 있었는데 그는 일찌기 세상의 무상을 느끼고 사랑하는 아들 5백명에게 모두 영토를 나누어 주고 율두마의 큰 산림 가운데 들어가 수행 하고 있었다.
그 때 그 나라의 상인 5백명이 만월상주(滿月商主)를 중심으로 큰 바다에 들어가 여러가지 보배를 채취하다가 급작히 태풍을만나 표류하게 되었다.
몇 날 몇 일을 굶고 떨고 바람과 파도에 시려 그들은 거의 죽음에 임해 있었다.
등광명왕은 그 해변가 산림중에 있다가 이들의 비참한 광경을 보고 산과일과 바다풀들을 뜯어 먹을 것을 장만하고 나무껍질을 벗겨 우선 그들의 옷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찾아가 옷과 음식을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간신히 먹을 것을 먹고 입을 것을 입은 상인들이 길을 찾아 거리에 나서려할 때 하늘에선 뇌성벽력이 치고 눈 비 바람이 몰아치니 급작히 세상은 온통 흑암지옥으로 변하였다.
사람들은 앞과 뒤를 분간치 못하고 슬피 울며 소리쳤다.
「하늘 신이여, 땅의 신이여, 물신이여, 불신이여, 저 바람의 무서운 벽력과 어두움을 걷게 해주십시요, 지금 집에서는 사랑하는 부모 형제 일가 친척들이 목이 메이게 부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비바람은 덜하기는커녕 날이 갈수록 더욱 짙어만 같다.
보배를 잃은 바다귀신들과 용왕 나찰들이 그들 보배를 탐내어 부는 바람이요, 노여워하는 벽력이었다.
등광명왕은 생각했다.
「저들을 구원하지 않고는 안된다. 저들을 구원하는 데는 아무래도 이 해변을 벗어나 산림 굴속에 피신시키는 방법밖에 없다. 그러나 불이 없으니 그 길을 어떻게 인도한다는 말인가?」
그는 생각다 못해 그가 입고 있던 옷을 벗어 어깨에 칭칭 감고 기름통을 그 천에 부어 불을 붙였다.
그리고 맨 앞에 서서 외쳤다.
「상인들이여, 겁을 내지 말라. 마음을 굳게 가지고 이 등불을 따라 오라.」
그러나 날은 좀체로 밝지 않았다.
기름이 타고 옷이 타고 어깨가 타고 또 온 몸이 불타기 7일 겨우 그들은 한 사람의 희생자도 없이 목적지에 도달했을 때 이미 등광명왕은 검은 재가 되어 있었다. -비화경<悲華經>-
이 얼마나 성스러운 보시냐?
훨훨 타는 불, 무서운 바람에 휘말리면서 5백의 상인을 끌고 칠흑의 바닷가를 헤치고 가는
등광명왕, 유명(幽冥,無名)을 등지게 되는 것이다.

연관목차

236/1978
등광명왕 본생 지금 읽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