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래장로의 본생

선래장로의 본생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본생설화

• 주제 : 본생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본생경

이 이야기는 부처님이 교상바성 부근에 있는 구사라 동산에 계실 때 선래(善來)장로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부처님이 사위성에서 우안거(雨安居)을 마치고 여러 곳으로 여행하시면서 발타월이라는 거리에 이르렀을 때, 황소 기르는 이, 암소 기르는 이, 농부, 나그네들이 와서 부처님께 예배하고 부처님께 만류하려 하였다.
「세존이시여, 압바라는 나루터에서는 가시지 마십시오.
거기는 결발외도(結髮外遵)의 도원(道院)이 있고 그 안에는 암바 나루터지기라는 강한 독을 가진 독룡이 살고 있습니다. 그것은 세존님을 해칠지도 모릅니다.」
부처님은 그 말을 들은 체도 하시지 않고 암바 나루터로 가셨다.
그런데 부처님이 발타월 부근의 어떤 숲에 계실 때 부처님을 모시고 따르는 선래라는 장로가 있었다.
그는 민중신통(民衆神通)의 묘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그 장로는 그 용왕이 사는 도원에 들어가 자리를 펴고 가부하고 앉았다.
용은 잔뜩 화를 내어 연기를 뿜었다.
장로도 연기를 뿜었다.
용이 불꽃을 뿜으면 장로도 불꽃을 뿜었다.
용의 불은 장로를 괴롭혔다.
그리하여 그 장로는 곧 용왕을 항복 받고 삼귀와 5계를 준 뒤에 부처님께로 돌아왔다.
부처님은 발타월에서 유쾌히 지내신 뒤에 다시 교상미성으로 돌아 오셨다.
선래 장로가 용을 항복받았다는 소문은 온 나라에 펴졌다.
교상미성의 주민들은 모두 나와 부처님을 맞이하여 예배하고 다시 선래 장로에게 예배한 뒤에 물러나 한 쪽에 서서 장로에게 말하였다.
「존자님, 존자님으로서 얻기 어려운 것이 있으면 무엇이고 말하십시오. 우리가 구해보겠습니다.」
그러나 장로는 잠자코 있었다.
그러자 여섯 사람의 비구들이 나와 말했다.
「벗들이여, 출가한 사람으로서는 비둘기털빛 술이 얻기 어려운데 스님은 그것을 마시고 싶어 한다.」
시민들은 승낙하고 내일 공양에 부처님을 초대한 뒤에 각기 집으로 돌아가 장로를 청해 집집마다 술을 대접하였다.
장로는 그 술을 마시고 잔뜩 취해 성문을 나오려 하다가, 문안에서 쓰러져 잠꼬대를 하면서 누워있었다. 부처님은 공양을 마치고 성을 나오다가 장로가 그 꼴로 누워 있는 것을 보고 비구들에게
「비구들이여, 이 선래 장로를 부축해 가자. 하고 그를 데리고 동산으로 돌아오셨다.
비주들은 장로의 며리를 부처님 발아래 두고 눕혔는데 장로는 뒹굴어 그 발을 부처님께로 향했다.
부처인은 비구들에게 물으셨다.
「비구들아,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선래 장로가 종래에 내게 대해 가겼던 예의가 지금도 있는가.」
「부처님, 지금은 없습니다.」
「암바 나루터지 용왕을 항복 받은 이는 누구였던가.」
「그는 선레 장로입니다.」
「그런데 지금이라면 물 속에 사는 도마뱀만이라도 항복 받을 수 있겠는가.」
「부처님, 그것은 안 될 것입니다.」
「비구들아, 이와 같이 마시고 의식을 잃는 술을 먹어서 좋겠는가.」
「좋지 않습니다.」
부처님은 그 장로를 꾸짖고 비구들을 불러
「주정분(酒精分)을 가진 강한 음료를 마시면 파일제의 죄가 된다.」
하고 계율을 정하신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향실로 들어 가셨다.
비구들은 법당에 모여 술 마시는 허물을 말하였다.
「법우들이여, 술을 마신다는 것은 큰 허물이 아닌가. 지혜도 있고 신통도 있는 저 선래 장로도 술을 마셨기 때문에 부처님께 무엄한 행동을 하였다.」
부처님은 거기 오서서「비구들아. 그 비구가 술을 마시고 의식을 잃은 것은 지금만이 아이요, 전생에도 그러했다.」하고 그 과거의 일을 말씀하셨다.

『옛날 후마닷타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보살은 가시국 서북쪽에 있는 어떤 바라문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성장한 뒤에 집을 나와 선인이 되어, 신통과 선정을 얻고 선정의 즐거움을 누리면서 5백의 제자들과 함께 설산 지방에 살고 있었다.
장마철이 가까워 오자 그 제자들은 보살에게 말하였다.
「스승님, 우리들은 저 마을에 내려가 짜고 매운 음식을 좀 먹고 오겠습니다.」
「나는 여기 있을 것이니 너희들은 마을에 내려가 몸을 잘 보양하고 장마철이 지나거든 돌아오너라.」
그들은 스승에게 예배하고 바라나시로 내려가 왕의 동산에서 자고, 이튿날은 성 밖에 있는 마을에 들어가 탁발하여 충분한 음식을 얻어먹고, 또 그 이튿날은 성 안으로 들어갔다.
마을 사람들은 그들을 환영하여 음식을 대접한 뒤에 왕에게 가서 아뢰었다.
「대왕님, 5백명 선인들이 설산 지방에서 내려와 대왕님 동산에 살고 있는데, 그들은 부지런히 수행하고 욕심이 없는 덕이 높은 분들 입니다.」
왕은 그들의 덕이 있다는 말을 듣고 동산으로 나가 인사를 나누고, 장마철 4개월 동안 그들을 거기 머무르게 약속을 하고 궁중에 초대 하였다.
그 뒤 어느 날 그 성 안에서는 주제(酒祭)가 있었다.
왕은 선인들은 술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고 좋은 술을 한껏 대접하였다.
그들은 술을 마시고 동산으로 돌아가 잔뜩 취한 끝에, 어떤 이는 일어나 춤을 추고 어떤 이는 노래하고 춤추면서 도구와 그 밖의 여러 가지 물건을 주위에 던져 버리고 쓰러져 잤다.

술이 깨어 눈을 뜬 그들은 난잡한 행동을 보고
「우리는 선인의 신분에 어울리지 않은 행동을 하였다.」
하고 슬피 울면서
「우리는 스승님을 떠나 있었기 때문에 이런 죄를 범하였다.」
하고, 곧 그 동산을 떠나 설산으로 돌아가 먼저 짐을 정리한 뒤에 스승께 예배한 뒤 자리에 앉았다.
스승은 물었다.
「여러분, 마을에서 음식 얻기에는 곤란이 없었고 즐겁게 또 서로 의좋게 지냈는가.」
「예, 즐겁게 지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마시지 않을 것을 마셨기 때문에 본성(本性)을 잃고 바른 정신을 가질 수 없어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었습니다.」
보살은
「진실하게 공동생활(共同生活)을 하려는 마음이 없는 이는 그렇다.」
하고는
「지금부터 다시는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훈계하였다.
그리고 일생 동안 물러나지 않는 선정을 닦다가 죽어서는 범천 세계에났다.

부처님은 이 법화(法話)를 마치고
『그 때의 그 선인의 무리들은 지금의 내 제자들이요 그 스승은 바로 나였다.」고 말씀하셨다.』

<본생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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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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