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사 비구의 본생

염사 비구의 본생

[ 染思- ]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본생설화

• 주제 : 본생
• 국가 : 인도

이 전생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더러운 생각을 일으킨 어떤 비구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부처님은 그에게 물으셨다.
「비구여, 너는 마음에 더러운 생각을 품고 있다는데 사실인가.」
「예, 사실입니다.」
「누구에 대해 너는 그런 생각을 품고 있는가.」
「전처(前妻)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처님, 그 여자는 참으로 아름답고 상냥스러운 여자였습니다.
저는 그 여자 없이는 잠깐도 진정할 수 없습니다.」
그 때에 부처님은
「그 여자는 너를 언제나 해치는 여자다. 전생에 너는 그 여자 때문에 책형(策刑)의 고통을 받았었다.
그리고도 항상 그 여자에게 마음을 빼앗겨 있었기 때문에 죽어서는 지옥에 떨어졌었다.
그런데도 지금 너는 왜 그처럼 그 여자에 애착하는가.」
하고 그 과거의 일을 말씀하셨다.
『옛날 범여왕이 바라나지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보살은 허공신으로 있었다.
그 때 마침 바라나시에서는 캇티카 축제의 야제(夜祭)가 벌어졌다.
거리들은 천국처럼 아름답게 장식되고 사람들은 갖가지 여흥으로 흥겨워 하였다.
「여보, 나는 홍람(紅藍)으로 짙게 물들인 나들이옷을 입고 그 위에 웃옷을 걸치고 당신과 함께 캇티카의 야제에 나가보고 싶습니다.」
「우리처럼 가난한 처지에 어떻게 홍람을 길게 물들인 나들이옷 따위를 입고 산보 할 수 있겠는가.」
하고 사내는 그 아내를 달래었다. 그 아내는
「홍람의 나들이 옷이 없으면 나는 야제구경을 나가지 않겠습니다.
당신은 다른 여자를 데리고 가십시오.」
하며 화를 내어 말하였다.
「너는 왜 그런 무리한 말로 나를 괴롭히는가.
대체 어디서 그런 홍람의 나들이옷을 구할 수 있겠는가.」
「만일 당신이 사내로서의 의기만 있다면야 무슨 일인들 못하겠소.
저 임금님의 홍람원(紅監園)에는 홍람초(紅監草)가 얼마든지 있지 않소.」
하고 사내에게 가르쳐 주었다.
「여보, 그 동산은 귀신이 점령하고 있는 연못과도 같은 곳이오.
그 위에 감시가 매우 엄중하므로 절대 가까이할 수 없는 곳이오.
그런 무리한 욕심을 내어서는 안되오. 지금 가진 것으로 만족해야 하오.」
「여보, 지금은 깜깜한 한밤중입니다. 사내 한 사람쯤 못갈리야 없지 않소.」
하며 아내는 무리로 권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재삼 조르는 데 못 견디고, 또 애정에 얽매어 끝내 승낙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는
「안심하오. 염려할 것 없소.」
하면서 그녀를 위로하고는, 그 밤으로 목숨을 버릴 각오로 그 거리를 떠나 국왕의 홍람원에 이르러, 울타리를 뚫고 가만히 내원으로 들어갔다.
수위들은 울타리를 부수는 소리를 듣고 도둑이야 하고 외치고는 그를 포위하여 손발을 붙잡고 꾸짖고 때리다가 결박하였다. 밤이 새자 동시에 그는 왕의 앞에 끌려 나갔다. 왕은
「한 바퀴 돌려라 그리고 책형에 처하여 찔러 죽여라.」
고 명령하였다.
그래서 형리는 그를 뒷짐으로 묶고는 종과 북을 울리면서 시내를 한바퀴 돈 뒤에 날카로운 창으로 찔렀다. 그 고통은 실로 견디기 어려웠다.
까마귀는 그 머리에 앉아 날카로운 부리로 그 눈동자를 쪼았다.
그러나 그는 그런 고통은 조금도 개의하지 않고 한결같이 그 아내만 생각하면서
「나는 네게 홍람을 짙게 물들인 청의를 입히고 그 어깨에 두 손을 얹고 너와 함께 야제에 가지 못하는 것을 못내 원통하게 생각한다.」하고 죽었다.』

부처님은 이 설법을 마치시고
「그 때의 그 부부는 지금의 저 부부요, 허공에서 그 사실을 밝힌 허공신은 바로 나였다.」
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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