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타비구의 전생이야기

나라타비구의 전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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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 : 본생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본생경

이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본래 아내의 유혹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사위성에 사는 미남자 한 사람은 부처님 설법을 듣고 출가하였다.
그러나 교수사(敎授師)나 계사(戒師)들과 함께 걸식할 때에는 새로 입단(入團)한 사람뿐 아니라 더구나 다른 비구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속가(俗家)에서나 도량(道場)에서나 자리를 얻지 못해 교란의 새로 발심(發心)한 사람들 끝에서 의자나 걸상 밖에 얻지 못하였다.
그리고 음식도 숟갈로 떠주는 국물도 없는 한 덩이 죽이나 말라서 못 먹게 된 밥이나, 시들고 말라빠진 야채만을 받을 뿐으로 양분 될 것은 전혀 없었다. 그는 그가 얻은 것을 가지고 본래 아내에게로 갔다.
그러면 그녀는 그 바루를 받고 인사한 뒤에 바루의 음식은 모두 버리고 맛난 죽이나 방이나 국이나 카레 등을 그에게 주었다. 그는 그 미욕(味欲)에 속박 되어 그녀를 버릴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그는 생각하였다.
「이 여자는 참으로 나를 좋아하는가. 한번 시험해 보리라.」
그리하여 어느 날 그 비구는 그 지방의 어떤 사내를 흰 흙으로 목욕시켜 집안에 앉히고 또 그녀를 시켜 몇 사람의 사내를 불러오게 하고는, 약간의 음식을 주게 하였다.
그들은 음식을 먹고 즐기면서 앉아 있었다.
또 집밖에는 우차(牛車) 한 대를 세워 두었다.
그리고 그는 그윽한 뒷방에 앉아 과자를 굽고 있었다. 그는 나와 문 앞에 섰다.
그를 본 나이 많은 한 사내가 말했다.
「부인, 어떤 장로가 문 앞에 서 있습니다.」
「그에게 미안하다 하고 거절해 보내 주십시오.」
하였다. 그는 나가
「존자님, 다른 데로 가십시오.」
하고 몇 번이나 말했으나 그가 가지 않고 섰었다. 이에 사내가
「가지 않습니다.」
하니 그녀가 창 밖을 내다보고
「아, 우리 아가 아빠다.」
하고 빨리 나가 인사한 뒤에 바루를 받아들고 집으로 들어와 음식을 대접하였다.
식사가 끝난 뒤에는 다시 인사하면서
「존자님, 당신은 이 세상에서 열반을 성취하십시오. 나는 지금까지 늘 다른 집에 간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남편 없는 가정생활이란 도저히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다른 집으로 가십시다. 먼 곳으로 가십시다. 당신은 열심히 공부하십시오.
만일 내가 방해가 된다면 용서하십시오.」
하였다. 그 장로의 심장은 터지는 것 같았다. 그리하여 장로는
「나는 그대를 버릴 수 없다. 가지 말아다오. 나는 속세로 돌아가리라.
저 아무 곳에 내 옷을 가져다 다오, 나는 가서 가사와 바루를 돌리고 돌아오리라.」
하였다. 그녀는 그러라고 승낙하였다.
장로는 정사로 돌아가 교수사와 계사에게 바루와 가사를 돌렸다.
그래서 그들은 그가 싫다는데도 불구하고 부처님께로 갔다.
부처님은
『비구여, 그 여자는 네게 대해 큰 화근(禍根)이다.
전생에도 너는 그 여자 때문에 네 가지 선정을 잃고 매우 고통을 받다가 나를 힘입어 그 고통에서 벗어난 일이 있다.』
하고 그 과거의 일을 말씀하셨다.
『옛날 범여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보살은 그 왕의 사제관(司祭官)을 인연으로 하여 그 바라문 아내의 태안에 들었다.
그가 나던 날에는 온 성내의 무기(武器)를 다 불살라버렸다.
그래서 그 이름을 죠티파(빛의 수호자) 왕자라 하였다.
그는 성장하여 득차시라에서 온갖 학예를 배우고 돌아와 왕에게 그 수완을 보이었다.
그 뒤에 그는 왕이 될 지위를 버리고 아무도 몰래 정문으로 나가 숲으로 들어가서는 삭카다티야의 카비타가 승원(僧院)에서 출가하여 선인(仙人)이 되어 선정과 신통의 힘을 얻었다.
그가 거기 있을 때에는 수천의 선인들이 그를 모시었고 같이 사는 이가 많았는데 그 중에 특히 7인의 장로 제자가 이었다.
그들 중에서 사릿사라라는 선인은 카비타카 승원을 떠나 수라타국의 사투다카라는 강가에서 몇 천명 선인을 거느리고 살고 있었다.
그리고 멘디사라는 선인은 바쟈카왕에게 정복된 람바츄라카라는 마을 근처에서 몇 천명의 선인을 거느리고 살고 있었다.
또 팝바타라는 선인은 아타비국 근처에서 수천명을 거느리고 살고 있었다.
카라디바라라는 선인은 아반제 남방에 있는 어떤 큰 바위 근처에서 수천명을 거느리고 살고 있었다.
키샤바카라는 선인은 다만 혼자서 단다키왕의 쿰바티 거리의 가까운 동산에서 살았는데 아누시사 수행자는 보살의 시자로 거기 있었다.
그리고 나라다라는 선인은 카라디바라라는 선인의 아우로 중국의 이란쟈라 산맥 사이에 있는 굴속에서 혼자 살고 있었다.
그런데 이 아란쟈라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인구가 조밀한 한 마을이 있었다.
그 사이로 흐르는 큰 강이 있고 그 강에서 않은 사람들을 유혹하면서 몇몇의 대인들이 강가에 앉아 있었다.
나라다 수행자는 그녀들 중의 한 여자를 보고 그 마음이 완전히 끌리어, 선정의 힘을 잃고 음식도 먹지 않은 채 기운을 잃고 번뇌의 지배를 받으면서 이레 동안 누워 있었다.
그 때의 그의 형 카라디바라는 사방을 살피다가 그 사정을 알고 허공을 타고 와서 그 굴속으로 들어갔다. 나라다는 그를 보자
「형님, 여기 왜 오셨습니까.」
하고 물었다.
「네가 편치 않기 때문에 간호하러 왔다.」
「당찮은 말씀을 하십니다. 실없는 말씀입니다. 거짓말입니다.」
하며 비난했다. 형은
「그의 마음을 돌이킬 수 없다.」
생각하고 사리사라와 멘디사라와 팝바티사라 등을 데리고 왔다.
그러나 그는 그들 세 사람까지도 거짓말한다 하여 꾸짖었다.
카라러바라는 사라방가대사(大師)를 데려오려고 허공을 타고 날아가 그를 데리고 왔다.
대사는 그를 보자 감관에서 생긴 것임을 알고
「나라다여, 너는 감관의 지배를 받고 있구나.」
하고 물었다. 그는 이 말을 듣고 일어나
「그렇습니다. 스승님.」
하였다. 대사는
「나라다여, 감관의 지배를 받는 사람은 이 현세에서는 몸이 쇠약하여 고통을 받고 다음 세상에 가서는 지옥에 떨어진다.」
하여 다음 게송을 읊었다.

「나라다여, 누구나 애욕 때문에
그 감관의 지배받는 사람은
현세와 이래의 두 세상 잃고
살아서는 다만 시들 뿐이다.」

이 말을 듣고 나라다는
「스승님, 애욕을 따른다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이처럼 즐거운 일을 왜 고통이라 하십니까.」
고 하였다. 대사는 나라다에게
「나라다여, 지금 내 말하리니 들어라. 사람이란 원래 최초에 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을 하지 않으면 그는 숲 속에 들어간 젊은 수행자처럼 슬픔이 있고 걱정이 있는 것이다.」
하고 그 과거의 일을 이야기하였다.
옛날 가시국의 어느 고을에 어떤 바라문 수행자가 있었다.
그는 용모가 아름답고 코끼리처럼 센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생각하였다.
「나는 농사 따위나 지어 부모를 봉양한들 무엇하겠는가.
처자들 두고 보시 등 복업을 닦은들 또 무엇하겠는가.
아니, 나는 아무도 부양하지 않고 자신의 복업도 닦을 필요 없이 숲 속에 들어가 사슴이나 잡아먹고 자신이나 기르리라.」
그는 다섯 가지 무기로 몸을 단속하고 설산에 들어가 사슴을 잡아먹다가 다시 설산 깊숙히 비다바라는 강가에서 산에 둘러싸인 큰 골짜기에 들어가 거기서 사슴을 잡아 불에 구워 먹으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는 다시 생각하였다.
「나도 영구히 젊을 수는 없다. 노약해질 때는 이 숲 속을 헤맬 수도 없을 것이다.
지금 나는 갖가지 사슴을 산골짜기에 몰아넣고 울을 쳐두었다가 숲 속을 해맬 수 없게 될 때에 내 마음대로 그들을 잡아먹자.」
그리하여 그는 그대로 하였다.
그런데 세월은 흘러 그는 늙었다.
할 일도 할 수 없어지고 현실의 고통만 진실히 느꼈다. 그 손발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또 이리 저리 헤맬 수도 없이 되었다. 그뿐 아니라 먹이들도 보이지 않았다.
몸은 시들어 마치 산송장과 같았다. 여름에는 땅덩이처럼 몸이 누그러져 주름살이 가득했다.
얼굴은 보기 싫고 모든 기관은 허물어져 큰 고통만을 느끼었다.
이렇게 지내고 있을 때 시비국의 시비왕은 숲 속에서 고기를 구워 먹으려고 사랑하는 신하들에게 나라를 부탁하였다,
그리고 다섯 가지를 가지고 숲으로 들어가, 사슴을 잡아 고기를 먹으면서 이 지방으로 와서 이 사내를 보고 두려워하면서 용기를 내어 물었다.
「사랑하는 벗이여, 그대는 누구십니까.」
「여보시오. 나는 산송장입니다. 내가 지은 업의 과보를 받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당신은 누구입니까.」
「나는 시비왕입니다.」
「그러면 무엇하러 여기 오셨습니까.」
「사슴 고기를 먹기 위해서입니다.」
때에 그는 왕에게
「대왕님, 나는 실은 당신과 같은 이유로 여기 왔다가 산송장이 된 것입니다.」
하고 그 동안의 사정과 현재의 고통을 자세히 설명하였다.
「대왕님, 나는 내 쾌락을 위해 남을 괴롭히다가 현재에 이런 산송장이 되었습니다.
당신은 부디 죄업을 짓지 마십시오. 나가서는 저 거리로 가서 보시 등 복업을 많이 닦으십시오.」
하였다. 왕은 그대로 하여 천상으로 갈길을 잘 닦았다.
대사가 이렇게 이야기하자 그 수행자는 본 정신이 돌아왔다.
그는 대사의 이야기에 의해 두려움을 더욱 느끼고는 대사에게 경례하면서 용서를 빌었다.
그리고 일체의 감관을 잘 제어하여 잃었던 선정을 다시 되찾았다.
대사는 그가 거기 살기를 허락하지 않고 그를 데리고 그 승원으로 돌아갔다.』

부처님은 이 이야기를 마치고
『그 때의 그 나라다는 지금의 마음의 안정을 잃은 비구요, 그 사리사라는 사리불이며
그 멘니사라는 가섭이요, 그 팝바티사라는 아나율이며 그 카라데바라는 가전연이요, 그 아누시사는 아난다이며 그 키사바챠는 목건련이요, 그 사라방가는 바로 나였다.』고 말씀하셨다.

<본생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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