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않음의 전생이야기

주지않음의 전생이야기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본생설화

• 주제 : 본생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본생경

유쾌하지 않은 것을 유쾌한 듯 보이고
사랑스럽지 않은 것 사랑스러운 듯 보이며
괴로운 것을 즐거운 듯 보이어
조심하지 않은 무리 항복 받는다.

이 전생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제바달다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옛날 마갈타국의 왕사성에서 마갈타왕이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보살은 8억금의 재산을 가진 장자로서 이름을 상카라 하였다.
그 때 바라나시에도 8억금의 재산을 가진 피리야라는 장자가 살고 있었다. 그들은 매우 친한 사이였다.
그런데 피리야 장자는 어떤 사정으로 불행을 당해 전 재산을 없애버렸다.
그는 빈궁에 빠졌으나 의지할 곳이 없어 그 처자를 이끌고 상카 장자에 의지하려고 바라나시를 떠나 도보로 왕사성에 도착하여 상카 장자의 집을 찾았다.
상카 장자는 그를 맞이하여 반가이 얼싸안고 정중히 대우하였다.
며칠을 지낸 뒤 어느 날 상카 장자는 물었다.
「벗이여, 당신은 무슨 일로 여기 왔습니까.」
「나는 불행한 일을 당해 전 재산을 다 없애고 의지할 곳이 없게 되었습니다.」
「알겠습니다. 결코 걱정하지 마십시오.」
하고 상카 장자는 자기 창고를 열어 4억금을 내어 주고 그 밖의 다른 재산과 종자와 자기 소유의 가축이며 물품에 이르기까지 모두 두 등분으로 나누어 그 반을 그에게 주었다.
그래서 피리야 장자는 그 재산을 가지고 바라나시로 돌아가 다시 가정을 일으켰다.
그런데 그 뒤에 상카 장자에게도 같은 불행한 일이 일어났다.
그 때 그는 생각하였다.
「나는 이전에 내 벗을 도와 준 일이 있다. 내 재산 반을 그에게 주었었다.
지금 내가 찾아가더라도 그는 거절 하지 않을 것이다. 그에게 가서 상의해 보자.」
그래서 그는 아내를 데리고 걸어서 바라나시로 갔다.
그 성문 앞에 이르러 그는 그 아내에서 말하였다.
「여보, 당신이 나와 함께 거리를 걸어다니는 것은 아무대도 당신에게는 어울리지 않소.
내가 먼저 가서 마차를 보낼 것이니 당신은 그것을 타고 종자들과 함께 뒤에 오는 것이 좋겠소.
내가 마차를 보낼 때까지 여기서 기다리고 계시오.」
하고 성문 앞의 어느 집에 있게 하였다.
그리고 그는 바라나시로 들어가 장자의 집 앞에서, 왕사성에서 상카 장자가 왔다고 통했다.
피리야장자는 들어오라 하였으나 그 행색을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서지도 않고 인사도 하지 않은 채 물었다.
「당신은 무슨 일로 여기 왔습니까.」
「당신을 좀 만나러 왔습니다.」
「당신은 어디서 유숙(留宿)합니까.」
「숙소는 아직 정해 있지 않습니다. 우리집사람을 성문 앞 어떤 집에 두고 왔습니다.」
「우리 집에는 당신들이 유숙할 곳이 없습니다.
지금 음식을 드릴 것이니 그것으로 어디서나 음식을 만들어 먹고 가십시오.」
그는 하인을 불러
「이 사람에게 겻가루 두 되쯤 자루에 넣어 주라.」
고 명령하였다.
그날 그는 천 대의 수레에 쌓을 만한 현미를 가려 창고에 넣었다한다.
그러나 그는 이전에 상카장자에게서 4억금을 얻어 돌아갔음에도, 은혜를 모르는 그 도적놈은 벗에게 겨우 두 되쯤의 겻가루를 준 것이었다.
하인은 두되의 겻가루를 자루에 넣어 가지고 와서 보살(상카 장자)에게 주었다.
보살은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이 나쁜 사람은 이전에 내게서 4억금을 얻어 갔는데 지금 겻가루 두 되를 내게 준다.
이것을 받아야 할까 받지 말아야 할까.」
그러다가 다시 생각하였다.
「저 신용할 수 없는 은혜를 잊어버린 사람은 내가 불운하기 때문에 나와의 우정까지 버렸다.
만일 제가 주는 이것을 더럽다하여 받지 않으면 나는 우정을 버리는 사람이 된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남의 주는 것이 작다 하여 받지 않고 거절함으로써 우정을 깨뜨리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나는 저가주는 이것을 받음으로써 내 힘으로 우정을 이어 나가자.」
그리하여 그는 그것을 받아 들고 걸어서 거리를 내려와 그 아내가 있는 집으로 돌아왔다.
아내는 그에게 물었다.
「여보, 당신은 거기서 무엇을 얻어 오십니까.」
「여보, 나의 벗 피리야 장자는 겻가루 두되를 주면서 이것을 가지고 돌아가라 합니다.」
「당신은 왜 그것을 받았습니까, 이것이 어떻게 4억금의 은혜를 갚는 길이 되겠습니까.」
하고 아내는 울음을 터뜨렸다.
보살은
「여보, 울지 마시오.
나는 그와의 우정을 깨뜨리지 않고 내 힘으로 그 우정을 유지하기 위해 이것을 받은 것이오.
당신은 왜 슬퍼하십니까.」
하고 말리였으나 그 아내는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마침 그 때에 전에 상타장자가 피리여장자에게 주었던 머슴 한사람이 그 집 문으로 들어왔다.
그는 장자 아내의 우는 소리를 듣고 집에 들어가 옛날 주인의 부부를 발견하였다.
그래서 그는 그 발아래 엎드려 울면서, 어떻게 되어 거기까지 왔는가 하고 물었다.
장자는 그 동안의 사정을 전부 이야기하였다.
그는
「주인님, 잘 알겠습니다. 그러나 걱정할 것 없습니다.」
하고 위로한 뒤에, 그들을 자기 집으로 안내하여 향탕에 목욕시키고 식사를 권하였다.
그리고 그는 본 주인이 왔다 하여 여러 사람들에게 만나게 하였다.
그리고 며칠 지난 뒤 옛날의 머슴들을 모두 데리고 궁중으로 들어가 떠들었다.
국왕은 그들을 불러 그 까닭을 물었다.
왕은 그들의 물음을 듣고 두 장자를 불러 먼저 상카 장자에게 물었다.
「장자여, 너는 일찌기 이 피리야 장자에게 4억을 주었다는데 사실인가.」
「대왕님, 이 내 벗이 나를 바라고 왕사성으로 왔을 때 4억금은 말할 것도 없고 생물(生物)과 무생물(無生物)등 전 재산을 2등분하여 그 반을 그에게 주었습니다.」
다음에 국왕은 피리야 장자에게 물었다.
「이 장자의 말이 사실인가.」
「대왕님, 사실입니다.」
「이 번에 이 상카 장자가 너를 찾아 갔을 때 너는 반가이 우대(優待)하였는가.」
그는 잠자코 말이 없었다. 왕은 다시 그에게 물었다.
「너는 그 때 겻가루 두 되를 자루에 넣어 그에게 주지 않았는가.」
그는 여전히 말이 없었다.
왕은 대신들과 처리할 방법을 의논한 뒤에 대신들에게 명령 하였다.
「너희들은 피리야 집에 가서 그 집의 전 재산을 이 상카 장자에게 주라.」
그 때 보살은
「대왕님, 나는 남의 재산이 필요 없습니다. 나는 옛날 그에게 준만큼 받으면 그만입니다.」
고 하였다. 그래서 왕은 보살에게 본래의 재산만큼 주라고 대신들에게 명령하였다.
보살은 자기가 옛날 피리야에게 준 재산을 도로 얻고 많은 머슴들과 함께 왕사성으로 돌아와 다시 집을 일으켰다.

부처님은 이 설법을 마치시고
「그 때의 그 피리야 장자는 지금의 저 제바달다요, 그 상카 장자는 바로 나였다.」고 말씀하셨다.」

<본생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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