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 대적

경성 대적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처세(處世)형

• 갈래 : 전설
• 시대 : 조선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호
• 출처 : 계압만록 (241)
• 내용 :
서울에 큰 도적이 있어서 역시 대도(大盜)를 사위로 맞았다. 장인이 매일 도적질을 하는데 사위는 낮잠이나 자고 놀기만 했다. 장인이 논다고 꾸짖으니 사위가 장인에게 하루 얼마쯤 도적질을 하느냐고 물었다. 장인이 2,3백 냥 또는 4,5백 냥이라 했다. 사위는 그 정도가 재물이 되느냐하고, 그날 밤 장인과 같이 호조(戶曹) 창고에 가서 지붕을 뚫고 장인을 들어가게 해, ‘천(天)’자가 새겨진 은괴를 훔쳐 나오게 했다 이것은 만 냥이 넘는 것이어서 장인은 좋아했다. 이튿날 밤, 장인이 사위 몰래 혼자 또 어제 갔던 호조 창고 지붕을 통해 들어가니 역시 은이 있었다.

좋아서 내려가다가 떨어졌는데 꿀 독에 빠져 나을 수 없었다. 호조에서 일부러 도적이 또 오면 빠지게 장치해 놓은 것이었다. 사위가 알고, 잡히면 일족이 멸망한다고 하면서 장인의 머리를 베어 왔다. 국가에서는 포도대장 이완(李浣)에게 도적의 신원을 꼭 알아내 처치하라고 엄명을 내렸다. 머리 없는 시체를 종로에 놓고 병사들이 지키는데, 사위가 추운 밤에 독한 소주를 등에 지고 근처에 가서 불을 피우고 잠든 체했다. 시체 지키던 군사들이 와서 짊어지고 있는 소주를 뺏어 가 다 마시고는 취해 쓰러졌다. 그 동안 사위는 장인 시체를 갖고 왔다. 이완 대장이 사대문에 명령하여 나가는 시체를 모두 검사하라 했다. 사위는 시체를 염습해 관에 넣어 넣고, 그때부터 성문 지키는 군졸들의 일을 열심히 도와 친구처럼 사귀었다. 몇 달 후 상복을 입고 가 어느 날 자기 장인 장례를 치를 테니 시체를 확인해 달라 하고, 그날 관을 싣고 나가니, 지키는 병사들이 친구의 장인 시체를 왜 검사하느냐 하면서 그냥 나가게 했다. 이렇게 장례를 마쳤는데, 일년 후 장모가 소상을 지내고자 하니 사위가 못 지내게 했다.

과연 이완 대장이 이날 군사를 풀어 소상 지내는 집을 조사하게 했다. 이듬해 대상 때 역시 장모에게 대상을 못 지내게 하니 장모가 슬퍼서, 죽음도 남과 달랐고 소상 대상도 못 지내는 일이 어디 있느냐고 소리쳤다. 이때 역시 대상 지내는 집이 있는지를 조사하던 군사가 이 말을 듣고 이완 대장에게 보고했다. 일이 발각되자 사위는 자진해서 잡혀왔다. 더 이상 이완 대장을 속이는 일은 좋지 않다고 하면서 벌을 받겠다고 했다. 이완은 이 사람의 늠름한 모습을 보고 석방해 포교로 임명했다 이완은 이 사람에게 섬 속의 도적떼를 섬멸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 사람은 이완에게 “내가 보내는 도적을 비밀이 아무도 모르게 처치해 달라.” 하고는 포졸 몇을 데리고 섬으로 왔다. 포졸들은 입구에 두고 혼자 들어가니 도적들은 옛날 아는 사이였으므로, 모두 반갑게 인사했다.

곧 이완 대장의 국가를 위한 큰 사업에 동참할 의사가 있느냐고 묻고, 의견을 들은 다음에 이완에게 소개해 주기로 했다. 그래서 한 사람씩 포졸에게 인솔하게 해 이완에게 보내니, 이완은 아무도 모르게 오는 대로 처치했다. 이렇게 해 모든 섬의 도적을 다 보낸 다음, 마지막으로 “나는 임무가 끝났으니 이완 대장이 죽이려할 것이므로 어디로 떠난다.” 하고, 포졸에게 밀해 이완에게 보고하게 한 다음 어디론가 떠나 버렸다. 보고를 받은 이완은 “이번 일만 끝나면 죽이려 했는데 애석하구나.” 라고 말하고 분하게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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