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와 앉은뱅이

봉사와 앉은뱅이

분류 문학 > 이상적인물형 > 도량(度量)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편집부 ()
• 내용 :
옛날 봉사와 앉은뱅이가 살고 있었는데, 생활이 워낙 어려운지라 둘이 함께 동냥을 나가기로 했다. 봉사는 키가 크지만 눈이 멀었고, 앉은뱅이는 걷지는 못했지만 시력이 좋았다. 그래서 둘은 함께 의논을 해서 봉사는 눈이 좋은 앉은뱅이를 업고, 앉은뱅이는 봉사가 가는 길을 귀에다 알려주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동냥을 하러 나섰는데 길을 가다보니 우물가가 나왔다. 물을 마시던 앉은뱅이는 우물 속 금덩이를 발견했다. 그래서 앉은뱅이는 봉사에게 우물 속에 금덩이가 있으니 어서 꺼내자고 했다. 하지만 봉사는 코웃음을 치며 정말 금덩이라면 사람들이 어째서 가만 두었겠냐며 금덩이일 리가 없다고 했다. 그렇게 한참을 맞네 틀리네 하며 옥신각신 싸우던 두 사람은 이내 배가 고파서 한 집으로 갔다.

밥을 얻어먹으면서도 여전히 두 사람은 금덩이를 놓고 티격태격했다. 이 말을 듣던 집 주인은 급하게 우물가로 달려갔다. 그런데, 우물 속엔 황금은커녕 구렁이 한 마리가 또아리를 틀고 있을 뿐이었다. 화가 나서 집으로 돌아온 주인은 병신들이 사람을 놀린다며 매를 때렸다. 생각할수록 억울한 앉은뱅이는 다시 우물로 갔고, 분명히 황금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제서야 그들은 사람들 눈에는 금덩이가 구렁이로 보인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어찌됐건 저 금덩이를 건져내야한다는 생각에 두 사람은 온갖 지혜를 짜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 사람은 몸이 성치 않고, 한 사람은 앞이 보이질 않으니 우물 속에서 금을 꺼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천신만고 끝내 둘이 합심하여 금덩이를 꺼낸 두 사람은 기쁨도 잠시 금덩이를 어떻게 해야 할 지 걱정이었다. 금덩이를 가지고 다녔다가는 행여 사람들에게 뺏기기 쉬운 일이고, 자칫하면 목숨까지도 잃을 수 있는 일이었다. 그래서 둘은 의논 끝에 절에다 금덩이를 바치고 자신들을 때린 그 집주인이나 벌해 주십사 빌기로 했다. 절에서는 이런 두 사람의 마음을 칭찬하면서 절에서 불공을 잘 드리면 극락왕생할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래서 둘은 절에서 지내며 불공을 드리며 편안하게 지냈다. 하지만 편안한 생활도 잠시 둘은 세상으로 나가고 싶어졌다. 그래서 스님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절을 떠나왔다. 전처럼 봉사를 앉은뱅이를 업고, 앉은뱅이는 길을 알려주었다.

한참을 가다가 그들은 함께 쉬어가는 사람들에게서 지난번 매를 때린 집주인은 손이 썩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시 길을 떠나려는데 갑자기 봉사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이상하네, 어째 눈 속이 꾸물거리네. 내 눈이 뜨이려나봐” 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갑자기 환한 빛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봉사의 눈이 번쩍 뜨였다. 그런데 이번엔 앉은뱅이가 기묘한 비명을 지르더니 일어섰다. 이렇게 해서 두 사람은 보통사람과 다름없이 되었고, 그들은 이 모든 것이 부처님의 은덕이라 여기며 다시 절로 들어가 평생을 부처님께 불공드리며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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