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도령과 꼭두각시

목도령과 꼭두각시

분류 문학 > 이상적인물형 > 도량(度量)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편집부 ()
• 내용 :
옛날에 꼭두각시라는 처녀가 살았는데 마음씨는 착해도 생김새가 볼품없었다. 몸집은 절구통에다 머리는 장구처럼 모가 나고 얼굴은 퉁방울눈에 게딱지코에 주걱턱이었다. 그러니 보는 사람마다 웃거나 혀를 찼다. 꼭두각시는 홀아버지와 단둘이 살았는데 집안 살림이 지지리도 가난하여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그래서 나이 서른이 넘도록 시집을 못 갔다. 그런데 하루는 고개 너머 산 너머 먼 산골에서 웬 사람이 찾아왔다. 그 산골에 목도령이라는 총각이 있는데 꼭두각시에게 장가를 들면 좋겠다고 말을 전했다. 꼭두각시네 아버지는 얼른 그러자고 혼인날만 기다렸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목도령네 집에서는 해가 두 번 바뀌어도 감감 무소식이었다. 그 사이에 꼭두각시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고 꼭두각시는 혼자 목도령을 찾아 길을 떠났다. 가도 가도 목도령네 동네는 나오질 않고 날이 저물어 오두막집에서 묵어가는데, 주인 영감에게 혹시 이 근처에 목도령네 집을 아느냐고 물으니 자기 아들이 목도령이라고 했다. 노인은 살림이 가난하여 장가보낼 밑천을 만들지 못해 혼인날도 못 받았더니 며늘아기가 제 발로 찾아왔으니 이런 경사가 어딨냐고 좋아했다. 조금 있으니까 목도령이 들어오는데 얼굴은 박박 얽은 데다가 팔다리를 제대로 못 쓰는 총각이었다.

그래도 꼭두각시는 가엾은 생각이 먼저 들어 그 다음날로 혼례를 치렀다. 억척같이 일을 하여 논도 사고 밭도 사고 소도 사고 아주 재미나게 살았다. 그런데 꼭두각시가 제법 살림을 일구었다는 소문을 듣고 고을 사또가 가만히 두질 않는 것이었다. 농사 지어놓으면 세금으로 거둬가고, 비석 세운다고 돈 거둬가고 가고, 사또 생일잔치에 쓴다고 소까지 끌고 가 다시 빈털터리가 되어 버렸다. 게다가 목도령의 아버지까지 화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이래가지고는 살 수 없으니 다른 데로 갑시다”해서 두 사람은 동네를 떠나 산 속으로 들어갔다. 높은 산을 여러 번 넘어 산 속 외딴집에서 묵어가는데 머리가 하얀 할머니가 혼자 살고 있었는데, 밤새 그동안 겪은 이야기를 듣더니 생전 처음 보는 파란 나물을 한 줌 주면서 “길 가다가 시장하면 잡수시구려”했다.

그리고 나서 붉은 빛이 도는 물을 조롱박 바가지에 가득 담아주면서 “길 가다가 목마르거든 이걸 드시구려” 했다. 다음날 그걸 받아들고 길을 나서는데 배가고파 나물을 먹으니 힘이 펄펄 솟아났다. 팔다리를 절던 목도령도 성한 몸이 되었다. 그리고 한참 가다가 목이 말라서 조롱박 바가지에 담아준 물을 마셨더니 온몸이 나른해지면서 잠이 들었다. 실컷 자고 나니 몸이 가뿐하고 앞을 보니 언제 생겼는지 모르게 널찍한 풀밭이 펼쳐져 있어 농사짓기에 좋아보였다. 세금 거두어 갈 사람도 없으니 마음 편히 살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둘이서 밭을 가는데 호미 끝에 무엇이 댕그랑거리는데 파보니 오래된 호리병이 나왔다. 혹시 쓸모가 있을까 해서 집으로 가져와 처마 밑에 달아 놓았다.

그리고 며칠 뒤 스님 한 분이 집 앞을 지나가다가 호리병을 보고 깜짝 놀라면서 언젠가 파란 나물과 붉은 빛이 도는 물을 먹지 않았냐고 물었다. 그 할머니가 바로 관음보살이었다. 스님은 나물과 물을 먹은 사람 눈에만 이 호리병이 보이는데 거꾸로 들고 무엇이든지 갖고 싶은 것을 말하라고 했다. 쌀이 있었으면 좋겠네 했더니 쌀이 나오고, 따뜻한 옷 한 벌 있었으면 하니까 옷이 나왔다. 이런 보물을 산 속에서 우리만 쓸 수 없으니 사람 사는 곳으로 가서 함께 쓰자고 둘은 다시 마을로 내려왔다. 병에서 나온 물건을 온 마을 사람들에게 다 나눠주고 온 나라 사람들에게도 나눠줘 가난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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