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갱이꽃-부처님 공덕

고갱이꽃-부처님 공덕

분류 문학 > 이상적인물형 > 도량(度量)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김균태 (2, 45)
• 내용 :
옛날 어느 곳에 가난하여 하루하루 근근이 살아가는 한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가난하여도 부처님에게 의지하며 살아가려고 하였다. 하지만 불공을 올리러 절에 가고 싶지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시주할 것이 없었다. 불공에 때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은 보통 설이나 팔월 추석, 칠월 칠석, 정월 초순 때에 불공을 많이 드렸다. 부자들은 말에 음식을 싣고 가마를 타고 가곤 하였다. 가난한 이 사람은 가을 추수철에 다른 사람들이 추수한 논에 가서 바닥에 떨어진 곡식을 주워 모았다. 벼이삭을 모아서 불공을 올릴 생각이었다. 전부 모으니 쌀 서너 되 정도가 되었다.

절에 가서 불공을 올리려면 부처님에게 올릴 밥을 지어야 했다. 그 밥을 마지라고 한다. 부처님 앞에 세 그릇을 올리는데 한 그릇 크기가 지금의 어지간한 양푼만큼 컸다. 일하는 장정 서너 명이 먹을 양이 한 그릇에 들어갈 정도였다. 이렇게 세 그릇을 부처님 앞에 놓고 중이 축원하며 불공을 올리는 것이었다. 마지 세 그릇이면 쌀 한말을 가져야 하는데 이 사람은 쌀 서너 되 밖에 없기 때문에 난처해하였다. 절에 가서 혼자 불공 올리는 것을 독참(獨參)불공이라 하고 여럿이 같이 불공 올리는 것을 동참(同參)불공이라 한다. 마침 마을 부자들이 말에 음식을 싣고 와서 불공을 올리려 하자 이 사람의 부인이 나서서, “저희가 부처님께 불공을 올리고 싶은데 보시는 바와 같이 가진 것이 없는 형편입니다.

그래도 작년 가을부터 벼 이삭을 모아 쌀 서너 되를 장만하였으니 부탁하건대 댁 불공을 올릴 때 저희 쌀을 같이 넣어서 올려 주었으면 합니다.” 하고 말했다. 그러나 부자는 동참불공을 하면 혹 자신의 복이 줄어들까 싶어 거절하고 혼자 불공하러 가버렸다. 가난한 이 사람은 어찌할 도리가 없어 불공을 하지 못하였다. 어느 날 문 앞에 목탁을 두들기며 염불하는 소리가 들려 내다보니 노승이 와 있었다. 중이 얻으러 다니는 것을 탁발이라고 한다. 또 중들이 음식을 먹는 나무로 된 대접을 바리 혹 바릿대라고 부른다. 노승은 바리를 들고 탁발하러 온 셈이었다. 가난한 사람은 가난해서 드릴 것이 없다고 하면서 작년 가을 부자에게 동참불공을 하려 했다가 거절당한 얘기도 해 주었다. 그러자 스님은 불공은 꼭 절에 가서 올려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며 쌀 조금도 괜찮으니 시주를 하라고 하였다. 스님에 말에 부인이 기뻐 정성껏 쌀을 씻어 밥을 하였다. 그리고 노승을 토방에 들이고 밀대방석을 깔고 앉게 하였다.

가난하지만 정성스런 대접이었다. 밥을 다 짓자 노승은 밥을 한 그릇에 모두 푸고 반찬은 집에 있는 것으로 그냥 가져다 올리라고 하였다. 가난한 부부는 밥을 한 그릇에 푸고 김치 짠지에 고추장, 간장을 가지고 상을 올렸다. 그러자 노승은 불공을 안올리고 갑자기 자기가 밥을 먹기 시작했다. 염불이나 축원 한마디라도 하고 먹으면 그나마 모른다지만 아무 말도 없이 다짜고짜 먹으니 가난한 부부는 기가 막힐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노승은 밥과 반찬을 깨끗하게 전부 먹고 나서는, “아. 불공 참 거룩하게 잘 올렸습니다. 이제 내가 시키는 대로 하십시오. 우선 장독을 깨끗하게 씻고 그 안에 짚을 말아서 깔아 놓으십시오.

그리고 그 위에 부엌에서 김장할 때 쓰는 옹기로 만든 큰 그릇, 즉 장수레를 넣어 놓으십시오.”라고 하였다. 그리고 부지깽이를 가지고 오라고 하며 방안의 그릇을 엎어 놓았다. 부지깽이를 가져다주자 중은 그것으로 엎어놓은 그릇을 땡땡 치면서, “사시공양 올렸더니 고갱이 꽃이 피었네. 사시공양 올렸더니 고갱이 꽃이 피었네. 사시공양 올렸더니 고갱이 꽃이 피었네.”라고 하고는 자기가 하는 대로 따라 하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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