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 심씨

백정 심씨

분류 문학 > 이상적인물형 > 도량(度量)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조선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한국구전 (5187)
• 내용 :
옛날에 백정 심씨가 살고 있었다. 재산도 많고 인물도 잘났는데 하나 백정이라는 직업이 흉이었다. 심씨의 소원은 묘 자리나 하나 명당을 얻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관은 양반인데 상놈이 가서 묘 자리를 잡아달라고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심씨는 이생원이라는 자리를 잘 보기로 유명하지만 가난한 지관에게 고기와 쌀을 몇 말씩 보내며 친분을 쌓았다. 하루는 심씨가 이생원에게 간곡히 명당자리를 하나 잡아달라고 청을 했다. 그러자 이생원은 그동안 받은 것 때문에 못해준다는 말은 못하고 덕을 쌓아야 된다고 했다. 심씨는 재산이 삼천 석 지기였는데 그 중에서 천석을 풀어 빈민을 구제하고 다시 이생원을 찾아가 묏자리를 잡아달라고 했다.

이생원은 그걸로 부족하다고 하여 심씨를 돌려보내 다시 천석을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덕을 베풀었다. 다시 이생원을 찾아갔는데 아직도 안 된다고 하여 마지막 천석 남은 것으로 20여 세대의 종을 불러서 남은 천석을 나눠주며 모두 풀어줬다. 모든 재산을 털어 덕을 베푼 심씨는 이생원을 찾아가서 묏자리를 달라고 했다. 이생원은 그 동한 한 것이 있으니 흔쾌히 명당을 잡아준다고 하고 정 진사 댁 사당 채를 헐고 묘를 쓰면 천하대지라고 일러줬다. 심씨는 삼천 석을 풀어 겨우 받은 명당이 진사 댁 사당 채라 실망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그것은 나라에서도 못할 일인데 재산까지 모두 탕진했으니 심씨가 답답해서 앓아누워 버렸다.

풀어줬던 종들 중 절친한 한명이 명의를 불러도 심씨의 병이 차도가 없자 자초지정 간곡히 물었다. 심씨는 그동안 돈을 풀어 빈민을 구제하고 종들을 면해준 이야기를 모두 했고 마지막 명당자리가 정 진사 댁 사당 채라 어쩔 수 없어 이러고 있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종은 풀어줬던 종들을 모두 불러 참나무 몽둥이를 하나씩 가져오게 하였다. 그리고 심씨에에 그 사당 채를 묘로 쓰게 해줄 테니 함께 가자고 했다. 심씨는 깜짝 놀라 안 된다고 막았지만 고마움을 입은 종들은 막무가내였다. 하는 수 없이 진사 댁 쪽으로 따라 나서던 심씨는 안 되겠다싶어 주막에 들렸다가 가자고 종 들을 붙잡아 놓고, 이렇게 강제로 먼저 할 것이 아니라 자기가 상주로써 사정해 보겠노라고 설득하여 혼자 정 진사 댁으로 갔다.

심씨가 정 진사 댁에 들러 주인을 찾으니 손자가 나왔다. 심씨는 그 손자에게 사당 채를 헐고 묘를 써야겠으니 좀 빌려달라고 사정했다. 그 소리를 들은 손자는 억울하여 할아버지의 방에 들어가 하소연을 했다. 할아버지는 손자를 쓰다듬더니 선조의 유언이 들은 석함을 하나 꺼냈다. 그 석함은 그 집의 어떤 선조가 분한 일이 생기거든 열어보라 던 것이었다. 그 석함안의 유서에는 사당 채를 빌려 달라고 하면 얼른 그렇게 하라고 대답을 해야지 조금이라도 끌고 반대하면 정씨 집안이 씨가 마른다고 쓰여 있었다. 그래서 정 진사 집에서는 유언대로 사당자리를 비켜주었다. 그러자 심씨에게 은혜 입은 종들은 그 사당 채를 묏자리를 쓸 수 있도록 싹 뜯어내고, 심씨는 그 자리에 묘를 쓰게 되었다. 그 이후로 심씨네는 좋은 묏자리 덕분에 가문이 잘 되었고 정 진사 댁 또한 가문이 잘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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