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베이도스의 위치와 자연환경

바베이도스의 위치와 자연환경

가. 지명

바베이도스라는 이름은 에스파냐 어 ‘바르부도스(Barbudos)’에서 유래한 것으로, '수염난 사람들'이라는 의미이다. 이것은 섬에서 자라는 무화과나무의 털 또는 수염이 난 주민들을 보고 명명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유럽 세력이 진출하기 전에는 아라와크 어(Arawak)로 '붉은 땅'을 의미하는 ‘이치로우가나임(Ichirouganaim)’이라고 불렸다.

나. 위치와 면적

바베이도스는 카리브 해와 북대서양 사이의 북위 13°에 위치하며, 카리브 해 도서 지역의 가장 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남아메리카 대륙의 가이아나(Guyana)로부터 북쪽으로 480㎞, 이웃 섬나라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으로부터는 동쪽으로 160㎞ 떨어져 있다. 남북으로 34㎞, 동서로 23㎞인 완두콩 모양의 독립된 단일 섬이며, 전체 면적은 430㎢로 우리나라 제주도 면적의 약 4분의 1 정도 크기이다.

무역풍을 타고 항해할 경우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가장 먼저 도달하는 카리브 지역이기 때문에 17세기 후반 이래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 지역과 동카리브, 남아메리카 지역을 연결하는 주요 거점이 되어 왔다. 해안선의 총연장은 97㎞이다.

다. 지형

소앤틸리스 제도에서 동쪽으로 160㎞ 정도 떨어져 있는 바베이도스는 일반적으로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세인트루시아 등 인근의 소앤틸리스 제도 섬들과 하나의 그룹으로 묶이지만 엄밀히 말해 소앤틸리스 제도에 속하지는 않는다.

바베이도스는 화산 활동을 통해 형성된 소앤틸리스 제도의 섬들과는 지질학적 기원이 다른데, 약 7000만 년 전에 형성된 셰일, 점토, 역암의 퇴적암층이 산호질층과 함께 해수면 위로 융기하면서 생겨났다. 비교적 편평한 산호질 석회암(coralline limestone) 섬으로, 두꺼운 산호층이 최대 90m 두께로 섬을 덮고 있으며, 산지가 적고 식생이 다양하지 않다.

저지대와 낮은 경사의 계단식 평지, 해안선과 나란하게 이어지는 해발 180~240m 정도의 언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섬의 최고봉인 북쪽의 힐러비(Hillaby) 산도 해발 336m에 불과하다. 섬의 토양은 대부분 적색토와 흑색토로 이루어져 있어 매우 비옥하지만, 산사태 등으로 인한 토양 유실과 수확량 감소가 문제되고 있다.

전체 섬 면적의 약 15%를 차지하는 북동부의 스코틀랜드 구역(Scotland District)은 침식으로 인해 산호질층이 제거되면서 생산성이 낮은 진흙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더 이상의 침식이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보존 계획을 수립하였다. 강이나 호수 등은 발달하지 못하였으며, 대부분의 소하천은 스코틀랜드 구역 내에 있다. 세인트필립(St. Philip)의 크레인(Crane) 해변은 세계에서 가장 멋진 해변 10개 중에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라. 기후

열대 해양성 기후이지만, 북동 무역풍의 영향으로 연간 쾌적한 날씨가 이어진다. 북동 무역풍은 12월부터 5월까지의 건기에 탁월하다. 평균 기온은 24~28℃로, 30℃ 위로 올라가는 날이 별로 없으며, 22℃ 밑으로 내려가는 날도 별로 없다. 습도는 연중 71~76% 정도이며, 강우는 주로 우기인 6월부터 11월까지에 집중되는데 계절에 따라 편차가 있다. 연평균 강수량은 1,525㎜이며, 섬 중앙부의 고지대가 1,875㎜, 해안 지대가 1,275㎜ 정도이다. 바베이도스는 카리브 허리케인 구역(Caribbean Hurricane Zone)의 남쪽 끝에 위치하고 있어 큰 피해를 여러 차례 입었다.

소앤틸리스 제도의 무역풍과 허리케인 경로

소앤틸리스 제도의 무역풍과 허리케인 경로 ⓒ 푸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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