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베이도스의 사회와 문화

바베이도스의 사회와 문화

가. 인구

전체 인구는 288,725명(2013년 기준)으로, 인구 밀도가 671.5명/㎢에 이를 정도로 카리브 지역에서 가장 인구 밀도가 높다. 전체 인구의 절반가량은 수도인 브리지타운과 주변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바베이도스 사람들을 ‘바바디언(Barbadian 또는 Bajan)’이라고 부르는데, 아프리카계 흑인이 전체 인구의 93%, 흑인과의 혼혈이 2.6%로 대부분의 주민이 아프리카계 혈통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17~18세기경 카리브 지역에 대규모 사탕수수 플랜테이션이 번성하면서 아프리카에서 이주해 온 흑인 노예의 후손들이다. 이 밖에 백인이 3.2%, 19세기 이후에 흑인 노동력을 대체하기 위해 들어온 인도인이 1% 정도를 차지한다. 1830년대 노예 해방이 이루어질 당시 바베이도스의 흑인 노예는 약 88,000명 정도였는데, 이는 윈드워드 제도 내 타 국가의 전체 노예 수보다 3배나 많은 규모였다. 당시부터 소수의 백인이 상류층이 되어 여러 가지 정책을 결정하고 있는 반면, 흑인은 주로 중하층을 형성하고 있다.

2013년 기준으로 인구 증가율은 0.34%, 기대 수명은 74.45세이다. 20세기 중반까지 높은 인구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과잉 인구 문제가 대두되기도 하였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1970년대까지 실업자들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민을 가면서 인구가 3분의 1가량 줄기도 하였다. 초기에는 주로 영국과 서인도 제도로 이민을 갔지만, 1960년대 영국이 서인도 제도 주민들의 이민을 통제하기 시작하자, 이민 목적지가 미국으로 바뀌었다. 교육은 16세까지 11년간 무상으로 의무 교육이 실시되며, 교육비 지출은 2010년 기준 국내 총생산(GDP)의 7.5%이고, 문맹률은 0.3%이다.

나. 언어 및 종교

언어는 영국 식민지의 영향으로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으며, ‘바잔(Bajan)’이라고 불리는 영어 사투리도 사용된다. 종교는 개신교 신자가 63.4%로 가장 많은데, 종파별로는 영국의 영향으로 성공회 교도가 가장 많고, 오순절파와 감리교가 그 다음을 차지한다. 가톨릭교 신자는 전체 인구의 4.2%이며, 무교 또는 종교가 불확실한 인구가 20.6%를 차지한다. 19세기 이후 종교의 다양성이 크게 증가하였으며, 특히 오순절파의 신도 수도 이 시기에 크게 늘어났다.

다. 이동식 목조 가옥

이동식 목조 가옥(chattel house)은 바베이도스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가옥의 형태이다. 주로 과거 플랜테이션 농장이 있던 지역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주거 형태의 출현은 19세기 초반 노예 해방 이후에도 바베이도스 대부분의 토지는 플랜테이션 농장 소유로 남아 있었고,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해방된 노예들이 주택을 지을 토지를 소유하지 못했던 역사적 배경과 관련이 있다. 1840년에 기존의 노예들이 플랜테이션 농장 경계에 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이 제정되었는데, 이때 농장주들에게 노동자들이 그만둘 경우 짧은 기간의 통보만으로 농장의 토지에서 쫓아낼 수 있는 권리도 동시에 부여하였다. 따라서 가옥들은 트럭에 실어 현재의 장소에서 쉽게 다른 장소로 이동이 가능하도록 바닥에 고정되지 않은 나무 구조로 만들어졌다. 즉, 주택이 부동산(不動産)이 아니라 동산(動産)이라는 뜻의 ‘Chattel’이 된 것이다.

전통적인 형태의 이동식 목조 가옥은 정면에서 볼 때 예외 없이 좌우대칭의 구조를 가지는데, 한가운데 문이 있으며, 양쪽으로 같은 크기의 창문이 있다. 한 면의 길이는 보통 3.5~6m 정도이다. 이동식 목조 가옥은 생활 수준이 향상되면서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일부는 기존 주택에 추가 공간을 연결해 규모를 키우고, 전기와 수도 등 고정 시설을 설치하여 이동이 불가능해지기도 하였다. 관광업이 발달함에 따라 일부는 개조 후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식당 등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라. 럼의 탄생지

당밀이나 사탕수수의 즙을 발효시켜 증류한 술인 럼(Rum)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증류주 중의 하나이다. 럼의 제조법은 브라질에서 전해졌지만, 럼이라는 용어는 1650년경부터 바베이도스에서 처음 사용되었기 때문에 바베이도스가 럼의 탄생지로 알려져 있다. 럼이라는 용어의 어원은 확실하지 않은데, 네덜란드 어, 말레이 어 또는 영어에서 유래하였다는 설이 있다. 럼이 바베이도스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은 17세기 중엽으로, 섬 전체에서 사탕수수가 재배되고 있었기 때문에 사탕수수를 원료로 하는 럼이 만들어진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바베이도스가 진정한 럼의 탄생지로 세계에 알려지게 된 것은 1703년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럼 브랜드인 마운트게이 럼(Mount Gay Rum)이 만들어지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바베이도스의 럼은 이내 대서양을 항해하는 영국 선원들에게 인기를 끌게 되었는데, 그들은 자신들이 대서양을 건넜다는 증거이자, 기념품으로 바베이도스 럼을 이용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바베이도스 럼은 더 저렴한 사탕수수가 생산되는 자메이카 등 카리브 국가들에 밀려 생산량이 감소하였다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다시 명성을 되찾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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