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시아의 위치와 자연환경

세인트루시아의 위치와 자연환경

가. 지명

세인트루시아라는 지명은 그 기원이 명확하지 않다. 최초의 원주민이었던 아라와크 족(Arawak)은 세인트루이스를 이구아나가 사는 곳이라는 뜻의 ‘이우아날라오(Iouanalao)’라고 불렀으며, 1663년에 섬에 거주하던 카리브 인디언들이 이웃한 바베이도스(Barbados)와 교류할 당시에는 ‘헤와노라(Hewanorra)’라고 불렀다. 하지만 역사학자 더글러스 테일러(Douglas Taylor)가 헤와노라는 카리브 어가 아니라 아라와크 어라고 한 점으로 미루어 보면, 실제 이 명칭으로 불렸는지는 불분명하다.

지금의 세인트루시아라는 명칭은 1502년 난파한 프랑스 선원 일행이 섬에 상륙한 데에서 유래했는데, 상륙한 날인 12월 13일의 수호성인의 이름인 ‘Sainte Alousie’를 따서 지었다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설이다. 이것이 조금 변형된 이름인 ‘Sainte Alouzie’이 사용되었다는 사실이 1624년과 1628년의 프랑스 항해 기록에 남아 있다. 하지만 1502년 선원들이 상륙하기 이전에 만들어진 바티칸의 지구의에 섬 이름이 ‘산타루치아(Santa Lucia)’라고 나와 있으며, 1529년에 제작된 에스파냐의 지도에 ‘세인트루지아(Saint Luzia)’로 나와 있다는 점에서 섬의 발견 시기와 지명의 유래에는 여전히 많은 의문이 남아 있다.

여러 가지 명확하지 않은 부분은 있지만, 세인트루시아 주민들은 12월 13일을 국경일로 정하여 기념하고 있다.

나. 위치와 면적

카리브 해와 북대서양 사이의 서경 60°58’, 북위 13°53‘에 위치하며, 도미니카 연방(Commonwealth of Dominica), 마르티니크(Martinique),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Saint Vincent and the Grenadines), 그레나다(Grenada)와 함께 소앤틸리스 제도(Lesser Antilles Islands)의 일부인 윈드워드 제도(Windward Islands)를 이루고 있다. 북쪽으로는 마르티니크, 남쪽으로는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이 위치하고, 바베이도스는 남동쪽으로 175㎞ 떨어져 있다.

전체 면적은 616㎢로, 우리나라 제주도의 3분의 1 정도 크기이며, 윈드워드 제도 내에서 마르티니크, 도미니카 연방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섬이다. 남북으로 43㎞, 동서로 22㎞인 타원형의 단일 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해안선의 총연장은 158㎞이다.

소앤틸리스 제도를 이루는 국가와 섬들

소앤틸리스 제도를 이루는 국가와 섬들 ⓒ 푸른길

다. 지형

윈드워드 제도의 다른 섬과 같이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전형적인 화산섬이다. 지질학적으로 과들루프(Guadeloupe), 마르티니크, 도미니카 연방 등과 함께 소앤틸리스 화산호(火山弧)의 일부에 해당한다. 중앙에는 북에서 남으로 섬을 이등분하는 산악 지형이 형성되어 있으며, 내부에는 높은 봉우리와 열대 우림이 존재한다. 섬의 최고봉은 기미 산(Mount Gimie)으로 해발 959m이다. 기복이 심해 섬 중앙에서 카리브 해로 흘러나가는 여러 소규모 하천이 발달하였으며, 하천 주변의 넓고 비옥한 계곡에서는 바나나 중심의 농업이 이루어진다.

섬의 남서부에 있는 수프리에르(Soufrière)의 남쪽 해안에는 불쑥 솟은 원뿔 형태의 그로스피통(Gros Piton, 798m)과 프티피통(Petit Piton, 743m)이 있는데, 트윈픽스(Twin Peaks) 또는 트윈피통스(Twin Pitons)로 알려진, 카리브 지역에서 매우 유명한 자연 경관이다. 부드러운 모래로 이루어져 있는 해변은 세인트루시아 앵무새와 함께 세인트루시아의 상징(national symbol)이기도 하다.

라. 기후

열대 해양성 기후 지역이지만, 북동 무역풍의 영향으로 연간 쾌적한 날씨가 이어진다. 연평균 기온은 25℃이지만 기온과 강수량이 지형과 고도에 따라 편차가 크다. 해안 지대는 26~32℃, 내륙의 산악 지역은 13℃ 정도이다. 연 강수량은 1,500~1,750㎜ 정도로 풍부하며, 산악 지역에서는 4,000㎜에 이르는 곳도 있다. 6월부터 9월까지는 우기, 2월부터 5월까지는 건기에 해당한다. 카리브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여름 동안 발생하는 허리케인의 피해를 자주 입지만, 주변 국가에 비해서 피해 규모는 크지 않다.

소앤틸리스 제도의 무역풍과 허리케인 경로

소앤틸리스 제도의 무역풍과 허리케인 경로 ⓒ 푸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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