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안의 위치와 자연환경

산후안의 위치와 자연환경

가. 지명

산후안(San Juan)이라는 지명은 섬을 처음 발견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Christopher Columbus)가 세례 요한을 기리는 뜻으로 산후안바우티스타(San Juan Bautista)로 명명한 것에서 유래하였다. 하지만 산후안이라는 이름이 처음부터 도시의 이름으로 사용된 것은 아니다.

원래 산후안은 현재의 푸에르토리코(Puerto Rico) 섬 전체를 가리키는 지명이었으며, 오히려 오늘날 산후안에 해당하는 도시 지역의 이름이 푸에르토리코였다. 이 이름은 1508년 현재의 산후안 구도심보다 훨씬 남쪽에 있는 과이나보(Guaynabo) 지역에 만들어졌던 카파라(Caparra)라는 이름의 초기 정착지가 1521년 현재의 위치로 옮겨오면서 에스파냐 어로 ‘풍요로운 항구’라는 뜻의 푸에르토리코라고 이름을 붙인 것에서 유래하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섬과 도시의 이름이 자주 뒤바뀌어 불리다가 1746년에 공식적으로 섬 이름을 푸에르토리코, 도시 이름을 산후안으로 결정하였다.

나. 위치와 면적

푸에르코리코 섬의 북해안에 대서양을 바라보고 입지해 있다. 남쪽으로는 카과스(Caguas)와 트루히요알토(Trujillo Alto), 서쪽으로는 과이나보, 동쪽으로는 카롤리나(Carolina)와 접하고 있다. 산후안 만(灣)의 북쪽 입구에 돌출해 있는 바위섬인 산후안 섬의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산후안 구도심이 형성되어 있으며, 20세기 도시 공간의 확대에 따라 산후안 섬을 넘어 만 주변과 동쪽과 남쪽 방향으로 도시화가 진행되었다.

현재 산후안 섬과 푸에르토리코 본토는 2개의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도시의 면적은 199.2㎢이며, 이 가운데 육지부의 면적은 123.9㎢이다.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는 핵심 항로 중 하나인 모나(Mona) 해협의 항로에 있기 때문에 전략적 가치가 매우 높아 식민 시대 초기부터 주요 항구로 개발되었다.

다. 지형과 기후

푸에르토리코 섬은 전체적으로 기복이 심한 산악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산후안이 있는 북해안은 좁은 해안 평야가 길게 이어져 있으며, 모래로 이루어진 해변이 발달해 있다. 산후안 만을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되어 있으며, 산후안 만의 동쪽으로는 천연 석호인 콘다도(Condado) 호와 산호세(San José) 호, 로스코로소스(Los Corozos) 호가 있다. 구도심이 있는 산후안 섬이 대서양에 면한 산후안 만 북쪽을 가로막고 있어 만 전체가 훌륭한 자연항을 형성하고 있다. 산후안 남쪽에 있는 그란데데로이사(Grande de Loiza) 강 유역의 카과스 분지는 푸에르토리코 섬 최대의 평야 지대이다.

산후안은 쾨펜의 기후 구분에 따르면 열대 몬순 기후(Am)에 해당하며, 기온의 계절적 차이가 크지 않다. 평균 기온은 27℃ 정도이지만, 습도가 높아 실제로는 더 무덥게 느껴진다.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북동 무역풍의 바람맞이 사면에 해당하여 연평균 강수량이 1,431㎜로 푸에르토리코 남부 지역에 비해 비가 많이 내리는 편이다. 연평균 강우 일수가 198.5일에 달할 정도로 일 년 내내 비교적 일정하게 비가 이어지지만, 짧은 시간 동안 내리기 때문에 일조 시간 역시 연간 3,000시간에 이른다. 1월부터 3월까지는 다른 시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가 적게 내린다.

라. 도시 구조

산후안 도시 구역은 크게 ‘올드 산후안(Old San Juan, 에스파냐 어 Viejo San Juan)’으로 알려진 구도심 지역과 확장 지역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더 크게는 산후안 광역 도시권까지 확대시킬 수 있다. 구도심 지역은 산후안 만의 입구에 있는 산후안 섬 서쪽에 해당하며 에스파냐 식민 시대 초기부터 건설된 요새와 성벽으로 둘러싸인 성채 도시로 그 원형이 현재까지도 잘 보존되어 있다. 성벽 내부 지역은 산후안 시청이 자리하고 있는 중앙 광장을 중심으로 자갈로 포장된 좁은 도로들이 격자형으로 뻗어 있는 식민지형 도시 구조가 잘 나타난다. 도시의 중심에 자리한 시청은 에스파냐의 마드리드 시청을 모델로 해서 1604년 건설을 시작해 1789년에 완성되었으며, 주변에 당시 상류층의 거주지가 형성되었다.

구도심에는 콘다도에서부터 시작하여 동쪽으로 이어지는 오션파크(Ocean Park)와 카롤리나의 이슬라베르데(Isla Verde) 지역이 있는데, 해변을 따라 고급 호텔과 카지노, 대형 건물이 들어서 있는 산후안의 관광 거점이다. 동시에 담장으로 둘러싸인 주거 단지(gated community)가 다수 형성되어 있는 고급 주거 지구가 있다. 반면 콘다도 남쪽의 미라마르(Miramar)와 산투르세(Santurce)는 노동자 계급의 주거 지역으로, 특히 산후안 만에서 산호세 호로 이어지는 산안토니오(San Antonio) 수로 변은 과거에 대규모 판자촌 형태의 빈민가가 형성되었던 지역이다. 더 남쪽의 하토레이(Hato Rey)는 16~17세기 정부 소유의 가축 농장이 있던 지역이었으나, 현재는 산후안의 금융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산후안 광역 도시권의 공식 명칭은 산후안-카과스-과이나보 광역 도시권(Área Estadística Metropolitana de San Juan-Caguas-Guaynabo)이다. 북부 해안의 산후안에서 시작해 과이나보를 거쳐 중부 내륙의 카과스까지 도로를 따라 이어지며, 산후안을 중심으로 대서양에 접한 북부 대서양 연안을 따라 동서로도 도시가 이어져 T자 형태를 이룬다. 산후안 광역 도시권에는 카롤리나, 과이나보, 라스피에드라스(Las Piedras), 토아알타(Toa Alta), 토아바하(Toa Baja), 트루히요알토(Trujillo Alto), 베가바하(Vega Baja) 등 41개 시(Municipio)가 포함되어 푸에르토리코 북동부의 대부분을 아우르는 거대 도시권을 형성하고 있다. 산후안의 교외 지역은 미국 광역 도시권과 유사한 형태로 도로를 따라 주거 지역과 함께 대규모 쇼핑몰, 음식점, 복합 상영 영화관 등이 들어서는 교외화와 스프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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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르토리코 산후안의 1월

푸에르토리코 산후안의 1월 겨울, 오후, 맑음. 출처: 포토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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