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오브스페인의 문화와 스포츠

포트오브스페인의 문화와 스포츠

가. 카리브 흑인 노예의 음악 칼립소

칼립소(Calypso)는 20세기 초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탄생한 카리브 흑인 음악이다. 1930년대 처음으로 사용된 칼립소라는 말의 어원은 ‘누군가를 재촉하거나 경합을 지지한다.’라는 뜻을 지닌 아프리카 에피크 족(Efik)의 언어 ‘ka isu’와 이비비오 족(Ibibio)의 언어 ‘kaa iso’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칼립소는 17세기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던 흑인 노예들의 음악에서 출발했다. 노예들은 칼립소를 사용하여 주인을 조롱하거나 서로 간에 의사소통을 했다. 초기의 칼립소 음악은 ‘그리오(griot)’라고 불리는 서아프리카 시인들에 의해 크리올 어로 불렸다. 칼립소 음악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초이다.

특히, 1920~1930년대 트리니다드 토바고 사람들이 칼립소의 가사를 이용해 독립에 대한 열망을 표현하면서 칼립소는 전성기를 맞이한다. 1950년대에는 해리 벨라폰테(Harry Belafonte)가 자메이카 민요를 칼립소 풍으로 부른 ‘바나나보트송(Banana Boat Song)’이 유명세를 타면서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칼립소의 인기는 1970년대 이후부터 쇠퇴하기 시작하는데, 최근에는 칼립소에 리듬앤블루스를 결합한 소카(soca)나 힙합 음악의 영향을 받은 랍소(rapso)가 인기를 얻고 있다. 칼립소는 총 8행으로 1연마다 4행의 후렴이 붙는 단순한 멜로디 구성을 가지고 있다.

칼립소의 가장 큰 특징은 반복적이고 풍자적인 가사를 들 수 있다. 칼립소는 주로 정치적이거나 시사적인 사건을 다루며, 가사에는 냉소적이거나 중의적인 분위기가 담겨 있다. 칼립소 가수들은 크리올 어, 영어, 프랑스 어 등으로 기존의 음에 새로운 가사를 붙여 즉흥적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칼립소의 반주에는 주로 큰 북이나 흔들어 소리를 내는 마라카스 등이 사용되었으며, 최근에는 스틸 밴드와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

나. 카니발의 상징, 스틸 밴드

스틸 밴드(Steel Band)란, 스틸 팬스(Steel Pans), 스틸 드럼(Steel Drums), 팬스(Pans)라고 불리는 악기의 합주단을 말하며,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카니발과 그 기원을 같이 한다. 18세기 프랑스 플랜테이션 농장주의 사육제를 모방하여 시작된 카니발 행사에서 흑인 노예들은 서아프리카에서 유래한 타악기를 연주했다. 그러나 19세기 노예들의 카니발이 폭동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영국 정부는 아프리카 전통 무술인 스틱 파이팅(Stick Fighting)과 함께 이 타악기의 연주를 금지했다.

이에 처음에는 타악기를 대신해 대나무 막대로 바닥을 두드리는 ‘탐부밤부(Tamboo-Bamboo)’를 연주하는 밴드들이 등장했지만, 점차 프라이팬, 쓰레기통, 가솔린통 등을 두드리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스틸 밴드는 고무로 감싼 스틱을 이용하여 스틸 드럼을 연주한다. 1930년대부터 카니발에서 스틸 밴드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1940년대에는 카니발의 핵심 요소가 되었다. 1951년에는 트리니다드 스틸 퍼커션 오케스트라(Trinidad All Steel Percussion Orchestra)가 영국의 축제에 참석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다. 림보 춤의 탄생지

림보 춤(limbo dance)은 19세기 중엽 이래 트리니다드 섬의 장례 의식에서 기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무용가 줄리아 에드워드(Julia Edwards) 등에 의해 세계적으로 대중화되었다. 림보란, 춤을 추면서 허리를 뒤로 꺾어 낮게 가로놓인 막대 밑을 지나가는 것을 말한다. 막대를 건드리거나 손으로 바닥을 짚으면 실패이다. 여러 명이 함께 춤을 출 때에는 마지막 한 명이 성공할 때까지 막대를 점점 낮추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통적으로 림보 춤에서 가장 낮은 막대와 가장 높은 막대는 각각 죽음과 삶을 상징한다. 카리브 해 흑인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기 때문에 칼립소, 스틸 드럼과 함께 유명해졌다. 림보 춤이 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되면서 오늘날 트리니다드 토바고를 비롯하여 바베이도스, 자메이카, 카리브 해 지역의 중요한 관광 자원이 되고 있다.

라. 노벨 문학상 수상자, 비디아다르 네이폴

트리니다드 토바고로 이주한 인도 브라만 계급의 후손인 비디아다르 네이폴(Vidiadhar Surajprasad Naipaul)은 1932년 포트오브스페인에서 출생했다. 1950년 영국 옥스퍼드대학으로 유학하여 영문학을 전공한 그는 2001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대표적인 제3세계 작가로 부상했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포트오브스페인에서 보낸 어린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포트오브스페인의 거리 이름을 제목으로 삼은 『미겔 스트리트(Miguel Street)』(1959)에서는 포트오브스페인의 식민지적 현실과 좌절을 효과적으로 그려내었다.

마. 스포츠

포트오브스페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크리켓'이다. 퀸즈파크오벌(Queen's Park Oval)은 2만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서인도 제도 최대의 크리켓 경기장으로, 카리브 해 지역에서 국제 경기가 가장 많이 개최되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2007년 크리켓 월드컵이 개최되기도 했다. 이 경기장은 1896년에 건설되었으며, 퀸즈 파크 크리켓 클럽(Queen's Park Cricket Club)이 소유하고 있다. 한편, 해슬리크로포드(Hasely Crawford) 경기장은 축구 시합과 육상 경기가 열리는 국립 경기장이다.

1980년 건설되었고 2001년 트리니다드 토바고 최초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선수의 이름으로 변경되었다. 이 경기장은 27,00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2001년에는 U-17 월드 챔피언십의 결승전이 열리기도 했다. 또한 2010년 U-17 여자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이 우승한 곳이기도 하다. 이 밖에 포트오브스페인에서는 2009년 범아메리카주니어 체육대회(Pan American Junior Athletics Championship)가 개최되기도 했다.

연관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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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그레나다
27. 트리니다드 토바고
28. 푸에르토리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