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패니시타운의 역사

스패니시타운의 역사

가. 에스파냐의 지배

자메이카 섬에는 원주민인 타이노 족(Taino)이 거주한 흔적이 있으나 이는 기원전 500년경의 일이며, 스패니시타운(Spanish Town)을 비롯한 섬의 남부 지역 개척은 에스파냐 인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스패니시타운은 1523년 디에고 콜럼버스(Diego Columbus)가 처음 건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스파냐 인이 자메이카 섬에 최초로 정착지를 마련한 곳은 오늘날의 세인트안스베이(St. Ann's Bay)인 ‘세비야라누에바(Sevilla la Nueva)’였지만, 이후 거주에 더 적합한 섬의 남부 지역으로 근거지를 이동하였다.

스패니시타운은 코브레(Cobre) 강과 가까운 거리에 있어 식수를 구하기 쉬웠을 뿐 아니라, 평야 지역에 자리하였으므로 농업에 유리하였다. 스패니시타운에 현재도 남아 있는 단층의 건물들, 그리고 거리가 아닌 안뜰로 향해 배치된 건물 등은 에스파냐 식민 지배의 흔적이다.

나. 영국의 식민 지배

1655년 리처드 크롬웰(Richard Cromwell)의 파병으로 자메이카의 지배국은 영국으로 바뀌었다. 영국은 ‘비야데라베가(Villa de la Vega)’의 이름을 ‘스패니시타운(Spanish Town)’으로 바꾸고 수도로서의 기능을 약화시켰다. 상당수의 행정적 기능을 스패니시타운보다 더 남쪽 해안에 위치한 포트로열(Port Royal)로 옮기고 수도로 활용하였다. 이후 1692년 일어난 대지진으로 포트로열이 큰 피해를 입음에 따라, 스패니시타운은 수도로서의 역할을 회복하게 되었다.

18세기까지 스패니시타운과 주변 지역에는 로그우드(logwood, 콩과 식물로 염료 및 약재로 쓰임)의 염색 공장, 사탕수수 농장, 방직 공장 등이 건설되었다. 그러나 지진으로 파괴된 포트로열을 대체하기 위해 새롭게 건설된 킹스턴(Kingston)이 항구를 중심으로 급성장하면서 수도 기능의 상당수가 그곳으로 옮겨지기 시작하였다. 그럼에도 19세기 중엽까지 스패니시타운은 여전히 주변 농장주들의 거래 중심지였으며, 경마장, 극장 등을 갖춘 사회적 삶의 중심지였다. 1872년에 킹스턴으로 수도가 옮겨지면서 스패니시타운은 공식적으로 수도의 기능을 잃게 되었다. 더욱이 철도 건설로 인해 킹스턴으로 물류가 집중되면서 스패니시타운의 쇠퇴가 가속화되었다. 바나나를 중심으로 여전히 지역의 경제는 유지되었으나, 1920년대에 이른바 ‘파나마병(Panama desease)’의 확산으로 큰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다.

1962년 자메이카는 카리브 해 영국 식민지 중 최초로 영국 연방의 일원으로서 독립국이 되었다. 스패니시타운은 현재까지 자메이카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경제적·문화적 활동의 중심지로 기능하고 있다.

연관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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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바하마
25. 자메이카
26. 그레나다
27. 트리니다드 토바고
28. 푸에르토리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