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맨 제도의 경제

케이맨 제도의 경제

가. 경제와 산업 구조

공식 화폐는 케이맨 달러(Caymanian dollar)이며, 대부분의 장소에서 미국 달러화도 사용할 수 있다. 환율은 미국 달러에 대해 CI$1당 US$1.20로 고정되어 있다. 2012년 기준 국내 총생산(GDP)은 25억 7000만 달러이며, 1인당 국내 총생산은 43,712달러로 카리브 지역에서 소득 수준이 가장 높다. 2012년 수출액은 1600만 달러로 주요 수출품은 거북 관련 제품이다. 수입액은 7억 5800만 달러로 식품, 공산품, 연료 등 섬에서 소비되는 식량과 소비재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며, 주요 교역 대상국은 미국이다.

케이맨 제도는 20세기 중엽까지 어업과 선박 건조 등 주요 산업이 바다와 관련되어 있는 비교적 단순한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1960년대에 세금 구조를 개편하면서 대표적인 조세 피난처(tax haven)로 알려지게 되었고, 그랜드케이맨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역외 금융업의 중심이 되었다. 직접세가 없고, 비밀 거래를 보장하는 자유로운 은행법 때문에 조세를 회피하기 위해 세계 각지의 기업과 금융 기관에서 설립한 수만 개의 법인이 케이맨 제도에 등록되어 있다.

또한 1970년대부터 정부 주도의 투자를 통해 관광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기반이 구축되면서 관광업은 1970년대 중엽부터 1990년대 초까지 8배나 성장하여 케이맨 제도의 전체 국내 총생산의 70%, 외화 수입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핵심 산업이 되었다. 주로 북아메리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고급 관광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대부분의 관광객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아메리카 관광객이다.

현재 케이맨 제도의 경제는 관광업과 비밀주의를 바탕으로 한 역외 금융업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스위스와 매우 유사한 구조이다. 2012년 기준 실업률은 6.2%이다.

나. ‘조세 천국(tax paradise)’ 케이맨 제도

조세 피난처(tax haven)는 세계적으로 정의가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소득세 또는 법인세가 전혀 없거나, 있더라도 세율이 매우 낮은 지역을 말한다. 보통의 세금 제도는 기업이 국외에서 자회사 등을 현지 법인의 형태로 운영하면서 발생되는 소득에 대해서 모회사가 소재한 나라에서는 과세를 하지 않는다. 따라서 기업들은 소득세가 없거나 세율이 낮은 국가에 페이퍼 컴퍼니(paper company,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 형태의 자회사를 설립하여 소득을 유보함으로써 조세를 회피하기도 하는데, 이런 점에서 해당 지역을 조세 피난처라고 부른다. 유럽 연합(EU)은 이를 다시 과세 수준에 따라 직접세가 전혀 없는 ‘완전 조세 회피지(tax paradise)’, 부분적으로 과세하지만 해외 사업에 대해 감면 혜택을 주는 ‘저세율국(low-tax haven)’, 정상 과세를 하지만 해외 소득에 대해서는 세금을 면제하는 ‘국외 소득 면세국(tax shelter)’, 특별한 경우에 한해 조세 혜택을 주는 ‘특정 소득 면세국(tax resorts)’으로 구분한다.1)

케이맨 제도는 바하마, 버뮤다, 터크스 케이커스 제도, 뉴칼레도니아 등과 함께 완전 조세 회피지의 대표적인 지역으로 법인세, 소득세 등 직접세가 전혀 없다. 케이맨 제도가 조세 피난처로서의 이름을 얻게 된 것은 1960년대 세재 개편 이후부터인데, 특히 1968년 기존의 가장 유명한 조세 피난처였던 바하마에서 사회주의 성향의 대통령이 선출됨에 따라 조세 관련 제도가 바뀌면서 조세 피난처로서의 역할이 본격화되었다.

케이맨 제도는 현재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금융 센터로, 2008년 기준 93,712개의 회사가 등록되어 있으며, 여기에는 10,841개의 뮤추얼 펀드를 비롯하여 수백 개의 은행과 보험 회사가 포함되어 있다. 세계 헤지 펀드의 4분의 3이 케이맨 제도에 등록되어 있기도 하며, 전체 등록 기업의 수신액은 뉴욕 소재 은행 전체 수신액의 4배가 넘는 1조 9000억 달러에 이른다. 2001년에 파산한 미국의 에너지 회사 엔론(Enron)은 881개의 역외 자회사 중 692개, 시티 그룹은 427개의 역외 자회사 중 90개, 폭스의 모기업인 뉴스 코퍼레이션(News Corporation)은 152개의 역외 자회사 중 33개를 케이맨 제도에 설립하였다. 수도인 조지타운의 5층짜리 건물 어글랜드 하우스에는 서류상 1만 8,857개의 회사가 입주해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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