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라소의 경제

퀴라소의 경제

퀴라소의 공식 화폐는 네덜란드령 앤틸리스 지역에서 공통으로 사용하던 네덜란드령 앤틸리스 길더(Netherlands Antilles guilder, 네덜란드 어로 Antilliaanse gulden, NAf)로 화폐 단위는 플로린(florin)이다. 미국 달러화도 대부분의 장소에서 환전 없이 사용할 수 있다. 2010년 네덜란드령 앤틸리스가 공식적으로 해체되면서 퀴라소는 신트마르턴(Sint Maarten)과 함께 2013년 이후부터 카리브 길더(Caribbean guilder)라는 새로운 화폐를 도입하기로 결정하였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2008년 기준 국내 총생산(GDP)은 50억 8000만 달러이며, 구매력을 기준으로 한 1인당 평균 소득은 15,000달러(2004년 기준)이다. 수입액과 수출액의 거의 대부분은 원유 수입과 석유 정제품 수출에 관련된 것으로, 이 밖에 대부분의 식품과 공산품은 수입에 의존한다.

퀴라소는 17세기부터 네덜란드 서인도회사의 노예 무역과 중계 무역의 근거지로 경제가 발달하였지만, 노예 제도가 폐지된 이후 무역 기능이 쇠퇴하면서 현재는 정유 산업과 관광업에 의존하는 경제 구조를 이루고 있다. 정유 산업은 1920년대 빌렘스타트(Willemstad)에서 이어지는 신트안나(Sint Anna) 만 내부의 스호테핫(Schottegat)에 네덜란드와 영국의 합작 석유 회사인 로열더치셸(Royal Dutch Shell) 사가 대규모 정유 시설과 환적 시설을 만들면서 시작되었다. 퀴라소에는 원유가 매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가까운 베네수엘라에서 원유를 가져와 정제한 후 미국으로 수출한다.

네덜란드는 베네수엘라의 마라카이보(Maracaibo) 호에서 원유를 채굴했는데, 이 지역의 수심이 너무 낮아 대형 유조선의 진입이 불가능하였다. 이 때문에 대형 유조선이 접안할 수 있는 훌륭한 천연항을 보유한 퀴라소로 소형 선박을 통해 석유를 운송해 와서 정제 작업과 환적을 거쳤다. 이로써 퀴라소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항만 시설을 갖추게 되었다. 정세가 불안정한 베네수엘라에 비해 네덜란드의 식민지로 안정된 정치 상황을 유지하던 점 역시 퀴라소에 대규모 정유 시설이 들어설 수 있었던 배경이 되었다. 현재는 관련 시설을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 회사인 페데베사(Petróleos de Venezuela, S.A., PDVSA)가 퀴라소의 정유 시설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관광업은 카리브 해 지역의 자연환경과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된 빌렘스타트 도심 등을 바탕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석유 산업의 자동화로 실업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향후 지속적인 경제 성장의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2012년 기준으로 퀴라소에는 연간 43만여 명의 크루즈 관광객과 42만여 명의 체류 관광객이 방문하였는데, 국가별로는 네덜란드 관광객의 비중이 가장 높고, 베네수엘라와 북아메리카 관광객 역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농업의 경우 척박한 토양과 적은 강수량에도 불구하고 네덜란드 식민 통치 기간에 ABC 제도 내에서 유일하게 대규모의 사탕수수 플랜테이션이 발달하였으며, 오늘날에는 이 농장들에서 주로 오렌지를 재배하고 있다. 말린 오렌지 껍질은 퀴라소 리큐어의 원료로 이용된다. 아프리카에서 전해진 알로에도 별도의 관개 시설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건조한 퀴라소의 기후에 적합하여 상당량이 재배되고 있으며, 수출도 이루어진다. 제조업은 경공업을 육성하여 산업 구조를 다양화시키려는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발달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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