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티니크의 역사

마르티니크의 역사

가. 식민 시대 이전

마르티니크는 다른 카리브 섬들과 마찬가지로 4,000~5,000년 전, 즉 토기 시대 이전에 처음으로 베네수엘라에서 트리니다드를 거쳐 이주해 온 주민들이 거주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의 뒤를 이어 기원전 1세기경 남아메리카의 오리노코(Orinoco) 강 유역에서 이주해 온 아라와크 족(Arawak)이 거주하면서 담배와 고구마 등을 재배하였으며, 기원후 900년경부터는 호전적인 카리브(Carib) 인디언들이 거주하였다. 마르티니크가 유럽에 알려지게 된 계기는 1502년 콜럼버스의 제4차 항해를 통해서이다.

나. 식민 시대

유럽 인들의 진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콜럼버스의 발견으로부터 100년 이상이 지난 1635년이었다. 가장 먼저 마르티니크에 진출한 유럽 세력은 피에르 벨랑 데스남뷕(Pierre Belain d'Esnambuc)을 위시한 100명 규모의 프랑스 인들로, 데스남뷕 일행은 생피에르 지역에 정착지와 항구를 건설하였다. 원주민인 카리브 인디언들은 유럽 인이 늘어나는 것을 경계하였고, 1635~1636년에는 유럽 인들을 상대로 전투를 벌였다. 이 전투는 오랫동안 간헐적으로 계속되었고, 1660년에 남아 있던 카리브 인디언들은 모두 섬에서 쫓겨나게 되었다.

초기 정착자들은 1654년 포르투갈에 의해 브라질에서 추방된 네덜란드계 유대 인들의 추천으로 사탕수수를 본격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하였으며, 면화와 카카오 등의 플랜테이션도 시작하였다. 이후 플랜테이션 농장의 노동력을 공급하기 위해 1664년에 세워진 프랑스의 세네갈 회사(Compagnie du Sénégal)를 통해 아프리카의 흑인 노예를 공급받기 시작하였다.

아프리카 노예 무역이 이루어진 도시

아프리카 노예 무역이 이루어진 도시 ⓒ 푸른길

1658년에 프랑스의 국왕 루이 14세(Louis XIV)는 초기 정착자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고 섬을 직접 통치하기 시작하였지만, 1664년에 다시 프랑스 서인도 회사(Compagnie française des Indes occidentales)의 관할로 편입시켰다가 1674년에야 왕실의 관할로 변경하였다.

곧이어 마르티니크는 유럽 열강들의 세력 다툼에 휘말리게 되는데, 1674년 네덜란드의 공격을 시작으로 영국이 1693년과 1759년, 1762년 세 번에 걸쳐 섬을 침공해 점유하게 되었지만, 1763년 파리 조약(Treaty of Paris)에 따라 프랑스에 반환되었다. 하지만 영국의 공격은 이후로도 계속 이어져 1794년부터 1802년까지 영국이 다시 점유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이 기간 동안 영국의 점유는 프랑스 혁명의 혼란에서 마르티니크를 보호하는 방어막 구실을 하였다. 마르티니크는 1814년에 프랑스의 영토로 확정된 이후 계속 프랑스의 영토로 남아 있다.

1789년과 1815년, 1822년에는 플랜테이션 농장의 노예들이 폭동을 일으켰고, 마침내 1848년에 노예 해방 조치가 내려졌다. 이후 플랜테이션 농장주들은 흑인을 대체할 노동력 공급을 위해 인도와 중국의 노동자들을 받아들였다.

다. 근대부터 현대까지

1946년 프랑스가 식민지법을 폐지함에 따라 마르티니크는 프랑스의 지방 행정 구역인 주(département)가 되면서 프랑스와 행정적으로 통합되었다. 제2차 세계 대전 후에는 마르티니크 내에서 독립에 대한 요구가 빗발쳤는데, 작가이자 공산당원이었던 에메 세제르(Aimé Césaire)가 주도하였다.

1956년에 세제르가 마르티니크 진보당(Progressive Party of Martinique)을 결성해 이듬해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마르티니크의 분리 독립은 가시화되는 듯하였다. 그러나 경제 침체로 인해 실업자들은 분리 독립을 반대하였으며, 상당수의 주민이 프랑스로 이주하고 프랑스의 원조가 감소하면서 분리 독립 운동은 자치권을 확대하는 수준에서 그치게 되었다. 이후 프랑스 정부는 마르티니크의 독립을 지원하기 위해 경제의 자립성을 높이려는 조치들을 시행하였으나, 1979년과 1980년에 연이어 허리케인으로 피해를 입으면서 성과를 내지 못하였다. 1983년에 지방(région)이 만들어지고, 프랑스 정부가 지방 정부의 자치권을 확대하고, 재정권 등을 이양하면서 프랑스의 해외 영토라는 지위를 계속 유지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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