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티니크의 위치와 자연환경

마르티니크의 위치와 자연환경

가. 지명의 유래

마르티니크라는 이름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Christopher Columbus)가 섬을 발견할 당시 원주민이었던 카리브 인디언의 언어로 꽃의 섬이라는 뜻을 가진 ‘마디니나(madinina)’라는 단어의 발음을 잘못 옮긴 데에서 유래하였다. 이 이름은 도처에 열대 지역의 꽃들이 흐드러지게 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나. 위치와 면적

소앤틸리스 제도의 중앙 지점인 카리브 해와 북대서양 사이 북위 14°상에 위치하며, 도미니카 연방, 세인트루시아,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그레나다와 함께 소앤틸리스 제도의 일부인 윈드워드 제도(Windward Islands)를 이루고 있다. 가장 가까운 섬은 북쪽의 도미니카 연방으로 25㎞ 떨어져 있으며, 남쪽으로는 세인트루시아가 37㎞ 떨어져 있다. 길이 64㎞, 폭 24㎞의 단일한 섬이며, 면적이 제주도의 3분의 2 정도 크기인 1,128㎢로 윈드워드 제도 내에서 가장 큰 섬이다.

다. 지형

윈드워드 제도의 다른 섬과 마찬가지로 화산 활동을 통해 만들어진 전형적인 화산섬으로, 지질구조상 과들루프, 도미니카 연방, 세인트루시아 등과 함께 소앤틸리스 화산호(弧)의 일부에 해당한다. 섬의 북부는 해발 1,397m의 최고봉인 플레(Pelée) 산을 중심으로 기복이 심한 산악 지형과 짙은 열대 우림이 발달해 있으며, 해안은 가파른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에 비해, 남부 지역은 상대적으로 평탄한 지형이 나타나며, 해변이 발달해 있다. 일부 건조한 지역에서는 선인장류와 발삼나무(balsam), 로그우드(logwood) 등의 사바나 식생이 발견된다.

지표면의 기복이 심해 길이가 짧고, 유역 면적이 좁은 특징을 가진 복잡한 하계망이 형성되어 있다.

라. 기후

열대 해양성 기후이지만, 연간 약 300일간 부는 북동 무역풍의 영향으로 쾌적한 날씨가 이어진다. 연평균 기온은 26℃로 겨울의 최저 기온은 20℃ 정도이며, 여름에는 최고 32℃ 정도까지 올라간다. 12월부터 5월까지가 건기에 해당하며, 6월부터 11월까지가 우기인데, 특히 7월부터 9월 사이에 강우가 집중된다. 강우량은 곳에 따라 편차가 매우 큰 편으로, 해안 지대는 1,000㎜ 정도이며, 고도와 지형에 따라 일부에서는 10,000㎜가 넘기도 한다. 주변 해역은 연중 24℃ 이상의 수온을 유지하기 때문에 각종 해양 스포츠가 활발히 이루어진다.

마. 플레 화산과 생피에르

현재는 주도인 포르드프랑스(Fort-de-France)가 경제와 행정의 중심이지만, 이전에는 섬의 서북 해안에 위치한 생피에르(Saint-Pierre)가 중심이었다. 생피에르는 프랑스 인들이 마르티니크에 처음으로 정착한 지역으로, 농업과 상업이 번성하면서 ‘서인도의 작은 파리’로 불렸다. 하지만 1902년 근대 이후 최악의 자연재해라고 할 수 있는 플레 화산의 폭발로 인해 화산에서 7㎞ 정도 거리에 있던 생피에르는 단 10분 만에 폐허가 되었으며, 3만 명의 주민이 목숨을 잃었다.

플레 화산은 1902년 4월 25일부터 가스와 화산재를 뿜어내기 시작했지만, 당시 당국은 이활동을 단순히 과거의 일반적인 화산 활동과 같은 것으로 판단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불안감을 느낀 일부 주민은 자녀를 섬의 다른 지역으로 피신시켰다. 주민들의 우려를 가라앉히기 위해 마르티니크의 주지사는 자신의 가족을 생피에르로 데려오기까지 하였으나, 얼마 지나지 않은 1902년 5월 8일 오전 8시에 플레 화산은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40배에 이르는 엄청난 위력으로 폭발하면서 가스와 화산재를 뿜어내었다.

이 폭발로 인해 당시 생피에르의 주민 3만 명 중 단 3명만이 살아남았는데, 이 중 한 명은 종신형을 선고받은 죄수로, 무덤처럼 생긴 감옥에 수감되어 화를 피할 수 있었다. 플레 화산의 분출은 이후로도 몇 개월에 걸쳐 이어졌고, 주민들은 1904년에야 화산재 더미 속에서 폐허가 된 생피에르에 다시 정착할 수 있었다. 현재 생피에르는 사탕수수 재배를 중심으로 한 농업과 화산을 활용한 자연 관광을 통해 명성을 되찾고 있다.

엄청난 인명 피해를 입힌 플레 화산으로 인해, 이후 고압의 가스와 다량의 화산 쇄설물을 폭발의 형태로 분출하는 가장 격렬한 방식의 화산 분출 유형을 ‘플레식 분화’로 부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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