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라소의 위치와 자연환경

가. 지명

퀴라소(Curaçao)라는 지명의 정확한 기원은 현재 알려져 있지 않지만, 가장 유력한 설은 에스파냐 인들이 ‘심장’이라는 뜻의 '코라손(Corazon)'이라고 불렀던 것을 당시 유명한 포르투갈 지도 제작자들이 포르투갈 어 방식으로 '쿠라사우(Curaçau)' 또는 '쿠라사오(Curaçao)'로 표기한 데서 유래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퀴라소의 원주민인 아라와크(Arawak) 인디언 언어에서 나왔을 것이라는 주장과, 많은 선원들이 섬에서 치료를 받았기 때문에 에스파냐 어로 ‘치유’라는 뜻의 '쿠라시온(Curacion)'이라고 불렀던 데서 유래하였다는 주장도 있다. 퀴라소의 지역 언어인 파피아멘토(Papiamento 또는 Papiamentu) 어로는 ‘Kòrsou’라고 부른다.

수도인 빌렘스타트(Willemstad)는 17세기 당시 퀴라소의 총독이었던 빌럼 2세(William Ⅱ) 또는 빌럼 3세(William Ⅲ)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지명이다.

나. 위치와 면적

베네수엘라의 북해안에서 56㎞ 정도 떨어진 북위 12°상의 카리브 해 남부에 위치하고 있다. 서북­동남향으로 길게 뻗어 있는 길이 61㎞의 섬이며, 부속 도서로 동남쪽으로 25㎞ 떨어진 무인도인 클레인 퀴라소(Klein Curaçao)를 포함하고 있다. 네덜란드령 앤틸리스(Netherlands Antilles, 네덜란드 어로 Nederlandse Antillen)에서 가장 큰 섬으로, 전체 면적은 우리나라 제주도의 4분의 1 정도 규모인 444㎢이다. 서쪽으로 80㎞ 떨어져 있는 아루바(Aruba)와 동쪽으로 48m 떨어진 보나이러(Bonaire)와 함께 네덜란드령 앤틸리스에 속하였으며, 세 섬의 머리글자를 따서 ABC 제도로 불리기도 한다.

카리브 해 네덜란드령 앤틸리스 제도(ABC 제도) ⓒ 푸른길

다. 지형

퀴라소의 동북 해안은 무역풍을 맞는 곳이어서 해안선이 단조롭다. 반면 서남 해안은 바다가 잔잔하고, 해안선이 복잡한 모습을 띠고 있다. 서북부는 섬의 최고봉인 해발 375m의 신트크리스토펠베르흐(Sint Christofelberg)를 중심으로 언덕이 이어져 있어 상대적으로 고도가 높은 반면, 나머지 지역은 낮고 평탄한 석회암 지대로 이루어져 있다. 수도인 빌렘스타트가 자리한 서남부에는 길이 약 1.6㎞, 폭 90∼300m의 좁은 수로 형태로 이루어진 신트안나(Sint Anna) 만이 있는데, 이 수로의 안쪽에는 거대한 석호(lagoon) 지역인 스호테핫(Schottegat)이 형성되어 있다. 그 규모가 크고 연안선이 복잡한 모양을 띠어 훌륭한 천연항을 형성하고 있으며, 수상 비행기의 정박지로도 이용된다. 남부 해안은 산호 군락이 발달해 있어 다이빙 포인트로 유명하다.

라. 기후

퀴라소는 열대 해양성 기후에 속하지만,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선선하고 건조한 북동 무역풍의 영향으로 더위는 극심하지 않고 계절적 편차가 적다. 연평균 기온은 27℃ 정도이며, 연 강수량이 553㎜에 불과한 반건조 지역이다.

상대적으로 비가 많이 내리는 계절은 10월부터 1월까지이며, 비는 주로 야간에 짧은 소나기 형태로 내린다. 3월부터 6월까지는 월 강수량이 20㎜도 되지 않는다. 하천이 발달하지 못하여 식수와 산업 용수의 공급은 해수 담수화 시설에 의존한다. 카리브 해 지역의 허리케인 이동 경로보다 남쪽에 위치하고 있어 허리케인의 피해는 입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