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제도

선대제도

[ 先貸制度 ]

시대명 조선

직접생산자에게 자본을 미리 대여해주고 그 대가로 생산물을 독점하는 경영의 형태.

농업생산 등에서도 볼 수 있지만 흔히 중세봉건사회 말기 상업자본(제 자본)이 수공업을 지배하는 형식으로 나타난다. 이 경우 상업자본은 수공업자에게 생산에 필요한 자금과 원료를 미리 빌려주고 여기에서 생산되는 상품을 독점해 가격을 조작함으로써 이익을 올린다. 반면 생산자는 미리 자본을 빌려 쓴 까닭에 싼 값에 상품을 넘겨주어야 하므로 상당한 피해를 입게 마련이다. 이는 상업자본이 생산수단 자체를 장악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된 상품의 유통과정을 장악해 이익을 취하는 형식으로 근대적 산업경영과는 거리가 있다.

이러한 생산의 형태는 대자본가가 직접 생산의 과정을 장악하거나, 독립수공업자가 성장해 상업자본가에 대항하면서 이들의 지배에서 벗어남에 따라 차츰 약화되어간다. 우리나라에서도 조선 후기사회에서는 상인(물주)들이 수공업자에게 자본을 선대해주고 생산물을 독점해 이익을 올리는 현상이 꽤 널리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