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음

어음

[ 於音 ]

시대명 조선

일정한 금액을 지정된 날짜에 지급하겠다고 약속하는 유가증권.

조선사회에서 사용되었던 우리나라 고유의 어음은 어험(魚驗) 또는 음표(音票)라고 한다. 시전에서 상품의 인수증을 겸해 사용되었으며 조선 후기에는 개성상인들도 발행했다. 그러나 어음이 본격적으로 유통된 것은 객주들이 발행해 사용한 이후이다. 길이 6~7척, 너비 2~3치 되는 종이에 돈의 액수와 물건의 수량을 적고 발행한 상점의 도장을 찍었다. 중앙에는 「출급(出給)」또는 「출차(出次)」라고 표시했는데, 이는 약속한 금액을 지급하겠다는 의미이다.

어음의 가운데를 지그재그로 잘라서 발행인의 도장이 찍힌 남표(男票)는 채권자에게 주고 다른 한편인 여표(女票)는 채무자가 보관했다. 지급요구가 있으면 두 조각을 맞추어보고 맞으면 약속한 금액을 지급했다. 그러나 뒤에는 어음을 절단하지 않고 그대로 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개항 이후 어음의 유통은 더욱 활발해져 자국 화폐를 조선의 화폐로 교환하는 데 불편을 느낀 일본이나 청국 상인들도 어음을 발행해 사용했다. 1894년 신식화폐제도가 시행된 이후에는 액면금액을 백동화로 표시한 백동화 어음도 발행되어 유통되었다. 이러한 우리나라 고유의 어음제도는 1905년 화폐정리 이후 폐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