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용

조선 후기의 자. 자는 덕보(德保), 호는 담헌(湛軒)·홍지(洪之), 본관은 남양.

감찰, 영천 등의 벼슬을 지냈으나 1783년 벼슬을 그만두고 학문연구에 몰두했다. 서경덕··의 학문에 영향을 받았으며, 학자로 · 등과 친교를 맺어 자연과학 및 정치·군사·경제·교육 등 여러 학문 분야에 걸친 폭넓은 관심을 보였다. 이(理)가 기(氣)를 주재한다는 주장을 부인하고 기일원론(氣一元論)을 계승했으며, 음양오행설·지리도참설 등에 반대했다. 또한 지구가 둥글다는 주장을 인정하고 을 펼쳤으며, 일식과 월식, 밀물과 썰물·비·구름·안개·화산·온천 등 자연현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등 당시로서는 뛰어난 천문학적 식견을 보여주고 있다. 사신의 행렬에 동행해 청의 문물을 관찰했으며, 청에 와 있던 독일 선교사들과의 접촉을 통해 천문학을 비롯한 서양의 과학기술에 대한 지식을 넓혔다. 그러나 천주교에 대한 이해는 깊지 못해 이를 배척했다.

북학파의 선구자로 정치와 경제의 여러 측면에서 혁신을 주장해 사회문제 등에 관한 실학파의 사상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특히 모든 사람에게 공적인 발언권을 주자고 주장했으며, 봉건관리들의 부정을 폭로하고 당파싸움의 해악을 강조하는 한편 봉건적 신분제도의 탈피를 부르짖었다. 또한 8살 이상의 아동을 공부시켜야 하며 그를 위해 각 영까지 학교를 설치할 것을 주장하는 등 교육의 확대에도 관심을 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