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전

상인의 명부인 전안(廛案)에 등록되지 않거나 허가받지 않은 물품을 몰래 팔던 조선사회의 상인, 또는 그러한 상행위.

난전이란 봉건적 상업질서를 어지럽힌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난전은 조선 전기에도 있었으나 그리 커다란 사회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조선 후기에 들어서면서 난전의 활동이 활발해지자 정부는 17세기 초 6의전을 비롯한 시전상인들에게 을 주거나 국가가 직접 나서서 이를 단속하려 했으나 별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18세기 들어 난전의 활동은 더욱 활발해져 일반상인뿐만 아니라 시전들 사이에서도 난전 행위가 나타났으며, 관청이나 권세가에 속해 있는 노비, 군영의 군인, 하급관리까지도 난전에 가담했다.

특히 자본이 풍부한 일부 상인들은 서울로 들어오는 길목에서 생활필수품을 매점하거나 서울 안의 시장에서 물건들을 공공연하게 판매했으며 심지어는 생산지에서부터 물건을 독점하기도 했다. 결국 조선정부는 1791년 이후에는 사실상 난전에 대한 단속을 포기했다. 난전의 번성은 상품화폐경제의 발달과 중세적인 특권상업의 몰락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