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도시 티후아나

국경 도시 티후아나

멕시코 인들은 국경 지대를 라프론테라(la Frontera)라고 부르는데, 이는 기회와 진보가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곳을 의미한다. 이와 달리 미국인들은 술을 마시려는 어린 학생이나 군인들이 놀러 가는 으스스한 관광지가 있는, 먼지바람 부는 도시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티후아나와 샌디에이고 간 국경은 약 24km에 이르며, 두 도시 간의 국경을 넘는 사람의 수는 연간 5,000만여 명에 이른다. 양국 간의 육로상의 국경 통과 지점인 산이시드로(San Ysidro) 출입국소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국경을 넘는 곳이다. 티후아나의 국경을 넘는 인구는 티후아나에 거주하면서 샌디에이고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주를 이루며, 티후아나의 값싼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미국 거주자들도 상당수를 차지한다.

멕시코와 미국 간 국경 도시

멕시코와 미국 간 국경 도시 ⓒ 푸른길

티후아나는 불법으로 국경을 넘으려는 사람들을 밀입국시켜 주고 수수료를 받는 중개인인 ‘코요테(coyote)’가 가장 많이 활동하는 도시로, 멕시코 인 밀입국자의 절반 정도가 티후아나를 통하여 국경을 넘는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는 불법 이민자들이 자발적으로 국경을 넘은 것이 아니라 중개인들이 빈곤한 농촌 지역을 돌며 지원자를 모집한 후, 이들을 가금류 운송 트럭에 실어 국경을 넘었기 때문에 밀입국 알선자를 ‘포예로(pollero: 닭장수)’라고 부르기도 한다.

멕시코의 북부 국경 도시에는 마킬라도라 산업 분야에서의 새로운 구직 기회 등을 찾아 멕시코 중남부의 인구가 지속적으로 유입된다. 멕시코의 북부 국경 도시 중에서 멕시코시티와 미국 남부 주요 도시로의 접근성이 가장 높은 도시는 누에보라레도(Nuevo Laredo)이고, 국경을 넘기 가장 쉬운 도시는 시우다드후아레스(Ciudad Juárez)이다. 그러나 국경을 넘는 인구의 규모는 티후아나가 가장 많다. 그 이유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주요 대도시인 샌디에이고와 접경을 하고 있으며, 자동차로 2시간 안에 로스앤젤레스에 닿을 수 있기 때문이다.

티후아나는 여전히 미국인들에게는 멕시코로 들어가는 초입이며, 마시고 놀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멕시코는 주류를 구입할 수 있는 나이가 18세이기 때문에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 애리조나 주, 네바다 주 등의 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이 국경을 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의 비싼 의료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값싼 멕시코의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미국인들이 티후아나를 방문하고 있다. 국경과 인접한 지역에 치과를 중심으로 사립 의료 기관들이 밀집해 있다.

연관목차

307/1205
3. 멕시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