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우다드후아레스의 사회

시우다드후아레스의 사회

가. 인구 성장

시우다드후아레스의 인구 성장은 20세기 후반에 두드러졌는데, 이는 마킬라도라 산업의 발달과 미국으로의 이주 가능성이 그 배경이었다.

1940~1970년 대부분의 멕시코 도시들이 이촌향도 현상과 함께 인구의 자연 증가로 도시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으나, 시우다드후아레스는 그중에서도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하였다. 1940년 시우다드후아레스의 인구는 55,024명으로, 국경 도시 중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가 되었다. 1970년에는 424,000명으로 10배 가까이 증가하였고, 2000년에는 120만 명을 넘어섰다. 1960년대 멕시코 정부가 국경 프로그램(PRONAF)을 실시하여 주택 및 도시 기반 시설의 정비를 꾀하였지만, 폭발적으로 증가한 인구를 수용하기에는 매우 부족하여, 도시 빈민 지구가 형성되기도 하였다. 최근 시우다드후아레스의 인구 증가 속도가 둔화되고 있는데, 이는 치안의 부재 및 마킬라도라 산업의 축소로 인한 인구 유출이 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나. 쌍둥이 도시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에 위치한 도시들은 1980년대 이후 마킬라도라 산업의 발달로 주목을 받았다.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에는 국경을 마주하고 근거리에 있는 도시가 15쌍 정도 되며, 이러한 국경 도시들을 쌍둥이 도시(twin cities)라고 한다. 쌍둥이 도시란 두 도시의 발생 기원이 같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시우다드후아레스와 엘패소의 경우, 국경선이 형성된 이후에 각기 도시로서 발달하였다는 점에서 다른 국경 도시에 비해 쌍둥이 도시의 성격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쌍둥이 도시는 경제적, 문화적으로 유사성이 높다는 인상을 주지만, 도시학자와 도시지리학자들은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특히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 도시에서 양국이 융화될 것이라는 예상은 이상에 지나지 않으며, 실제로 국경 도시들은 양극화된 커뮤니티에서 출발하여 복잡하고 다양한 문화를 지닌 공간으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 사이의 도시들을 설명할 때 사용되는 쌍둥이 도시라는 용어는 마킬라도라의 성장과 관련이 있다. ‘twin cities’라는 용어는 ‘twin plants’에서 유래했으며, 이 용어는 엘패소에서 발행되는 무역 관련 잡지인 『트윈플랜트 뉴스(Twin Plant News)』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twin plants’는 멕시코 쪽 도시에 마킬라도라 공장이 입지하고, 미국 쪽 도시에 창고와 사무실이 입지하여 생산 과정을 통제하고 생산품을 보관한다는 의미이다. 20세기 말 미국과 멕시코 국경의 쌍둥이 도시 중 티후아나와 시우다드후아레스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여, 멕시코의 10대 도시가 되었다. 멕시코의 도시지리학자인 가르사(Garza)는 두 도시의 성장이 티후아나의 경우는 캘리포니아 주의 샌디에이고, 시우다드후아레스의 경우는 텍사스 주 엘패소의 역외 산업 단지로서의 역할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고, 멕시코의 도시 체계와는 분리되어 나타난 것으로 보았다.

멕시코와 미국 간 국경 도시

멕시코와 미국 간 국경 도시 ⓒ 푸른길

다. 치안

마킬라도라의 수도라 불리는 시우다드후아레스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로 떠올랐다. 1993~2003년에 발생한 여성의 연쇄 살인 사건만 1,000건이 넘었다. 피해 여성은 대부분 마킬라도라 사업체에서 근무하는 젊은 여성들이었으며, 대부분의 사건은 해결되지 않았다.

시우다드후아레스는 위치적 장점 때문에 미국으로 유입되는 마약의 주요 경로이기도 하다. 멕시코의 거대 마약 조직의 근거지로, 마약 조직 간의 싸움뿐 아니라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멕시코 경찰 및 군대와의 충돌로 시가지 내의 폭력 사건이 빈발하였다. 2009년 이후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자, 공포를 느낀 시민들은 국경선 너머 미국의 엘패소로 이주하였기 시작하였다. 이 중에는 전 시우다드후아레스 시장의 가족, 언론인도 포함되어 있으며, 범죄 단체의 위협을 받아 미국 경찰에게 신변 보호를 요청한 이들도 있다.

치안 불안은 일상생활의 위험을 넘어서 시우다드후아레스를 비롯한 멕시코 북부 국경 도시의 경제 전반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쳤다. 불안한 치안은 기업에게 사회적 문제를 넘어 직접적인 비용 증가로 이어졌다. 범죄 집단은 기업에게 일종의 상납금을 요구하였으며, 그에 따른 지출이 매달 4,000~8,000달러에 달하였다. 이에 지친 사업자들은 도시를 떠날 수밖에 없었으며, 2010년까지 시우다드후아레스에서 폐업을 한 기업의 수는 1만 개가 넘었다. 이로 인한 직간접적인 경제적 여파가 도시 전체에 미쳤다. 2010년경 도시를 떠난 사람의 규모가 23만 명에 이르고, 수많은 집이 버려졌다. 치안의 부재는 멕시코 정부가 브라세로 프로그램 종료 이후 50년 가까이 공을 들인 국경 지대의 산업화를 위협하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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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멕시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