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의 위치와 자연환경

멕시코시티의 위치와 자연환경

가. 위치와 면적

멕시코시티는 멕시코의 31개 주와 1개의 연방 직할구(distrito federal) 중 멕시코시티 연방 직할구에 해당되며, 멕시코의 수도이다. 멕시코 주와 이달고(Hidalgo) 주에 걸쳐 연결된 시가지는 멕시코시티 광역 도시권을 이루고 있다. 인구 규모는 멕시코 전체 인구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2천만 명을 훨씬 넘는다. 멕시코 연방 정부 청사가 자리하고 있으며, 16개 구(delegación)로 이루어져 있다. 연방 수도로서 특수한 지위를 지니는 연방 직할구의 인구 규모는 890만 명 정도이다. 인구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행정, 교육 등의 기능이 집중되어 있다.

멕시코시티의 중심 시가지는 14세기 중엽 아스테카(Azteca) 왕국의 수도 테노치티틀란(Tenochtitlan)이 있던 곳이다. 1521년에 에스파냐의 에르난 코르테스(Hernán Cortés)가 목테수마(Moctezuma) 왕을 물리치고 아스테카 왕국을 점령한 이후 1821년까지 누에바에스파냐(Nueva España) 부왕령이었다. 식민 시기에 멕시코시티는 부왕청이 있던 곳으로 누에바에스파냐의 중심지를 넘어 에스파냐 아메리카 식민지의 중심지로서 기능을 하였다. 1821년 멕시코의 독립 이후에는 멕시코 연방 공화국의 수도가 되었다.

나. 지형과 기후

멕시코시티는 멕시코의 중앙 고원(mesa)에 위치하여 평균 해발 고도가 2,240m에 이르며, 전형적인 고산 기후가 나타난다. 멕시코 중남부에는 고원의 거대한 분지(Valle de México)가 있으며, 북위 19°에서 멕시코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화산대가 지나가 도시 주변에 높은 화산들이 솟아 있다. 시가지 남부에는 용암이 굳어서 생긴 지형도 나타난다. 북으로는 해발 고도 3,000m의 파추카(Pachuca) 산이, 북동쪽으로는 시에라마드레 오리엔탈(Sierra Madre Oriental) 산맥의 일부인 치추쿠아틀라(Chichucuatla) 및 테포찬(Tepotzan) 산이, 동쪽과 남동쪽으로는 멕시코 중부 화산대의 일부인 포포카테페틀(Popocatepetl)과 이스탁시우아틀(Iztaccihuatl) 화산이 둘러싸고 있는데, 각각 5,000m를 넘는 높은 산이다.

멕시코의 지형

멕시코의 지형 ⓒ 푸른길

또한 남쪽에 해발 고도 3,952m의 치치나우친(Chchinauchin) 산, 서쪽으로는 몬테바호(Monte Bajo) 산과 몬테알토(Monte Alto) 산 등이 둘러싸고 있다. 멕시코시티는 이러한 산들 사이의 비교적 낮은 지대에 입지해 있다. 산에서 흘러 내려온 물이 멕시코시티가 입지한 분지에서 잘 빠져나가지 못하여, 텍스코코(Texcoco) 호를 비롯한 호수가 발달하였고, 홍수에 취약하다. 멕시코시티 시가지의 상당 부분이 수백 년 전 호수였던 곳을 간척하여 건설한 것이기 때문에 지반 또한 취약하다.

멕시코시티는 북회귀선보다 남쪽에 위치하고 있지만 고지대에 위치하여 연중 기후가 온화한 편이다. 평균 기온이 연간 12~16℃로, 월별 기온의 변화가 적은 편이다. 연강수량은 810㎜ 정도이며, 6~9월에는 한 달에 100㎜ 이상의 비가 내린다.

멕시코시티의 기온과 강수량

다. 환경 문제

멕시코시티는 화산과 호소 간척의 영향으로 토양이 비옥하고, 봉우리가 눈에 덮인 화산으로 둘러싸여 수자원이 풍부하였다. 원주민의 터전으로, 일찍부터 식물의 작물화가 이루어진 곳이며, 에스파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식민 도시이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특성 때문에 오래전부터 많은 인구가 거주하였고, 대도시가 발달하였다. 도시의 발달 과정에서 대기 오염, 용수 부족, 과도한 지하수 개발로 인한 지반 침하 등으로 환경이 심각하게 훼손되었다.

20세기 중엽 이후 멕시코시티의 인구 증가와 시가지 확장은 급속도로 진행되었고, 심각한 대기 오염 문제와 생활용수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이는 멕시코 중부 화산대의 영향으로 멕시코시티와 주변 지역의 하계망 발달이 미약할 뿐만 아니라, 주변의 높은 산지 때문에 대기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까닭도 있다.

대기 오염은 멕시코시티가 고도성장을 이루기 시작한 1960년대 이후 이 도시의 가장 심각한 문제였다. 멕시코시티가 해발 고도 2,240m의 고지대에 있기 때문에 더운 공기가 지표면의 차가운 공기 위에 위치하는 기온 역전 현상이 발생하면서, 지표면 가까이에 각종 대기 오염 물질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쌓이게 되는 것이다. 대기 오염이 가장 심해지는 계절은 겨울로, 따듯한 공기층이 오염 물질들을 가두고 있어서 학생들은 실내에 머무르고, 배기가스 배출률이 높은 자동차들은 운행이 금지되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오염된 공기로 인하여 멕시코시티에서는 심장 질환, 인플루엔자, 폐 관련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게 나타난다.

수자원 문제 또한 멕시코시티가 당면한 매우 심각한 환경 문제이다. 빈센트 폭스(Vincent Fox) 대통령은 재임 시절에 물의 공급과 수질 모두가 국가 안보의 문제이며, 나아가 수도뿐 아니라 국가 전체에 걸친 문제라고 선언하기도 하였다. 예전에는 멕시코 계곡에 얕은 호수가 많이 있었으나, 수 세기에 걸쳐 농경지를 확대함으로써 대부분의 호수는 간척되었다. 이에 따라 지표수가 부족해지자 관정을 뚫어 멕시코 분지의 거대한 지하수를 이용하였다. 오늘날, 멕시코 광역 도시권에서 사용되는 용수의 70% 정도가 지하수이다. 지하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하여 멕시코시티는 약 160㎞ 떨어진 곳에서 물을 끌어오고 있다.

도시 규모가 거대해지고 더 많은 지하수를 개발하면서 지반 침하가 진행되었다. 지난 1세기 동안 멕시코는 약 9m나 가라앉았다. 침하의 정도는 도시 내 지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그로 인한 영향은 전반적으로 비슷하게 나타난다. 건물의 기초가 붕괴되고, 상수도와 하수도의 관이 파열되는 등 매우 우려가 되는 문제이다.

라. 자연재해

1985년에 멕시코시티는 리히터 규모 7.8의 지진을 경험하였다. 5천 명 이상이 사망하고 15만 명 이상이 집을 잃은 멕시코시티 대지진은 이 도시에서 동남쪽으로 300여 킬로미터 떨어진 태평양 연안의 아카풀코(Acapulco) 앞바다가 진앙지였다. 멕시코시티는 약지진대에 속하나, 호소 간척으로 형성된 지반이 마치 젤리와 같고 오랜 기간 지속된 지하수 개발로 지하 공동화(空洞化)되어 피해가 매우 심각하였다. 당시 강도 8.1의 지진이 일어난 이후 24시간 동안 76번의 여진이 기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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