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룡이 된 문무대왕과 만파식적

호국룡이 된 문무대왕과 만파식적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호국설화

• 주제 : 호국
• 국가 : 한국
• 시대 : 신라
• 지역 : 경상도
• 참고문헌 : 삼국유사

신라 30대 문무왕 법민은 나라를 다스리기를 21년이 되는 영음2년 신사년에 죽었는데 그의 유언에 따라 동해 가운데 큰 바위 위에서 장사지냈다.
그 이유는 왕이 죽어 나라를 지키는 용이 되고 싶다고 살아있을 때 항상 그렇게 말을 했기 때문이라 한다. 왕의 생각은 다음과 같았다.
왕이 평상시에 항상 지의법사에게 말하기를
「내가 죽으면 나라를 보호하는 큰 용이 되어 불교를 숭상하고 받들어서 우리나라를 수호하려는 것이오.」
라고 했었는데 이때 법사가 말하기를
「용이란 짐승의 응보인데 어떻게 용이 되신다는 말입니까?」
하였다.
다시 왕이 말하기를
「내가 세상의 영화를 싫어한 지 오래이니, 만일 추한 응보로 짐승이 된다면 참으로 내 뜻에 맞는 것이오.」라고 했다. (삼국유사 권2, 문무향 법민)
31대 신문대왕은 문무왕을 위해 감은사(感恩寺)를 동해가에 세웠다.
그 이듬해 5월 동쪽 바다에서 조그마한 산이 나타나 감은사를 향해 물결을 따라 왔다갔다한다는 보고가 있었다. 왕은 이를 이상히 여겨 일관에게 점을 치게 했다.
일관이 말하기를
「선왕(문무왕)께서 지금 바다의 용이 되어 삼한을 지키고 계시며 또 김유신공도 33천의 한 아들로서 지금 대신이 되어. 이 두 성인이 덕을 함께하여 이 성을 지킬 보물을 주려고 하오니 만일 패하께서 바닷가로 가시면 반드시 값비싼 큰 보물을 얻을 것입니다.」
라고 했다.
왕은 기뻐하여 해변으로 나가자 과연 산이 있었다.
급히 사람을 보내어 살펴보게 했더니 산의 모양이 마치 거북이의 머리와 같고 그 위에는 한 그루 대나무가 서 있었는데 낮에는 둘로 갈라졌다가 밤이면 하나로 합치는 것이었다.
그때 왕은 감은사에 머물렀다.
그 다음날 5월 8일 오시(午時)에 대나무가 다시 합하여 하나가 되더니 천지가 진동하고 바람과 비가 심해서 8일 동안 어두웠다가 그 달 16일에야 바람도 개고 물결이 평탄해졌다.
왕이 배로 그 산에 가자 용이 나타나 검은 옥대를 바쳤다.
왕은
「이 산이 대나무와 함께 갈라지기도 하고 합쳐지기도 하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하고 묻자 용이 대답하기를
「이것은 비유컨대 한쪽 손바닥을 치면 소리가 없고 두 손이 서로 마주치면 소리가 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 대나무도 합쳐져야만 소리가 나니 성왕께서 소리로 천하를 다스릴 징조입니다.
대왕께서 이 대나무를 가지고 피리를 만들어 불면 천하가 화평해질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대왕의 아버님께서 바닷속의 큰 용이 되셨고, 유신은 다시 천신이 되어 두 성인이 마음을 같이하여 이런 값비싼 보물을 보내시어 나로 하여금 바치게 한 것입니다.」
라고 했다.
왕은 굉장히 기뻐하며 오색 비단과 금과 옥을 주고서 사람을 시켜 대나무를 베어가지고 배를 타고 바다에서 나왔다.
이때 갑자기 산과 용도 모두 함께 사라지고 말았다.
여기에서 받은 옥대의 여러 장식들은 진짜 용이 있기 때문에 어느 한쪽을 태자가 떼어서 물에 담그어 본즉, 곧 그것이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 한다.
이 대나무로 피리를 만들어 불면 적병이 물러가며 질병이 낫고 또 가뭄 때는 비가 내리며, 장마 때에는 비가 그치며, 바람이 자고파도가 가라앉게 되는 이상한 힘이 그 속에 있었다.
그리하여 이 피리의 이름은 만파식적(萬波息笛)이라 하고 국가의 보물로서 소중히 했다고 한다.

<삼국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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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5/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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