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의 그림자에 빠져 죽은 사람

자기의 그림자에 빠져 죽은 사람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우지설화

• 주제 : 우지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대위덕타라니경

석존께서 사밧티국의 기원정사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어느 곳에 한 어리석은 사나이가 있었다.
어느 날 이 사나이는 큰 연못가에 서서 우두커니 연못을 들여다보고 있었는데, 연못에 거꾸로 비친 자기의 그림자를 보고 깜짝 놀라며 양손을 번쩍 쳐들고,
『살려 주오.』
하고 외치며 달리기 시작하였다.
이 사람의 황급한 소리를 들은 여러 사람들은 연못가로 달려와서,
『웬일이야, 무슨 일이 생겼어?』
하고 제각기 물었더니 그 사나이는,
『여러분 나는 지금 연못 속으로 거꾸로 떨어져서 죽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사람은 저으기 놀랬다.
『네가 연못에 빠졌다고? 너는 지금 여기에 이렇게 버젓이 서 있지 않느냐?』
그 사나이는 사람들을 향하여 외쳤다.
『당신들은 아무 것도 모르고 있는 것이다. 나를 따라오시오. 내가 지금 연못에 빠져서 죽고 있는 것을 보여 주지요.』
『뭐라고? 죽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고? 그래 어디 구경 좀 하자.』
사람들은 그의 뒤를 따라 갔다.
연못가에 서서 물 속을 들여다 본 그는 물 속을 보며 양손을 들고 사람들에게 외쳤다.
『그것 보시오. 당신들은 내가 연못에 빠져서 죽어있는 것을 보았지요!』
사람들은 그 사람에게 말했다.
『너는 정말 바보로구나! 저것은 너의 그림자가 아니냐, 너는 지금 연못가에 서 있지 않느냐? 너 뿐만 이 아니다. 우리들의 그림자도 이렇게 물 속에 비치고 있지 않느냐 말이다.』
이 말을 들은 그 사나이는 또 소릴 질렀다.
『당신들이야말로 큰 바보다. 나 혼자만의 재난이 아니다. 당신들은 모두 연못 속에 빠져있는 것이다.』
그는 자기의 가슴을 치며 큰 소리로 외치며 마을 쪽으로 뛰어가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말했다.
『나하고 많은 사람들이 지금 연못에 빠져서 죽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빨리 가서 구해주십시오. 우리들 은 당신의 은혜를 죽을 때까지 잊지 않겠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너는 물 속에서 죽어가고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 이렇게 땅에 서 있으니 말이다.』
그 사나이는 답답하다는 듯이 이렇게 말했다.
『참 당신네들은 딱한 사람들이다. 나와 함께 갑시다. 실지 현장을 보면 알 것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생각하였다.
『이 사람은 아주 돌았는걸. 그러나 이 사람 말대로 연못으로 가서 그가 말하는 실지 현장이라는 것을 구경해 보자.』
하고 마을 사람들은 그 사나이를 따라서 연못가로 갔다. 연못가에서는 여러 사람이 모여서 이 사나이의 어리석음을 비웃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에게 말했다.
『아무도 물에 빠진 사람이 없지 않느냐?』
그 사나이는 연못가의 사람들을 한 번 보고 물 속의 그림자를 손으로 가리키며 마을 사람들에게 말했다.
『당신들은 참 바보로군요. 이것 보시오. 이렇게 물에 빠져있지 않아요!』
『너야말로 바보다. 저것은 그림자다. 실제의 몸이 아니다. 어째서 그것을 모르느냐 말이다!』
그러나 그 사나이는 어디까지나 자기가 물에 빠져있다고 믿어서 그 때문에 마침내는 절명하고 말았다고 한다. 세상에는 참으로 가엾고 어리석은 사람도 있는가 보다.

<大威德陀羅尼經 第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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