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원한

여자의 원한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우지설화

• 주제 : 우지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생경 제1

석존께서 사위국의 기원정사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하실 때의 일이다.
파세나디왕이 석가모니와 불제자들에게 공양을 드리고 싶다고 초대했으므로, 기원정사를 나오신 석가모니께서는 조용히 대중을 거느리고 사위국왕의 궁전으로 향하시었다.
그 때, 한 여승이 길가에서 석가모니의 옷소매에 매달려 애원하였다.
『부처님, 당신은 저의 남편입니다. 이렇게 당신의 씨를 배고 있는데도 조금도 돌보아 주시지를 않고 의식도 대어주지를 않아 고생하고 있습니다. 제발 아내인 저를 사랑해 주십시오.』
보니까, 이 여승은 오늘내일 하는 커다란 배를 내밀고, 숨이 찬 듯이 씩씩거리면서 석가모니께 바싹 다가들었다.
모시고 가던 대중의 놀라움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부처는 三계의 주존(主尊)이다. 그 마음은 마니구슬같이 맑고 그 지혜는 해와 달처럼 밝으며, 현재는 말할 것도 없고, 과거에도, 미래에도 석가모니보다 나은 이는 없다.
이 맑고 깨끗하고 덕이 높은 석가모니께서 여승에게 임신을 시킨다는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여승은 또한 석가모니의 제자의 한 사람이면서 어떻게 석가모니께 이런 욕을 보이려 하는 것일까? 하고, 일동은 그저 얼굴을 마주보고 아연해할 뿐이었다.
석가모니께서는 대중의 심중을 살피어 그 의혹을 풀어 주려고 멀리 하늘 한 쪽을 쳐다보시었다. 제석천은 석가모니의 뜻을 알고 곧 작은 쥐로 둔갑을 하여, 그 여승의 곁으로 뛰어갔다. 보니까, 여승의 옷자락으로부터 큰 나무토막 하나가 굴러 나오더니, 지금까지 뚱뚱하던 배는 갑자기 홀쭉해져 버렸다. 쥐가 나무토막에 매어놓은 새끼를 갉아 끊어 버렸기 때문이다.
대중은 여승의 간계를 알고 그 죄를 미워하였다. 국왕도 대노하여,
『집을 버리고 업을 멀리하여 불제자가 되었으면서, 여래의 무상의 공덕을 기리지는 못할 망정 도리어 대 성인을 비방하려하니 괘씸한 여승이로다. 땅을 파고 이 여승을 거꾸로 묻어 버려라.』
하고 엄명하였다.
석가모니께서는 그것을 말리면서 왕과 대중에게 이르셨다.
『결코 혹독하게 이 여인을 죄 주어서는 안 된다. 이것도 부처의 숙죄(宿罪)의 소치이며 이 여인 한 사람의 죄가 아니다.』
하고,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시었다.
과거세에 한 상인이 숱한 훌륭한 진주를 가지고 있었다. 한 여자가 전부터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과 같은 큰 진주를 사려고 하는데 난데없이 한 사나이가 나타나 그 큰 진주를 갑절의 값을 주고 사버렸다.
여자는 모처럼 바라던 큰 진주를 못 가지게 되었으므로, 원망스러워 하면서 그 큰 진주를 양보해 달라고 청했으나 그 사나이는 그것을 거절하였다.
여러 번 청했으나 끝내 승낙하지 아니하였다. 그래서 이 여자는 이렇게 맹세하였다.
『이렇게까지 부탁하는데도 들어주지 않고 나에게 창피를 준다. 두고두고 이 원한을 칮지 않고 있다가 원수를 꼭 갚아야지.』
이 원한을 품은 여인은 지금의 이 여인이며 진주를 산 사나이는 바로 이 몸이다.

<生經 第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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