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통일을 향한 조탑불사

삼국통일을 향한 조탑불사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호국설화

• 주제 : 호국
• 국가 : 한국
• 시대 : 신라
• 지역 : 경상도
• 참고문헌 : 삼국유사

자장(慈藏)율사는 불교의 원력으로써 신라로 하여금 3국통일의 기반을 닦게 한 고승이었다.
그는 중국에서 구법(求法)하다가 선덕여왕의 부름을 받아 귀국하였으니, 이때 신라는 백제와 고구려의 압력을 받아 나라는 위급하였으며 따라서 민심은 불안하기 이를데 없었다.
이때 왕은 난국을 타개하고 나라를 크게 떨치게 하기 위해서는 자장율사의 도움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가 귀국 하여는 분황사(芬皇寺)에 주석하면서 대승론을 강설하고 황룡사(皇龍寺)에서는 대승보살 계론을 강술하면서 호법(護注)을 기도하고 국태민안하기를 아울러 기원하였다.
이리하여 그는 대국통(大國統)이라는 높은 벼슬에 올랐으며 이때 그는 황룡사「9층석탑」의 역사를 서둘렀으니,
이 대불사를 위해 나라 안의 온갖 힘과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이 불사에 집중되었다.
하루는 자장율사가 중국에 유학가 있을 때 태화지(太和地) 근방을 지나치고 있었는데 홀연히 한 신인(神人)이 나타나
「그대는 어째서 여기 왔느냐.」
하고 물었다. 자장은
「보리를 구하기 위해서다.」
라고 대답하였다.
신인이 다시 묻되
「너희 나라에 어떠한 곤란이 있느냐.」
하므로 자장은 대답하되
「우리나라는 북으로 말갈에 연해 있고 남으로 왜인에 접해 있으며, 또 고구려·백제의 2국이 이 변경을 차례로 침범 하는 등 나라를 침략함이 끊일 새 없으니 이것이 백성들을 괴롭히는 곤란한 일이다.」
라고 하였다. 신인 이르되
「지금 너희 나라는 여자를 임금으로 삼아 덕은 있으되 위엄이 없는지라. 인국(隣國)이 도모하려는 것이니 빨리 본국으로 돌아가라.」
고 하였다.
자장은
「본국으로 가서 무엇을 어떻게 하면 이(利) 가 되겠느냐.」
하고 다시 물었다.
이때 신인이 이르되
「황룡사 호법룡(護法龍)은 곧 나의 장자(長子)로 인도왕의 명을 받아 그 절을 보호하고 있으니 본국에 돌아가 그 절에 9층탑을 이룩할 일이다. 그러면 태평할 것이다. 탑을 세운 후에 팔관회(八關會)를 베풀어 죄인을 사(赦)하면 외적이 침해하지 못할 것이다.」
고 말한 뒤에 흘연히 사라졌다고 한다.
자장율사는 귀국한 뒤에 선덕여왕에게 말하여 황룡사 9층석탑을 짓게 하였다.
9층으로 짓게 한 것은 그 1층은 일본, 2층은 중화, 3층은 오월(吳越, 지금의 인도지나).4충은 탁라(托羅), 5충은 응유(鷹遊), 6층은 말갈, 7층은 단국(丹國), 8층은 여적(女狄), 9층은 예맥을 이름이니, 이러한9개국으로 하여금 신라에 예속되기를 기원해서였다.
황룡사 9층탑은 이와 같이 신라인의 웅대한 기상과 호국안민하는 높은 뜻이 담겨져 있다.
더구나 그 규모와 구조는 장대하여 철반(鐵盤) 이상의 높이가 42자(尺)라 하였다.
신라에서는 3보의 하나로 삼아 귀중하게 여겼으며 이로써 3국통일의 정신적 기틀을 닦았던 것이다.
한 시대의 선업(善業)은 그 당대에 이로울 뿐만 아니라 길이 후대에 이르기까지 선보(善報)로써 나타난다는 것을 황룡사 9층석탑의 불사가 소명하게 말해주고 있다.
그런데 자장율사는 진골(眞骨)인 김무림(金茂林)의 아들이니, 그가 태어난 과정도 그렇지만 자장이 뒷날 많은 사람들의 추앙을 받고 동량지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일찍이 그의 부모가 관세음보살께 일심으로 예배 공양하였기 때문이다.
늙도록 자식이 없었던 이들 부부는 3보께 귀의하고 관세음보살 탱화 일천벌을 조성해서 친수관세음보살께 기원하되
「관세음보살님이시여, 만일 아들을 낳게 점지해 주시오면, 그 아들을 출가시켜 불법의 동량이 되게 하겠나이다.」
라고 발원하였다.
어느 날 부인의 꿈에 큰 별이 떨어져 품안으로 드는 것이였다.
이로부터 잉태하여 남자를 낳으니, 마침 그날이 4월 초파일인 부처님 오신 날과 같았으므로 아들의 이름을 선종랑(善宗郎)이라 하였다.
선종랑은 어려서 부모를 여의게 되자 세상을 달관하고 처자를 남겨둔 채 출가하여 불문(佛門)에 드니,
그는 산중에서 고골관(梏骨觀, 白骨觀)을 닦기에 여념이 없었다.
온갖 나태심을 경계하기 위하여 공부하는 방안에 가시넝쿨을 둘러치고 머리를 풀어 들보에 매고 알몸으로 가시넝쿨 속에 앉아 조금만 움직여도 가시에 짤리도록 경각심을 일깨우며 용맹정진 했으니 그가 바로 자장율사다.
그의 부모가 신심(信心)이 각별했으며 그 발원함이 지극했고 또 스스로 불법에 정진하였던 그러한 원력으로써 신라로 하여금 3국 통일을 가능케 하는 대위업을 향한 정신적 기틀을 자장율사에 의해 주도하였던 것이 아닐까.
관음경에 보면
「만약 어떤 여자가 있어서 남자를 얻고자, 관세음보살께 예배하고 공양하면 문득복덕이 있고 지혜가 있는 아들을 낳을 것이다.」
라고 하였다.
누구든지 지성으로 관세음보살을 예배공양하면 소구소망이 이루어지며 또 그 공덕은 현세보(現世報)로 나타나고 내세보(來世報)로써 현현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진리를 자장율사레의 예에서 짚을 수가 있다.

<삼국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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