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동자

무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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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 : 보은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무언동자경

석존께서 마카다국의 영취산에서 제자들에게 설법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마카다국에 사자장군(獅子將軍)이라는 별명을 가진 호걸(豪傑)이 있었다.
그의 첫째 부인이 임신(姙娠)을 하였는데 해산(解産)하기 전 어느 날 태아(胎兒)를 향하여 갑자기 하늘에서 큰 소리가 들려왔다.
『너는 올바른 불도의 마음을 가지고 경전(經典)을 마음에 새길 것이며, 세속적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 올바른 처세(處世)를 할 것이며, 말을 삼가고 속된 일을 버리고 정의(正義)에 살고 번지르르 한 말로 꾸민 이야기를 해서는 아니 된다.』
어머니의 뱃속에서 하늘의 소리를 들은 태아는 그후 몇 일이 지나서 세상에 태어났다. 그러나 이 동자(童子)는 태어날 때 울지도 않았고, 갓난아이 같은 용모(容貌)도 하고 있지 않았다.
그러므로 부모는 불구자(不具者)는 아닌가 하고 매우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일주일쯤 지난 후부터는 그 얼굴과 몸매가 온화하고, 기쁨에 찬 형상이 되어서 아주 귀여운 아이가 되었다. 통통하고 혈기(血氣)가 좋은 옥동자(玉童子)가 된 것이다.
어느 날 사자장군의 친구가 놀러 왔다가, 이 아기의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 보고 있다가 장군 부부에게 거침없이 말을 했다.
『장군, 이 아이는 벙어리로군, 울지도 않고, 소리도 안 내는데, 병신 자식을 길러서 무슨 소용이 있나?』
아무리 친한 사이였지만, 자기의 자식을 벙어리다. 양육할 보람이 없다는 등 기분 나쁜 말을 들으니 화가 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하긴 울지도 않고, 소리도 안내니 벙어리인지도……그러나 모르네. 부모로서는 귀여운 자식일세. 기르는 보람이 있고 없고 간에 우리로서는 키워야 할 의무가 있지. 부모의 욕심일지는 모르나 우리 생각으로는 이 아이의 용모로 봐서 범인은 아닐상 싶으이, 어쨌든 길러보고 할 말일세.』
하고 언짢은 낯으로 장군은 말했다.
불구자이건 아니건 이름을 지어야겠으므로, 부모는 어떤 고승(高僧)을 찾아가서, 이름을 지어달라고 부탁했다.
그 스님은 그 아이가 벙어리인 것을 생각해서 깊이 생각도 안하고 무언(無言)이라고 이름을 지어 주었다. 부모의 따뜻한 사랑을 받아가며, 무언은 한 마디 말도 안하고 어느덧 여덟살이 되었다.
비록 말은 한 마디도 안 했지만 무언의 얼굴 모습은 더욱 단정하고, 부드럽고 감히 범할 수 없는 위엄도 있어서 무언을 대하게 되면 어린 아이지만, 어른도 웬지 그 풍격(風格)에 눌리는감 마져 드는 것이였다. 어느 날, 무언은 부모, 천척, 친구들과 함께 영추산에 계신 석존님에게 가서 석존의 발에 예배하였다. 석존의 좌우에는 훌륭한 보살님들이 엄숙히 자리잡고 있었다.
엄숙하고 장엄한 분위기(雰圍氣)는 무언으로 하여금 법열(法悅)을 느끼고 불심을 불러 일으키게 하였다. 무언의 일행을 본 사리붓타는 석존님께 여쭈어 보았다.
『세존님, 이 무언동자는 용모가 단정하고, 그 풍모에서 광채가 나고 있는데 전세의 어떤 악업의 응보가 있어서 말을 못하는 것입니까?』
『그렇게 무언을 경멸하지 말아라. 무언은 보살이다. 무언동자는 전세에서 많은 공덕을 쌓고, 여러 부처님을 공양한 훌륭한 사람이다.
동자가 세상에 태어나려고 할 때, 하늘에서 동자에게 이르기를 올바른 불도의 마음을 가지고 경전을 마음에 새기며, 세속적인 말을 함부로 하지 말라는 계시(啓示)를 받았던 것이다. 동자는 이러한 계율을 굳게 지키며 지금까지도 일언반구(一言半句)가 없는 것이다.
이미 여덟 살이 되었지만, 그 계율을 굳게 지키려는 일념(一念)이 말을 하지 않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곧 때가 오면 자연히 입을 열어 교법을 가지고 세상 사람들을 지도할 것이다.』
하고 석존은 무언의 과거와 장래에 대하여 설명을 하시었다.
그런데 석존의 말씀이 끝나자마자, 고요를 깨뜨리고 갑자기 대지가 진동하여 대 음성(大音聞)이 하늘에 퍼지고 아름다운 음악소리가 들려 왔다.
이렇게 신기한 현상이 나타나니까 무언은 땅에서 마흔 아홉자(尺)나 하늘로 높이 뛰어 올라 갔다. 그리고 무언동자는 보살들과 함께 이구 동성으로 석존의 덕을 칭송하는 것이었다.
八년 동안, 말 한 마디 안하고 하늘의 계율을 굳게 지키고 있던 동자가 비로소 소리를 내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놀라움을 이기지 못하였다.
석존 앞에서 처음으로 말을 하기 시작한 무언동자는 그 후, 석존의 가르침을 따라서 수행을 하였으며, 석존이 말씀하신대로 보살이 되었다고 한다.

<無言童子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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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3/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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