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찬대사의 입탈

승찬대사의 입탈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자재설화

• 주제 : 자재
• 국가 : 중국
• 시대 : 수나라
• 참고문헌 : 고승전

3조 승찬대사는 2조 혜가(慧可)의 제자이다.
어려서부터 불치병이 들어 고통하고 있다가 2조 혜가대사가 인도의 달마대사로부터 팔을 끊어 바치고 도를 얻었다는 말을 듣고 찾아갔다.
2조가 물었다.
「어디서 무엇하러 왔는고?」
「숙세의 죄업으로 불치병(不治病)에 걸려있습니다. 법으로써 이 목숨을 구해주시옵소서.」
「그래, 그렇다면 그 죄업을 이리 가져오너라. 그리하면 내가 그대의 죄업을 손멸시켜 주리라.」
3조가 이 말을 듣고 죄를 찾기 위해 온몸을 뒤져 보았으나 마침내 찾을 수 없었다.
「죄를 찾으려 하여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이미 그대의 죄를 다 없애 주었노라.」
생각해 보니 참으로 허망한 일이었다. 찾을래야 찾을 수 없는 죄업을 가지고 여지껏 짊어지고 다니면서 온갖 고생한 것을 생각하니 기가 찼다.
승찬대사는 그 말 아래 무병장수(無病長壽)의 법을 깨달고 해탈하였다.
그런데 때가 마침 혼란기라 법을 얻기는 하였어도 초조, 2조처럼 평안히 앉아 법을 전할 수는 없었다.
동서 양위(兩魏)와 후주(後周)·북제(北齋)·수(隋)·진(陳)등 밤하늘의 별빛처럼 빛나는 군웅이 할거하여변천무상 흥망성쇠를 보이니 전운(戰雲)의 폭도적인 불교탄압은 말로 형언할 수 없었다.
절을 보기만 하면 불을 지르고 스님을 만나기만 하면 잡아 죽였다.
그리하여 뜻있는 수도인들은 모조리 깊은 산 험한 골짜기에 들어가 풀뿌리 나무과일로 주린 창자를 위로하며 세상 밖에 나타나지 아니했다.
스님께서도 처음에는 법난을 피하여 대호현에 있는 사공산으로 갔다가 다시 여러 산 깊은 곳을 유람하다가 그 후 수나라가 천하를 통일하여 세상이 안정되자 개황(開皇)12년. 4조 도신(道信)을 만나 법을 전하였다.

화종수인지 (華種雖因地)
종지종화생 (種地種華生)
약유인하종(若有人下種)
화지진무생 (華池盡無生)

꽃과 열매가 비록 땅을 의지해 있으나
땅은 종자를 인해서 꽃과 열매를 맺나니
만일 사람이 종자를 심지 아니하면
꽃과 땅이 모두 종자를 내지 못하게 되느니라.

3조 승찬대사는 이렇게 법을 전하고 북으로 깊이 업도(業烈)에 들어가 30년 동안 전법하였다.
만년에는 서주로 돌아가 민중을 멀리하고 홀로 정진하였다.
이 소식을 듣고 사방에서 도속(道俗)들이 몰려오자 다시 감로법우(甘證法雨)를 밤낮없이 쏟아 주었다.
하루는 스님께서 법회 중에 뜰 앞에 있는 큰 나무 아래로 내려가셨다.
대중들이 묵묵히 따라가니 고요히 서서 사방의 풍경을 두루 바라본 후 두 손을 모아 가지런히 합장하고 그냥 그대로 서서 영원한 대선정(大禪定)에 들었다.
때는 수나라 양제 대업 (大業) 2년 병인 10월 15일이었다.

<고승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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