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대회에 참여한 거지보살

무차대회에 참여한 거지보살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자재설화

• 주제 : 자재
• 국가 : 중국
• 시대 : 위나라
• 참고문헌 : 문수성행록

후위(後魏)때, 오대산 대부 영추사(大孚靈鶖寺)에서는 봄의 삼월마다 무차대회(無遮大會)를 차리는데 승속(僧俗)·남녀(男女)·귀천(貴踐)을 막론하고 달라는 대로 음식을 주어 배부르게 하였다.
먹는데 평등해야 법에도 평등하다는 뜻이다.
하루는 어떤 거지여인이 두 아들과 개 한 마리를 데리고 왔는데 몸에는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어 머리칼을 깎아서 시주하였다.
아직 밥 때가되지 않았는데, 그 여인은 주관하는 스님께 말하였다.
「나는 급히 볼 일이 있어 곧 가야 하겠으니 먼저 밥을 주면 좋겠소.」
주관하는 스님은 밥 세 상을 주면서 셋이 먹으라고 하였다.
여자는 또 개도 먹어야 하니 한몫을 더 달라고 하므로, 할 수 없이 한 몫을 더 주었다.
여인은 또 말하였다.
「내게는 태아가 있으니 한몫을 더 주어야 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주관하는 스님이 벌컥 화를 내면서 말하였다.
「그대는 스님 네의 잿밥에 욕심이 너무 많도다. 배안에 있는 것은 아직 낳지도 않았는데 무슨 밥을 먹는단 말인가? 저렇게 탐욕이 많아서 무엇 하느냐!」

그 여인은 꾸중을 듣고 이렇게 게송으로 하였다.

쓴 박은 뿌리까지 쓰고
단 참외는 꼭지도 달다

3계에 몸 둘 곳 없어
스님의 꾸중을 받노라.

말을 마치고 공중으로 몸을 솟아 보살이 되고, 재는 사자가 되고, 두 아이는 하늘동자가 되어 구름 끝에 서서 또 게송을 옮는 것이었다.

중생이 평등을 배운다지만
경계를 따라 마음이 물결치고
온 몸을 다 버려서까지
미워하고 사랑하나니 어찌하리오.

그 때 천여명 대중은 공중을 향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하였다.
「보살이시여, 저희들에게 평등한 법문을 일러주소서. 이 몸 다하도록 받들어 행하리이다.」

공중에서 또 게송으로 말하였다.

마음을 땅처럼 가지고
수대(水大)ㆍ화대(火大)ㆍ풍대(風大)와도 같이 하라.
둘이 없고 분별이 없으면
끝까지 허공 같으리.

주관하는 스님이 참 성인을 몰라 보았다고 칼을 들어 제 눈을 도리려 하는 것을 대중이 말리었고, 여인이 몸을 솟아 오른 곳에 탑을 쌓고 보시한 머리카락을 모셔 공양하였다.
명나라 만력(萬曆, 1573-1619)때에 주지원광(圓廣)이 탑을 중수하면서 머리카락을 내어보니 금빛이 찬란하였는데 보는 이에 따라 여러 가지로 변하였다.

<문수성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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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6/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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