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스님의 무외

영재스님의 무외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자재설화

• 주제 : 자재
• 국가 : 한국
• 시대 : 신라
• 지역 : 경상도
• 참고문헌 : 삼국유사

산적과 거인에 대한 이야기는 가는 곳마다 있다.
삼국유사에 보면 영재스님이 도적을 만나 향가를 읊고 그들을 교화한 이야기가 나온다.

석영재(釋永才)는 천성이 익살맞고 사물에 얽매이지 않았으며 향가를 잘 읊고 지었다.
만년에 남악(南岳 : 경주 남산)에 들어가 숨어 살고자 하여 대현량(大峴嶺)을 넘어 가는데 60여명의 도적들이 길을 막았다.
도적이 그를 죽이려 하니, 영재는 칼날을 대하고서도 겁내는 기색이 없이 화평한 태도로 대했다.
도적들이 이상히 여겨 그 이름을 물으니「영재」라고 대답하였다.
도적들은 평소부터 그의 이름을 들었으므로 이에 그에게 시켜 노래를 짓게 하였다.

그는 큰소리로 읊었다.

자기 마음에
모습은 알지 않으려 하던 날은
이미 멀리 지났고,
이제 숨어서 가고 있노라.

오직 그릇된 파계주(破戒主)를
두려워 할 모습에
또 다시 돌아갈 것인가.

좋은 날이 곧 샐 것이언만
아아, 오직 요만한 선업(善業)으로서는
새 집이 안됩니다.

도적들은 이 노래에 감동하여 비단 두 필을 그에게 주었다.
그러나 영재는 웃으면서 사절했다.
「재물이 지옥에 가는 근본임을 알고 바야흐로 깊은 산중으로 피해가서 일생을 보내려 하는데 어떻게 몸이 이것을 받겠는가.」
이에 그것을 땅에 던져 버렀다.
도적들은 또 그 말에 감동되어 모두 가졌던 칼과 창을 버리고 머리를 깎고 영재의 제자가 되어함께 지리산에 숨어 다시 세상에 나오지 않았다.
영재는 나이가 거의 90살이 넘도록 살았다. 때는 원성대왕(元聖大王)때였다.
석일연은 다음과 같은 시로써 그를 기렸다.

지팡이를 짚고 산으로 가니, 그 뜻 한결 깊은데
비단과 구슬이 마음을 휘잡으라.
녹림군자(綠林君子)들아, 그것일랑 주지 말라.
지옥은 다름 아닌 촌금(寸金)이 근본이란다.

이 일이 근본이 되어서 만들어진 설화인지는 모르지만 지리산 밀 구례군 방광면 우분리에 대한 설화 또한 사람의 마음을 깊이 흐느끼게 한다.

<三國遺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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