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허스님의 콧구멍 없는 소

경허스님의 콧구멍 없는 소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보은설화

• 주제 : 견성
• 국가 : 한국
• 지역 : 충청도
• 참고문헌 : 고승법어집

경허(鏡虛) 스님의 성은 송(宋)씨이고 이름은 동욱(東旭)이다.
7세에 수원 청계사 계허스님에게 출가하고 동학사 만화 화상에서 경을 배워 23세에 동학사 강사가 되었다.

하루는 출가 본사인 청계사에 가기 위해서 길을 떠났다가 도중에서 열병을 얻어 다시 돌아왔다.
스스로 생사에 무력한 자신을 매우 부끄럽게 생각하고
학인들을 해산한 뒤 문을 꼭꼭 걸어 잠그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부했다.
그 때 마침 시봉하던 사미의 스승이 찾아와 다년간 참선하여 깨친바가 있다는 이 처사와 대화를 하는데

『중이 시주 것을 먹고 방일하면 죽어 소가 되어도 콧구멍 없는 소가 된다.』

하는 말을 듣고 홀연히 깨달았다.

『콧구멍 없는 소가 된다는 말을 듣고
갑자기 삼천세계가 내 집임을 알았다.
6월달 연암산 내리는 길에
야인은 일 없이 태평가를 부른다.』

스님은 어느 날 상좌 한 사람에게 짐을 잔득 지게하고 자신은 법장 하나만 들고 총총 걸어갔다.
상좌는 한없이 도망쳤다.
안 죽을 만큼 두들겨 맞고 겨우 몸을 일으켜 상좌를 따라가니 상좌는 이미 시오리도 넘어 되는 길을 가서 쉬고 있었다.
『스님, 아프지 않습니까?』
『이 놈, 남의 색시 입 맞추고 그만큼도 안 맞겠느냐? 그래 너는 지금도 무거우냐?』
두 스님은 서로 쳐다보고 껄껄대고 웃었다.

<高僧法語集>

연관목차

827/1978
보은설화
견성설화
자재설화
사리설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