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카왕의 출가

호사카왕의 출가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보은설화

• 주제 : 보은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법규비유경

석존께서 사위국(舍衛國)의 기원정사(기園精舍)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하셨을 때의 일이다.
호카샤왕은 빈파사라왕(頻婆娑羅王)과 친한 친구 사이였다.
호카샤왕은 아직 석존의 가르치심에 대하여 아무런 지식도 지니지 않았고 또한 신앙도 지니지 않았었다. 어느 무렵, 그는 칠보(금은, 마노(瑪瑙), 거거, 산호, 유리(瑠璃), 파리( 璃)로 만든 꽃을 빈파사라왕에게 선사했다.
빈파사라왕은 그 선물 받은 꽃을 다시 석존께 헌사했다. 그리고 석존께 말씀드리기를,
『호카샤왕은 제 친구입니다. 이 꽃은 호카샤왕이 저를 준 것입니다. 저는 이것을 부처님께 바치겠습니다. 아무쪼록 이 인연으로서 저 호카샤왕의 심안(心眼)을 열게 해 주시와 부처님을 우러러 뵈옵고 받들 줄 알며, 법리를 들어 알게 하시고, 여러 승려들을 존경해 받들도록 되었으면 하고 염원합니다. 지금 저는 이 꽃을 받은 답례로 무엇을 그에게 보내오리까?』
하니 석존께서는 빈파사라왕의 간청을 들으시고 말씀하셨다.
『진실로 기특한 염원이구나. 그 왕을 위해서는 십이인연경(十二因緣經)을 베껴서 보내도록 하라.
호카샤왕은 경을 얻어 반드시 신심을 일으키리라.』
이 말씀을 들은 빈파사라왕은 석존의 가르치심대로 십이인연경을 베껴서 첨서(添書)를 달아 다음과 같이 써 보냈다.
『당신은 나에게 과분하게도 보물로 된 꽃을 보내 주셨습니다. 지금 저는 그 답례로 법(法)의 꽃을 보 내 올립니다. 아무쪼록 경이 지니는 깊은 뜻을 끝까지 연구해 주십시오. 그 과보는 반드시 심대하고 또 미묘할 것입니다. 우리들은 서로 친구 사이입니다. 더불어 함께 가장 높고 존엄한 불도의 청정심을 서로 맛보도록 합시다.』
호카샤왕은 이런 첨서와 함께 보내온 빈파사라왕의 선물 십이인연경을 열심히 몇번이나 되풀이하여 읽었다. 그는 이 경이 참으로 심오한 뜻을 지닌 것임을 알게 되었다. 그는 매우 감동하여 찬탄하며 말했다.
『불도의 진묘한 참뜻은 안심입명(安心立命), 국가영상(國家榮祥)의 기초이고, 오욕(五欲)은 슬픔과 근심 그리고 번뇌의 근원이며, 영겁유전(永劫流轉)의 시초라고 깨달았다. 결코 뜬세상의 헛된 악습에 밀려서 오욕을 즐겨서는 안 된다.』
마침내 호카샤왕은 여러 신하들을 모아 양위할 뜻을 맑히고 왕위를 태자에게 물려주었다. 자신은 삭발하여 승려가 되었으며 법복을 착용하고 바리때를 들고 왕사(王舍)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어떤 도자기 공장의 굴 옹기에서 하룻밤을 새웠다. 내일은 성내에 들어가 걸식하고 석존이 계신 곳으로 가서 경계(經戒)를 받으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석존은 신통력으로 호카샤왕이 내일이면 걸식할 때 문득 그 생명을 잃게될 것을 미리 아시었다.
호카샤왕이 멀고먼 길을 애써서 찾아오면서 부처님을 뵙지도 못하고 또한 경도 들을 기회를 가지지 못한 채 죽게되는 것을 가엾게 생각하시어 그날 밤 석존께서는 한 승려로 화신하시어 그 도자기 공장의 도기 기술자 집으로 행차하시고 하룻밤 묵으실 것을 청했다.
『당신이 여기 주무시겠다면 그렇게 하시오만은 아까 한 스님이 와서 저 옹기굴에서 자고 있으니 당신 도 괜찮다면 거기서 함께 묵으시지요.』
하고 일박을 허락했다. 화작된 중은 풀을 한 아름 안고 그 옹기굴에 깔고서 스스로 잠자리를 마련했다. 그리고 미리 자던 중과 서로 대화를 시작했다.
『스님은 어디서 오셨습니까? 어떤 사연으로 출가하셨지요? 그래 부처님을 뵈었습니까?』
『아니올시다. 아직 저는 부처님을 뵙지 못했습니다만 십이인연이란 경을 읽고 감동해서 중이 되었습니다. 내일은 성내로 들어가서 꼭 부처님을 뵈려고 합니다.』
『아아, 그러시군요. 그러나 인간의 목숨처럼 허무한 것은 없습니다. 아침에 그 저녁 일을 예측하지 못 합니다. 무상의 바람은 쉴 새 없이 불어옵니다.
결코 안심할 수 없는게 인간의 생명이며 일생입니다. 우리들의 몸이란 지, 수, 화, 풍(地, 水, 火, 風)의 사대 원소가 어떤 인연에 의해서 합성한 것이니까 한 번 그 사대(四大)가 산멸하게 되면 모두 그 근본으로 돌아가 버립니다. 오직 부처님을 염원하며 보시하고 계덕(戒德)을 쌓아 무상한 생과 사에 대비하는 도리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화작된 스님은 간절하고 친절하게 무상의 이치를 설법해 드렸다.
호카샤왕은 이에 사유가 결정되어 아나함(阿那含=미래의 색계, 무색계에 태어나고, 욕계에는 다시 태어나지 않으므로 불환이라 함. 이 과(果)를 성문사과(聲聞四果)의 제三위로 한다. 욕계의 번뇌를 단절하는 성자의 이름)의 깨우침을 얻게 되었다.
그는 교화를 받아 진리를 깨닫고 환희자약하며 예배했다. 화신한 스님은 그제야 광명하고 거룩하신 불신을 현현하심과 동시에 홀연히 이별을 고하며 사라져 버렸다. 호카샤왕은 감격하여 사라진 부처님의 뒷모습에 예배하고 또 예배를 했다.
다음 날 아침이었다. 호카샤왕은 예정대로 성내에 들어가 걸식을 했다. 그때 성내에서 암소가 한 마리 제가 출산한 송아지를 데리고 오는 것과 마주쳤다.
암소는 그를 보자 무엇에 놀라고 성이 났는지 갑자기 덤벼들어 호카샤왕을 떠받아 죽여 버렸다. 왕은 배를 몹시 떠받혀 복부가 갈라져서 목숨을 잃었다.
그리하여 왕은 아나함천(阿那含天)에 생을 얻게 되었다. 석존께서는 여러 제자들을 보내어 유해를 수습하여 화장시키고 탑을 세워서 공양했다.
그런 다음 석존께서는 여러 제자들을 향해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죄업의 보는 피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므로 죄의 근원을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석존께서는 죄업의 보라는 것이 피하기 어렵다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신 것이다.

<法句譬喩經第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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