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중종]표류한 유구국 사람을 돌려보내는 방법에 대한 논의

[조선 중종]표류한 유구국 사람을 돌려보내는 방법에 대한 논의

분류 교통/통신/지리 > 해양문화사전 > 해양사 > 교류

예조가 아뢰기를, ˝표류한 유구국 사람은 왜인을 시켜 물어 보아도 그 말을 알지 못하고 ˝이들은 유구국 사람인데 야도(野島) 【유구국에서 매우 멀리 떨어져 있음.】 에 살기 때문에 본국 사람과 다르다.˝ 하였습니다. 대저 표류한 사람에게는 따로 물을 만한 일이 없으므로 들여보낼 일을 이제 조치하여야 하겠는데, 만약에 대마도에 일러서 왜인을 시켜 데려가게 하면 그 사이에 속이는 일이 있을는지 모릅니다. 신의 생각으로는, 이 표류한 사람을 중국으로 들여보내어 본국으로 가게 하면 온전히 살아 돌아갈 수 있겠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표류한 유구국 사람의 말을 왜인도 잘 모른다면, 과연 물을 만한 일이 없겠다. 저들이 어찌 본토(本土)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없겠는가. 더구나 날씨가 추운 때를 당하였으니, 빨리 돌아가는 것만한 일이 없을 것이다. 다만 예조의 뜻은 중국을 거쳐서 보내면 온전할 수 있겠다는 것인데, 중국을 거쳐서 보내자면 부득이 이번 정조사(正朝使)의 행차에 딸려 보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나라 사람을, 이미 그 말도 알지 못하면서 데려가기는 어려울 듯하고, 또 중국으로 들여보냈다가 유구국의 사신을 만나지 못하면, 형세가 버려둘 수 없어?또 반드시 도로 데려와야 할 것이다. 의정부와 예조의 당상 모두를 불러 의논하라.˝ 하였다. 삼공과 좌참찬 조원기·우참찬 김당이 의논하여 아뢰기를, ˝표류한 유구국 사람을 중국으로 들여보내자는 의논은 전부터 있었으나, 이루어지지 못하였습니다. 【성종(成宗) 때의 일임.】 그때 여기에 왔던 왜인은 이익을 얻는 것을 중하게 여겼으므로 데려가려 하지 않았으나, 그뒤에 대마 도주(對馬島主)에게 글을 통하여 본국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이번에 온 표류한 사람을 중국으로 들여보내는 것은 미안할 듯하며, 무릇 전례가 없는 일은 새로 만들 수 없으니, 이번에도 왜인에게 딸려 보내되 듣지 않거든 다시 의논하여 처리하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하고, 예조 판서 유여림(兪汝霖)과 참의 한승정(韓承貞)은 아뢰기를, ˝신들이, 전에 표류한 유구국 사람을 들여보냈을 때에 회답하여 온 서계(書契) 를 보니, 정승(貞勝)이 회답한 서계와 유구의 서계에 큰 차이가 있었는데, 신의 생각에는 정승의 서계는 중간에서 만든 것인 듯합니다. 또 왜인이 데려갈 때에는 청구하는 물건이 매우 많은데 청구하는 물건을 주고도 도리어 왜인에게 속는다면, 전일 표류한 사람을 접대한 공이 아주 없어질 것입니다. 또 우리나라에서 표류한 사람 【전에 유구국에 표류한 제주(濟州) 사람이 있었음.】 도 중국을 통하여 돌아왔으니, 이 전례에 따라 중국으로 들여보내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하니, 전교하였다. ˝이번에 표류한 사람은, 인명을 중히 여겨 살리기를 좋아하는 내 마음에 어찌 온전하게 보내려 하지 않겠는가. 중국으로 들여보냈다가 유구국의 사신을 만나게 되면 보낼 수 있겠으나, 그 본국 사람을 만나지 못한다면 버려두고 올 수 없으므로 사세사 도로 데려오게 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또한 어렵지 않겠는가? 정부의 말이 매우 마땅하니, 해사(該司)로 하여금 준비케 하여 왜인에게 데려가게 하라.˝
• 출처 : 『조선왕조실록』 중종 25년 10월 3일(기미)조.

연관목차

776/2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