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중종]검토관 이담·윤은보 등이 왜인들의 접대 문제를 아뢰다

[조선 중종]검토관 이담·윤은보 등이 왜인들의 접대 문제를 아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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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에 나아갔다. 검토관(檢討官) 이담(李湛)이 아뢰기를, ˝신이 일찍이 예조 좌랑(禮曹佐郞) 때에 객인(客人)을 접대하는 일을 맡아보았는데, 야인(野人)들은 말할 것도 없으나 왜인들 접대하는 일은 진실로 중난했습니다. 세견선(歲遣船)의 수를 통계하면 대마 도주(對馬島主)가 30척, 그의 아들 종성수(宗盛守)가 2척, 제추(諸酋)들의 것이 또한 거의 20여 척, 수직(受職)한 왜인들의 것이 또한 10여 척이고, 소이전(小二殿)이 1년에 두 차례 오는데 올 적마다 2척, 대내전(大內殿)은 3년에 한 차례 오는데 배가 또한 많아, 1년 것을 통계하면 60여 척이나 됩니다. 당초에 법을 세울 때에 대선(大船)은 40인이고 중선(中船)은 30인이며 소선(小船)은 20인이었습니다. 이렇게 한도를 정하기 때문에 가감(加減)할 수 없었는데, 지금은 수외의 격왜(格倭) 라고 핑계하고 무턱대고 양료(糧料)를 요구하므로 비록 차등이 있지만 부득이 아울러 주게 됩니다. 이 양료를 제외하고도 또 공무역(公貿易)하는 면포(綿布)가 있어서 그 수량이 매우 많으므로 60~70척의 배에 가득 싣고 갑니다. 민생들의 의식(衣食)의 근원을 가만히 앉아서 다 실어가게 하니 매우 우려됩니다. 또 예전에 공무역한 면포의 수량을 들어보건대, 붕중이 왔을 적에는 겨우 50여 동(同)이던 것이 안심 동당(安心同堂)이 왔을 때는 1천 4백여 동이나 되고 수축 동당(受竺東堂)이 왔을 때는 9백여 동으로, 지금은 그 수량이 전보다 배나 많습니다. 이번에 온 소이전이 공무역할 수량은 되도록 감하여 줄였는데도 또한 4백여 동이나 됩니다. 【민간에 50여 필을 한 동이라 한다. 이른바 면포는 모두 오승포(五升布)이다.】 공무역으로 이렇게 되고 또 백성들이 사사로이 서로 무역하는 것이 있어서 미곡(米穀)이 거의 다 떨어집니다. 또 포소(浦所) 근처의 각 고을의 왜료(倭料)는 이미 고갈되어 지금은 모두 먼 다른 고을에서 실어다가 준다고 했으니, 비록 변경(邊警)이 없다 하더라도 자연히 피폐가 날로 심해집니다. 신과 같은 서생(書生)이 아는 것이 뭐 있겠습니까마는, 저 왜인들은 비록 교린한다고 하면서도 오직 이득을 탐할 생각만 하고 있고 예의로 서로 사귀는 일은 있지 않으니, 이번의 사단이 있은 참에 끊어버리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니, 상이 이르기를, ˝이 말은 타당한 듯하다. 왜인들의 접대로 인한 폐단은 과연 우연만한 것이 아니어서 재상들도 역시 거절하자는 의논이 있었다. 다만 우리나라의 변방 주민들이 만일 바다 밖을 왔다갔다하지 않는다면 비록 거절하더라도 무슨 해로울 것이 있겠는가마는, 만일 이번에 거절하여 왜인들을 성이 나게 한다면 해채선(海採船)과 제주(濟州)를 왕래하는 배들이 반드시 해를 받게 될 것이다. 또 교린하는 도리는 역시 급작하게 획일적인 계책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마침내 끊게 될는지의 여부는 아직 미리 헤아릴 수가 없다. 그러나 이번에 말로 거절하려는 뜻을 타이르게 하고 싶은데 어떻겠는가? 사량진(蛇梁鎭)에서 노략질한 일을 일본의 대내전·소이전은 혹시 알지 못할 수가 있겠지마는 대마도에서는 알지 못할 리가 없을 것이다.˝ 하였다. 영사(領事) 윤은보(尹殷輔)가 아뢰기를, ˝이번에 적왜들이 웅거하여 난동 부린 소굴을 신 등이 생각해 보아도 알아내지 못하겠는데, 아마 연화도(蓮花島)나 욕지도(欲知島) 등의 섬에 의지하고 들락날락하며 노략질한 듯합니다. 수사(水使) 허연이 18일에 수토(搜討)하려 한다고 했는데 그의 서장(書狀)이 지금까지 오지 않습니다. 만일 의심스러운 곳을 모두 수토해 보아도 과연 모두 있은 데가 없다면, 포소(浦所)에 있는 왜인들이 매우 많은데 아마도 그들이 한 것 같습니다. 다만 궁시(弓矢)·기계(器械)·병선(兵船)이 20여 척이나 되었다니, 포소에 있는 왜인들의 소위가 아니고 반드시 대마도에서 일찍 출발하여 목도(木島)나 가덕도(加德島)에 의지하고 있다가 노략질한 듯합니다. 이제는 모르는 체해서는 안되고 마땅히 ‘국가에서 너희들의 접대를 한결같이 후하게 하고 있으니 너희가 마땅히 지성으로 복종하고 공경스럽게 순종하기에 겨를이 없어야 할 것인데, 이번에 은혜를 배반하고 덕을 잊어버리고서 노략질하는 술책을 <중략>
• 출처 : 『조선왕조실록』 중종 39년 4월 24일(임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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