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정조]의주 부윤 이의직이 서양 문물을 소개한 헌서 재자관 홍택복의 수본으로 치계하다

[조선 정조]의주 부윤 이의직이 서양 문물을 소개한 헌서 재자관 홍택복의 수본으로 치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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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주 부윤 이의직(李義直)이 헌서 재자관(憲書齎咨官) 홍택복(洪宅福)의 수본(手本)을 가지고 치계하였다. 수본에 아뢰기를, ˝영길리국은 광동(廣東) 남쪽에 있는 해외 나라로서 건륭(乾隆) 28년 에 조공(朝貢)을 바쳐왔었는데 올해 또 바쳐왔고, 두목관(頭目官)으로 온 마알침과 이시당동 두 사람은 영길리 국왕의 친척이었으며 그들이 바친 공물(貢物)은 모두 19종입니다. 【서양 포랍니대리옹 큰 틀 1대는 하늘의 해·달·별과 지구의 전도(全圖)에 관한 것인데 해·달·별이 자동으로 움직이며 만일 일식·월식 및 별의 도수가 어긋나게 되면 모두 틀 위로 나타나며 그 일이 발생할 연월일시를 아울러 가리켜준다. 또 시간을 알리는 종이 있는데 이름을 천문지리표(天文地理表)라고 한다. 좌종(坐鍾) 한 틀은 천문 기구가 있는데 지구와 하늘 위의 해·달·별이 어떻게 운동하고 있는지를 가리키므로 천문을 학습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천구전도(天球全圖)는 하늘을 쪽빛으로 만들고 금과 은으로 별을 만들었으며 안에 은사(銀絲)로 하늘 각곳의 도수를 구별하였다. 지구전도(地球全圖)는 천하 만국과 4개 주(州)의 산·하천·바다·섬들을 둥근 지구 표면에다 그렸고 또 바다의 뱃길?서양의 배를 그려넣었다. 갖가지 모양의 기구 11합(盒)은 기후를 관측하는 것과 해·달빛의 변화를 찾아내는 데 관계되는 것으로 천기(天氣)가 어떨지를 미리 알 수 있으며, 기후를 탐지하는 틀 1좌는 기후의 변화를 관측할 수 있는 것이다. 동포와 서과포(西瓜砲)는 군사 조련용으로 사용하는 것인데 모두 조금 구분이 있으며 홍모국(紅毛國)의 군사가 현재 수행 중인 공사(貢使) 앞에 나와서 포 쏘는 법을 시험삼아 펼쳐보이고 있었다. 이상하게 생긴 의자가 1개인데 사람이 몸 절반을 그 위에 얹어놓고 마음대로 빙빙 돌리게 되어 있었다. 집에서 사용하는 저절로 불을 붙이는 기구는 그 안에 갖가지 새 병과 헌 병 따위를 채웠으며 그 화구(火具)는 유리·자기·금·은·철 등을 녹일 수 있는 것으로 그것은 한 덩이 큰 유리로 만들어졌다. 갖가지 인쇄한 그림과 도상(圖像)은 홍모국과 영길리 국왕의 온 가족의 인물상과 함께 성지(城池)·포대(砲臺)·당실(堂室)·화유·향촌(鄕村)·선척(船隻)의 각종 그림이었다. 채등(彩燈)이 하나인데 유리에 도금하여 만들었고 벽에 걸어놓으면 광채가 사방으로 퍼져나갔으며 금선전(金線氈)은 정밀하고 촘촘하게 만들었는데 방안에 까는 것이고, 대융전(大絨氈)은 대전(大殿) 위는 까는 것이며, 말안장이 한 개인데 누런 황금색을 겉에 입혔으며 매우 정교하고 치밀하게 만들어졌었다. 수레가 2대인데 1대는 따뜻하고 1대는 시원하며 모두 기계 장치가 있어서 굴러갈 수 있었다. 군기(軍器)는 10가지인데 길고 짧은 자동 화기와 칼 등으로서 그 칼은 구리와 쇠를 깎을 수 있었으며 크고 작은 금은선(金銀船)이 있는데 홍모국의 전선(戰船) 모양으로 되었고 배 위에는 1백 개의 작은 동포(銅砲)가 있었다. 익력가(益力架)가 한 대인데 사람이 움직일 때 기력을 증진시키고 정신을 건강하게 하여 주며, 잡화 한 꾸러미는 홍모국 물품인데 곧 치니양포와 구리와 쇠로 만든 기구들이었다.】 그런데 만들어진 것들이 기이하고 정교하여 서양 사람들의 미칠 바가 아니었습니다.˝ 하였다.
• 출처 : 『조선왕조실록』 정조 17년 10월 26일(병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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