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 3

서경덕 3

분류 문학 > 초월적 인물형 > 신선(神仙)형

• 갈래 : 전설
• 시대 : 조선
• 신분 : 학자
• 지역 : 기호
• 출처 : 동패낙송 (332)
• 내용 :
서화담이 12세 때 스님에게 가서 글을 배웠다. 하루는 스님이, 내일 손님이 올 것을 예언하고 집에 가서 기다리라고 했는데 과연 화양건(華陽巾)을 쓰고 학창의(鶴衣)를 입은 도사가 나귀를 타고 청의동자 둘을 거느리고 나타났다. 화담이 맞이하니 도사는 태백산에서 왔다고 하면서, 육경과 천문 지리 신선 점복 등에 관한 것을 모르는 것이 없었다. 화담은 그 도사와 하룻밤을 같이 자고 이튿날 스님에게 가서 도사 만난 내용을 다 얘기하니, 스님은 벽을 향해 눈을 감고 합장하고 3일간을 움직이지 않다가 눈을 뜨고는 비로소 식사를 했다. 곧 육환장을 짚고 화담을 데리고 뒷산 꼭대기에 올라가, 화담을 겨드랑이에 끼고 눈을 감으라 한 다음 여러 날 동안 어디론가 한없이 날아가서 한 곳에 닿았다. 스님은 가루약을 꺼내 물에 타 마신 다음 화담에게도 마시라 했다. 화담이 이 약을 마시니 배도 고프지 않고 기분이 상쾌했다.

거기에는 둘레가 수십 리 되고 가지가 수백 리 뻗은 나무가 있는데, 스님은 그 나뭇조각 다섯 개를 잘라 주머니에 넣고 다시 약을 탄 물을 마신 다음, 갈 때와 같이 날아서 절에 돌아오니 떠난 지 6일 만이었다. 스님은 자리를 깨끗이 하고 병풍을 둘러친 다음. 화담을 등 뒤에 엎드려 숨게 하고, 그 잘라 가지고 온 다섯 개의 나뭇조각에 각각 청 · 적 · 백 · 흑 · 황 등의 색을 칠하여, 책상 위에 동(東, 청색) · 남(南, 적색) · 서(西, 백색) · 북(北, 흑색) · 중앙(中央, 황색) 등의 방향에 배치했다. 그날 밤 초저녁에 동구(洞口) 밖에서 큰 고함소리가 나니, 스님은 청색의 신(神)부터 순서대로 보내 가서 싸우게 했다. 처음에 청색이 가서 싸우다가 패해서 오니 다음은 적색을 파견하고, 이렇게 해 흑색까지 4신(神)이 모두 패하고 왔는데, 마지막에 황색이 가서 싸워 드디어 이기고 왔다.

새벽에 스님이 화담을 데리고 동구 밖에 나가 보니, 구미호(九尾狐)가 죽어 있었다. 스님 설명에 의하면, 이 구미호는 유소씨(有巢氏) 때에 태어나 천지조화를 다 알고 있어서 우주에서 당할 자가 없고, 뛰어난 남자의 정혈(精血)과 오장(五臟)을 먹어 왔는데, 며칠 전 도사로 변장해 역시 정남(精男)인 화담의 정혈과 오장을 먹으려 왔다가, 하룻밤을 같이 자면서도 화담의 정력이 너무 강해 뜻을 이루지 못하고 그냥 돌아갔다는 것이었다. 스님이, 이 구미호를 잡으려면 유소씨 이전에 태어난 물체를 신으로 만들어 제압하는 길밖에 없음을 알고, 3일간 눈을 감고 앉아 천하를 두루 살펴 우주 창조 무렵에 태어난 나무가 있는 곳을 알고, 가서 그 나뭇조각 다섯 개를 잘라와 5방신(五方神)으로 만들어 처치한 것이었다. 이날 밤 자고 나니 스님은 간 곳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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