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시조 박혁거세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

분류 문학 > 초월적 인물형 > 창세(創世)형

• 갈래 : 전설
• 시대 : 삼국
• 신분 : 왕족
• 지역 : 영남
• 출처 : 삼국유사 ()
• 내용 :
진한이라는 땅에 여섯 마을이 있었다. 각 마을을 다스리는 촌장들은 하늘에서 내려온 사람들이었다. 이 여섯 촌장의 다스림 하에 마을사람들은 서로 사이좋게 지냈는데 점점 마을의 사람 수가 늘어가면서 사람들의 사이가 나빠지기 시작하였다. 서로 의심하고 욕하며 급기야는 큰 싸움으로 까지 이어졌다. 급기야 여섯 마을의 촌장들이 알천의 언덕에 모여 대책 회의를 하게 되었는데 회의 끝에 여섯 마을을 합쳐 한나라로 만들고 이를 대표하는 임금을 세우기로 결정하였다. 나라의 도읍을 정하기 위해 높은 곳에 올라 사방을 살피던 중 남쪽 방향의 양산 아래 있는 나정 이라는 우물가에서 오색영롱한 빛이 비치고 백마 한 마리가 무릎을 꿇고 절하는 모습을 발견하였다.

촌장들이 한달음에 그 곳을 달려가서 흰 말이 있던 자리를 살펴보니 반짝반짝 보랏빛을 띄는 알 한개를 발견하였다. 촌장들은 너무도 신기해 알을 들어보기도 하고 톡톡 건드려 보기도 하였다. “이 알은 새로 나라를 세우는 여섯 마을에 하늘이 내려 주신 선물이 분명합니다.” 라고 촌장들이 말하였다. 그 알을 깨어보니 잘생긴 사내아이가 나왔고 촌장들은 아이가 어서 자라 나라를 밝게 다스려 주길 바라며 아이의 이름을 ‘혁거세’ 라고 지었다. 그리고 박에서 생긴 알에서 태어났다고 하여 성은 ‘박’ 이라 하였다. 이 알에서 태어난 아이가 바로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이다. 같은 날 사량리 라는 마을에 있던 알영이라는 우물가에서도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닭의 머리를 한 용이 나타나 여자아이를 낳았는데 용의 왼쪽 갈비뼈 밑에서 나온 아이는 무척 아름다웠지만 입술이 마치 닭 부리처럼 생겨서 보기 흉했던 것이다. 사람들이 이 아이를 월성 냇가의 냇물에 목욕을 시키자 거짓말처럼 입술에 붙어있던 부리가 감쪽 같이 떨어져 나갔다. 사람들은 이 아이가 태어난 우물의 이름을 따라 ‘알영’이라 이름 지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 두 아이를 하늘에서 내려주신 왕과 왕비라 여기고 그들이 태어난 남쪽 산기슭에 궁궐을 짓고 정성껏 보살폈다. 두 아이가 열세 살 되던 해, 촌장들은 두 아이를 결혼시키고 왕과 왕비로 모셨다. 여섯 마을을 합친 나라의 이름은 ‘서라벌’로 정하였는데 이 이름은 훗날 ‘신라’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박혁거세왕과 알영 왕비는 백성들의 사랑을 받으며 나라를 잘 다스렸다.

혁거세왕이 나라를 다스린지 61년이 되던 해에 돌아가셨는데 왕이 돌아가시던 날 흰 말이 하늘에서 내려와 왕의 몸을 태우고 하늘로 올라갔다. 그 후 일주일동안은 날은 흐리고 계속 비가 왔다. 왕이 말을 타고 올라가시던 7일째 되던 날, 천둥 번개 속에 왕의 몸이 다섯 조각으로 흩어져 땅에 떨어졌다. 왕의 죽음에 슬퍼하며 시름시름 앓던 알영 왕비는 박혁거세왕의 몸이 하늘에서 떨어지자 동시에 눈을 감았다. 백성들은 슬퍼하며 다섯 조각으로 흩어진 왕의 몸을 모아 장사를 지내려고 하였는데 그때마다 큰 뱀이 나타나 사람들을 방해하였다. 남산 기슭에 떨어진 왕의 몸을 찾으러 가면, 큰 뱀이 나타나 혀를 날름거리며 왕의 몸을 내어 주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사람들은 왕의 몸을 한곳에 모우는 것을 포기하고 따로따로 무덤을 만들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혁거세왕의 무덤은 다섯 개가 되었고 그래서 무덤의 이름도 ‘우릉’이라고 지었다. 또 뱀이 나타나 방해했다고 해서 뱀 ‘사’자를 써서 ‘사릉’이라고도 불렀다. 혁거세왕의 뒤를 이어서 그 아들인 ‘남해’가 왕이 되었다. 백성들은 그를 ‘차차웅’이라고 부르며 그를 따랐다. 남해 차차웅은 아버지인 혁거세왕, 그리고 자신의 뒤를 이은 유리왕과 더불어 신라를 다스린 훌륭한 왕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