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 5

서경덕 5

분류 문학 > 초월적 인물형 > 신선(神仙)형

• 갈래 : 전설
• 시대 : 조선
• 신분 : 학자
• 지역 : 기호
• 출처 : 한거잡록 (532)
• 내용 :
서화담이 젊었을 때 단양(丹陽) 지역에 가니, 산골 사람들이 산제(山祭)를 지내고 있었다. 상에 많은 제물을 차리고 제상(祭床) 주위에는 집집마다 형편 따라 쌀을 가지고 와서 매달아 놓았다. 사람들은 매년 이렇게 제사를 모시지 않으면 큰 재앙을 입는다고 말했다. 서화담이 그날 밤 숨어서 살피니 4경(更)에 한 신(神)이 서쪽으로부터 구름을 타고 내려오더니, 차려놓은 제물을 먹는데 수저소리가 나고 마시는 소리도 났는데 쌀자루들을 거두어 다시 구름을 타고 서쪽 하늘로 날아갔다. 이튿날 화담이 그 신이 날아간 방향으로 3, 40리쯤 산속으로 들어가니, 바위틈에 하나의 굴이 있었다. 굴속이 너무 어두워 밀랍(蜜蠟) 수십 근을 사서 초 5, 60자루를 만들어 불을 켜고 들어갔다. 초가 거의 다 떨어질 무렵에 한 틈새로 밝은 빛이 보였다. 그래서 밀치고 들어가니 넓은 천지가 열리고, 물이 흐르고 기름진 들이 펼쳐졌는데 아침 해가 뜨고 있었다.

화담이 높은 바위 위에 앉아 살피니, 흰옷을 입은 한 노승이 시내에 쌀을 가지고 씻더니, 뜨는 해를 향해 그 쌀뜨물을 마시는 것이었다. 화담이 이를 보고 요괴로 알고 크게 기침하고 소리치니, 노승은 사람이 있음을 알고 화담이 앉은 바위 아래로 달려왔다. 그리고는 몸이 점점 길어져, 화담이 앉아 있는 바로 앞에 얼굴이 가까이 나타나 서로 정면으로 맞대고 노려보았다. 화담 역시 눈을 똑바로 뜨고 하루 종일 마주보고 있더니 해질 무렵에, 노승은 몸이 작아지면서 바위 아래로 내려가 보이지 않았다. 화담이 바위 밑으로 내려가 보니 노승의 옷이 바위에 걸쳐 있고 옆에 큰 흰 고양이가 죽어 있었다. 화담이 굴속을 살펴보니 웅장한 건물이 있고 그 앞에 수십 간 있는데, 그 속에는 쌀이 가득 쌓여 있었다. 그래서 서화담은 굴을 나와 단양 사람들에게 알리고, 사람들과 같이 가서 쌀을 싣고 나왔는데, 이후로 산제를 지내지 않아도 재앙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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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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