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신 감은장아기

운명신 감은장아기

분류 문학 > 초월적 인물형 > 신선(神仙)형

• 갈래 : 신화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편집부 ()
• 내용 :
옛날 주년국 외진 마을에 강이영성이서불이라는 총각과 구에궁전너설궁이라는 처녀가 살았다. 어느 해 흉년이 들어 마을 사람들이 쫄쫄 굶게 되었다. 두 사람은 밥을 얻어먹으러 떠났다가 만나 혼인을 했다. 얻어먹고 사는 중에 남의 집 품팔이도 하고, 남의 집 밭도 갈아주면서 입에 풀칠이나 하고 살다가 구에궁전너설궁은 첫딸을 낳았는데, 은그릇에 밥을 주고 은대야에 물을 떠다 씻겨줘도 모자르다고하여 이름을 은장아기라고 했다. 두어 해가 지나 구에궁전너설궁이 둘째 딸을 낳았는데, 둘째라 아무래도 첫딸보다는 덜 귀여워서 놋그릇에 밥을 주고 놋대야에 물을 떠다 씻겨주면 좋겠다고 이름을 놋장아기라 했다. 또 두어 해가 지나 구에궁전너설궁이 셋째 딸을 낳았는데, 위에 딸 둘이나 있는지라 훨씬 덜 귀여워서 검은 나무그릇에 밥을 주고 나무대야에 물을 떠다 씻겨줘도 그만이라고 이름을 감은장아기라 했다. 그런데 막내딸 감은장아기가 태어나고부터 살림살이가 마구 불어났다. 논밭이 생기고 마소가 생기고, 움막도 헐고 제법 번듯한 집을 지어 살게 되었다. 그러다 한 십 년이 지나서 아주 큰 부자가 되었다. 세월이 흘러 감은장아기는 열다섯 살이 되었다. 하루는 강이영성이서불과 구에궁전너설궁 부부가 세 딸을 차례로 불러 누구 덕에 호강하며 사느냐고 물었다. 큰딸과 둘째딸은 아버지 어머니 덕이라고 말하자 부모 은혜를 안다고 기특히 여겨 비단옷과 비단신을 주었다. 그런데 막내딸 감은장아기는 “하느님 덕이요, 저의 복으로 먹고 입고 삽니다”라고 말해 부모는 벼락같이 호통을 치고 내쫓아버렸다. 감은장아기는 열다섯 해 동안 살던 집을 떠나기가 서러워 대문간에서 머뭇거리고 있었다. 강이영성이서불과 구에궁전너설궁도 막상 섭섭하고 안되어 큰딸과 둘째딸에게 감은장아기가 아직 안 가고 있으면 밥이나 먹고 가라고 데려오게 했다. 그러나 큰딸과 둘째딸은 어머니 아버지가 너를 때리려고 나오니 어서 도망가라고 거짓말을 했다. 그러자 첫째 은장아기는 여든여덟 다리 달린 청지네가 되고, 둘째 놋장아기는 검은 독 흰 독 품은 말똥버섯이 돼버렸다. 부부는 아무리 기다려도 첫째 둘째가 오지 않아 답답해서 얼른 나가다가 문지방에 걸려 넘어져 그만 눈이 멀어버렸다. 부부는 옛날처럼 거지 신세가 되어 이곳 저곳 떠돌아다니며 밥을 얻어먹게 되었다. 감은장아기는 집을 나서 정처없이 걸었다. 해는 기울었는데 근처에 사람 사는 집은 안 보이고, 마침 산에서 마를 캐는 총각이 있어 이 근처에 사람 사는 집이 있느냐 물었다. 처음 만난 총각과 두 번째 만난 총각은 내가 그걸 왜 가르쳐주냐고 퉁명스럽게 눈만 부라렸다. 세 번째 만난 총각은 산 아래로 가면 초가집 한 채가 있는데 늙으신 할머니가 계시니 하룻밤 재워달라 부탁하라고 싹싹하게 잘 가르쳐주었다. 감은장아기는 할머니 집에서 하룻밤 묵어가게 되었다. 마를 캐는 총각들은 할머니의 세 아들이었는데, 첫째와 둘째는 마를 캐와서 어머니는 집에서 놀기만 했으니 모가지나 잡수라고 하고, 손님은 남의 집 식구니 꼬리나 먹으라 하고, 우리는 일을 많이 했으니 가운데 잔등이를 먹어야지 하면서 제일 좋은 잔등이를 저희들끼리 먹었다. 그러나 셋째아들은 어머니는 자기를 낳고 키우느라 고생하셨으니 잔등이를 잡숫고, 손님은 종일 걸어서 시장할 터이니 모가지를 드시고, 나는 안 먹어도 배부르니 꼬리나 먹는다고 했다. 감은장아기는 마음 착한 셋째 총각과 혼인을 하여 큰 부자가 되어 잘 살게 되었다. 문득 어머니 아버지 생각이 나서 석 달 열흘 동안 거지 잔치를 열어 부모님을 만났다. 감은장아기를 만난 강이영성이서불과 구에궁전너설궁은 깜짝 놀라 눈이 번쩍 떠졌다. 눈을 뜬 어머니 아버지와 함께 전에 살던 집으로 간 감은장아기는 하늘 보고 절하고 땅보고 절하고 진언을 쳐서 큰언니 작은언니를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오게 했다. 그 뒤로 감은장아기는 운명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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