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 삼시왕 초공 삼형제

저승 삼시왕 초공 삼형제

분류 문학 > 초월적 인물형 > 신선(神仙)형

• 갈래 : 신화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편집부 ()
• 내용 :
옛날 주년국 큰 마을에 한 부부가 살았는데, 남편은 천하문장 임정국 대감이고, 아내는 지하문장 김진국 부인이었다. 본래 임정국 대감은 하늘 천하궁에서 살고 김진국 부인은 지하궁에서 살았는데 부부가 된 뒤로 주년국에 내려와 벼슬하며 살았다. 둘은 쉰이 넘도록 자식이 없어 걱정하였는데, 황금산 도단절 주자스님이 부처님께 바칠 황금 백 근을 마련해놓고 석 달 열흘 동안 새벽이슬 맞으며 정성을 들이면 자식을 얻을 것이라 했다. 그런데 석 달 열흘째 되는 날 주자스님이 와서 황금을 저울에 달아보니 백 근에서 한 근이 모자라 딸아기가 태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날부터 김진국 부인의 배가 불러오더니 스님의 말대로 딸아기를 낳았다. 모습이 어찌나 예쁜지 이름을 노가단풍자지명왕이라 지어주고 금이야 옥이야 고이고이 길렀다. 노가단풍자지명왕은 어엿한 처녀로 자랐다.

이때 천하궁 옥황상제 천지왕이 임정국 대감은 천하공사 벼슬 살러 오고, 김진국부인은 지하공사 벼슬 살러 오라는 기별을 보냈다. 옥황상제의 명을 거절할 수 없어서 걱정하다가 노가단풍자지명왕 아기를 쥐도 새도 모르는 곳에 깊이 감춰두고 떠나기로 했다. 부부는 대문 안에 중문 짓고 중문 안에 샛문 짓고, 그 뒤에 별당 짓고 별당 안에 흙방 지어, 그 안에 딸을 앉혀두고 일곱 겹 장지문에 가로 세로 빗장 지르고, 아홉 겹 장지문에 가로 세로 빗장 질러 구멍 하나만 남겨두고 모두 봉한 뒤에 일천 근 자물쇠로 문을 꼭 잠궜다. 그리고 몸종 느진덕이에게 벼슬 다 살고 올 때까지 어느 누가 오더라도 문을 열어주지도 말고, 보여주지도 말고, 구멍으로 밥을 주고 구멍으로 옷을 주며 고이고이 보살피라고 떠났다. 천하궁에서는 선비들이 모여 잔치를 벌였는데, 달빛이 고와서 선비들이 넋을 잃고 감탄하니 임정국대감은 두고 온 딸이 생각나 그만 엉뚱한 내기를 걸었다. 누구든지 노가단풍자지명왕아기를 만나고 오는 사람이 있으면 삼천 금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마침 황금산 도단절 주자스님이 옥황상제를 만나러 왔다가 자기가 가 보겠다고 나섰다.

주자스님은 노가단풍자지명왕 아기씨 집으로 가서 목탁을 치고 염불을 하며 이 댁 아기씨가 손수 주는 쌀만 받겠다고 했다. 노가단풍자지명왕 아기씨는 스님이 문을 열면 쌀을 주겠다고 하니 스님이 요령을 흔들고 진언을 외워 일천 근 자물쇠를 풀었다. 노가단풍자지명왕 아기씨는 약속대로 쌀을 손수 전해주는데, 스님이 아기씨 머리를 쓰다듬으며 석 달이 지나면 반드시 자기를 찾을 일이 있을 것이니 그때 황금산 도단절 주자스님을 찾으라고 했다. 석 달이 지나니 아기씨 배가 불러오기 시작했다. 느진덕이는 임정국대감과 김진국부인에게 기별을 넣어 부부가 놀라서 돌아와 보니 아무리 봐도 아기를 밴 것이 틀림없었다. 노가단풍자지명왕 아기씨는 집에서 쫓겨났다.

느진덕이와 아기씨는 황금산 도단절을 찾아 열두 고개를 넘고 열두 강을 건너 주자스님을 만났다. 스님은 아기씨를 불도땅에 내려가 살게 했는데, 거기서 아들 세 쌍둥이를 낳았다. 왼쪽 겨드랑이에서 나온 큰아들은 초공, 오른쪽 겨드랑이에서 나온 둘째아들은 이공, 가슴 한 복판에서 나온 셋째아들은 삼공이라 했다. 삼형제는 글방 일을 도와주며 어깨 너머로 글을 배웠으나 글재주가 훌륭하여 과거시험에 장원급제를 하였다. 그러나 중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장원급제가 취소되고, 다른 선비들의 꾀임에 속아 일천제석궁에 있는 쇠북을 부숴버려 어머니 노가단풍자지명왕 부인이 삼천제석궁에 잡혀가게 되었다. 부처님의 노여움을 산 초공삼형제는 쇠북을 다시 만들어 부처님께 빌었더니 그 정성에 감동하여 노가단풍자지명왕 부인을 풀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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