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신할머니

삼신할머니

분류 문학 > 초월적 인물형 > 신선(神仙)형

• 갈래 : 신화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편집부 ()
• 내용 :
옛날 옛날, 하늘나라 명진국이라는 곳에 아기를 너무나 좋아하는 삼신할머니가 살았다. “그대는 아기를 좋아하니, 세상 부부들에게 아기를 점지해주는 일을 맡으시오.” 옥황상제의 명을 받은 삼신할머니는 정월 초하루 새벽이면 세상에 내려와 아기를 갖고 싶어하는 부부에게 아기를 점지해 주었다. 어느 날 배가 남산만하게 부른 여자가 아기를 낳지 못해 몸부림치고 있을 때, 삼신할머니가 배를 손으로 두어 번 쓸어주자 대번에 아기가 쑤욱 나왔다. 울지도 않고 움직이지도 않는 아기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찰싹 때리니 아기가 “응애~” 울음을 터트리며 숨을 쉬기 시작했다. 삼신할머니가 얼마나 세게 때렸던지 아기 엉덩이에 푸른 멍이 들었는데 이때부터 우리나라 아기들 엉덩이에는 ‘몽고 반점’이라고 부르는 푸른 멍이 생기게 되었단다. 삼신할머니는 아기를 따뜻한 물에 목욕시킨 뒤 유모를 불러 젖을 먹이고, 아기 어머니에게는 미역국을 끓여 먹였다. 그러자 아기도 어머니도 아주 건강해졌다.

그런데 느닷없이 웬 여자가 나타나서 다짜고짜 삼신할머니의 멱살을 잡고 마구 때렸다. 삼신할머니는 너무 억울하고 분한 나머지 하늘로 올라가 옥황상제에게 하소연했다. 옥황상제는 머리에 누런 두건을 두른 황건역사와 한달음에 천 리를 가는 중원차사와 쇠그물을 메고 다니는 철망차사에게 삼신할머니를 때린 여자를 당장 잡아들이라고 했다. 여자가 끌려오자 옥황상제는 엄하게 꾸짖었다. 알고보니 그 여자는 동해 용정국 용왕의 딸이었다. 한 살 때 어머니 젖가슴을 때린 죄, 두 살 때 아버지 수염을 뽑은 죄, 세 살 때 곡식을 흩어놓은 죄, 네 살 때 곡식의 싹을 뽑아 낸 죄, 다섯 살 때 곡식의 싹 위에 돌멩이 얹어놓은 죄, 여섯 살 때 부모님께 말대꾸 한 죄, 일곱 살 때 동네 어른에게 욕한 죄, 여덟 살 때 곡식 낟가리를 무너뜨린 죄, 아홉 살 때 말 못하는 짐승을 때린 죄, 이렇게 모두 아홉 가지 죄를 짓고 용궁에서 쫓겨난 것이었다. 용왕 딸은 죄를 용서받기 위해 세상에 가서 마음씨 고운 부부에게 아기를 점지해주는 일을 했다.

그러나 아기를 갖게 해주는 일을 잘하지만 아기를 낳게 해주는 일을 잘 못했는데, 삼신할머니가 나타나 아기를 낳게 해 주고는 아기를 차지하려고 하니까 때렸다고 말했다. 동해 용왕 딸의 이야기를 다 들은 옥황상제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옥황상제는 신하에게 은대야 두 개를 가져오게 하더니, 은대야에 각각 한 그루씩 꽃나무를 심어 삼신할머니와 용왕 딸에게 주며 말했다. “꽃을 더 많이 피우는 사람에게 아기 낳게 해주는 일을 시키겠노라.” 그날부터 삼신할머니와 용왕의 딸은 정성스레 꽃나무를 가꾸었다. 처음에는 용왕 딸의 나무에 꽃이 더 많이 피었지만 조금 지나자 용왕 딸의 꽃은 시들시들 시드는데, 삼신할머니의 나무는 점점 더 무럭무럭 자라나 사만오천육백 개의 가지가 뻗고, 가지마다 서른세 송이 꽃이 피었다. 옥황상제는 용왕 딸에게 “이제부터 너는 저승 할머니가 되어 죽은 아이들을 돌보거라.” 그리고 삼신할머니에게는 세상에 가서 아기를 낳게 해주는 일을 계속 하게 했다.

그 뒤 삼신할머니는 하늘나라로 올라가 서천 꽃밭을 가꾸며 꽃이 피는 대로 아기를 점지해 세상으로 내려 보냈다. 아기들은 삼신할머니가 준 꽃송이를 들고 세상에 내려가 자기가 태어날 어머니 뱃속으로 들어갔다. 이렇게 해서 이 세상에는 많은 아기들이 태어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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