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신 사만이

수명신 사만이

분류 문학 > 초월적 인물형 > 신선(神仙)형

• 갈래 : 신화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편집부 ()
• 내용 :
옛날 인간 땅 주년국에 사만이라는 사람이 살았다. 사만이는 본래 어느 집 외아들로 태어났는데, 세 살에 어머니가 죽고 다섯 살에 아버지가 죽어 하루아침에 고아가 돼버렸다. 여기 저기 떠돌면서 얻어먹고 살다가 나이 서른이 되었다. 하루는 이웃마을에 밥을 얻어먹으러 가는데 벼랑 아래를 지나다 보니 웬 사람이 나비처럼 떨어지는 것이었다. 사만이는 얼른 달려가서 그 사람을 받아보니 댕기머리 치렁치렁한 처녀였다. 처녀도 어느 집 외동딸로 태어났는데 삼 년 전에 어머니가 병들어 죽고 며칠 전에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나 살아갈 길이 막막하여 죽고자 하였다고 했다. 사만이는 그렇다고 목숨을 버려서야 되겠느냐고 처녀를 달랬다. 둘 다 의지할 곳 없는 외로운 신세라 부부가 되어 함께 살기로 했다. 이렇게 사만이는 운좋게 색시를 얻어 장가를 들었다. 색시는 천성이 부지런해서 쉬지 않고 일을 해 그럭저럭 밥은 굶지 않고 살았다. 몇 해가 지나 아이들도 생기고, 살아가기가 빠듯한데, 사만이는 도통 일은 하지 않고 남의 집 밥술이나 얻어먹고 배부르면 집에 와서 잠만 잤다. 보다 못한 아내가 자기 머리카락을 싹뚝 잘라 장에 가서 내다팔고 아이들 입을 솜옷을 사오라고 했다. 장에 간 사만이는 석 냥에 머리카락을 팔고 옷을 사러 가다가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틈에 끼어 활과 화살을 처음 보았다. 이것만 가지고 있으면 먹고 살 도리가 생긴다는 장사꾼의 꼬임에 말에 사만이는 덥석 활과 화살을 사들고 왔다. 그 이튿날부터 사만이는 활과 화살을 어깨에 둘러메고 산으로 쏘다니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무리 쏘다녀도 먹고 살 도리가 생기지 않았다. 그러기를 몇 달째, 산길을 걷다가 발길에 채이는 게 있어 풀숲을 헤쳐보니 사람해골이 땅에 반쯤 묻혀있었다. 사만이는 해골을 파내어 집에 돌아와서 빈 독에 넣어두고 해골을 산 사람 대하듯이 위하면서 지냈다. 그러다가 사만이 나이 서른일곱 되는 날, 저승 시왕은 사만이의 수명이 다 되었으니 잡아오라 명했다. 그날 밤 사만이 꿈에 머리 허연 노인이 나타나더니 은혜를 갚겠다고 내일 저승 삼차사가 내려와 자네를 잡아가려 할 것이니 자기가 시키는대로 하라고 했다. 사만이와 그 아내는 노인이 일러준대로 정성스럽게 음식을 차리고, 따뜻한 옷 세 벌과 신 세 켤레를 놓아두었다. 아니나다를까 세 차사가 와서 음식을 먹고 옷을 입고 신발을 신고나서, 우리가 먹고 입고 신은 것이 사만이 것이라면 큰일이라고 걱정을 했다. 대접을 잘 받았으니 잡아갈 수가 없었다. 세 차사는 부랴부랴 저승으로 돌아가 장부를 펼치고 사만이 이름 뒤에 서른일곱 수명을 삼천 일곱 수명으로 슬쩍 고쳐 놓았다. 이렇게 해서 사만이는 이천구백칠십 년을 더 살게 되었다. 오래 살다보니 사만이는 꾀가 늘어서 제 수명이 끝날 때만 되면 저승차사 대접을 해서 수명을 늘렸다, 그래서 삼천일곱 살 수명을 넘기고 일만 살을 넘어서니 사람이되 신선같은 사람이 되어서 도술도 부리고, 저승차사가 와도 바람같이 숨어버리니 당최 잡을 길이 없었다. 그러다가 사만이 나이 사만 살 되던 해, 저승차사들은 검은 숯을 한 광주리 들고 주천강 연못에 늘어놓고 농사꾼 차림으로 앉아 숯을 씻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손가락질 하고 웃었는데, 하루는 웬 백발 노인이 지나가다 왜 숯을 씻느냐고 물었다. 검은 숯을 씻어 흰 숯을 만든다는 말에 노인은 웃으며, 내가 사만 년을 살았어도 검은 숯을 씻어 희게 만든단 말을 처음 듣는다고 하여 저승차사들은 사만이인줄 알고 잡아 저승에 데려갔다. 인간세상 사람 중에 사만이만큼 오래 산 사람이 없어 사만이는 염라대왕의 분부로 수명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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